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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늙고 있다(上)] 요양시설 ‘치과’ 홀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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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늙고 있다(上)] 요양시설 ‘치과’ 홀대 여전
  • 구교윤 기자
  • 승인 2020.10.15 1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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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 이상 노인 고혈압보다 구강질환으로 ‘고생’
전국 요양병원 의료인력 중 치과의사 1%도 안돼

대한민국이 늙고 있다. 우리나라 노인 인구가 813만 명을 넘어섰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대한민국 인구는 총 5178만579명이다. 그중 65세 이상 노인은 총 813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5.6%를 차지했다. 유엔은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분류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8년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 비중의 14%를 넘기면서 고령사회로 접어들었다. 통계청은 오는 2045년 우리나라가 일본을 제치고 세계에서 고령인구 비중이 가장 높은 국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급속한 인구 고령화는 높은 만성질환 보유율로 이어졌다. 보건복지부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노인 중 89.5%가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 특히 만성질환을 2개 이상 지닌 노인은 22%, 3개 이상 지닌 노인은 51%에 달했다. 

노인의 만성질환은 의료 서비스 수요에도 영향을 미쳤다. 통계청에 따르면 노인 10명 중 7명은 한 달에 한 번 이상 치과를 비롯해 병원, 의원, 보건소 등 보건의료기관을 방문하며 8명은 하루 평균 3.9개 처방약을 복용했다.

노인 건강이 국가 문제로 대두되는 가운데 구강건강이 전신건강과 연관성이 깊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발표되면서 구강건강의 중요성도 날이 갈수록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노인 구강건강은 해마다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이 발표한 ‘2019년 진료비 주요 통계’를 살펴보면 65세 이상 노인이 외래진료를 가장 많은 받은 질병은 치은염 및 치주질환이다. 고혈압보다 구강질환으로 고통받는 노인이 더 많은 것이다.

특히 치은염 및 치주질환은 전년 대비 19.6% 증가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으며 치아 및 지지구조 기타 장애도 지난해보다 17.3% 늘어나 증가율에서 2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구강질환을 앓는 노인 환자가 해마다 늘고 있지만 현실에는 괴리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노인 건강을 책임지는 의료기관인 요양병원이 대표적인 예다. 2020년 8월 기준 전국 요양병원은 1584개소로 해마다 늘어 최근 5년 사이 18% 이상 증가세를 기록했다. 요양병원 입원 환자는 2017년 약 48만7000명으로 2008년 18만5000명보다 2.6배 증가했다.

그러나 현재 요양병원에 상주하는 의료인력 2만3226명 가운데 치과의사는 19명에 그쳤다. 치과진료를 제공하는 요양병원은 사실상 전무하다는 얘기다. 실제 심평원 요양병원 등급평가에서 1등급을 받은 서울 지역 요양병원 상위 20곳 모두 치과진료를 하지 않고 있다.

A요양병원 관계자는 “환자가 치과진료를 원하는 경우 근처 대학병원이나 의원으로 이송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치과의사협회는 올해 초 대한요양병원협회와 요양병원 치과진료 제공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지만 변화를 체감하기는 어려운 수준이다.

더욱이 노인요양시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 2016년 의사, 한의사만 가능했던 촉탁의에 치과의사가 포함되면서 요양시설의 치과진료 수급 불균형이 다소 해소될 것이라 기대를 모았으나 현재 촉탁의로 활동하는 치과의사는 20명이 채 안 돼 여전히 환자들의 수요를 충족하기는 부족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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