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한국의 헐값 의료에 대하여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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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한국의 헐값 의료에 대하여 ①
  • 홍소미 원장
  • 승인 2020.08.07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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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고를 하기 전 긴 시간 망설였다. 이 기고는 모든 입장의 치과의사들이 읽을 것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각자의 입장이 있기 때문에 필자의 의견과 반대 의견을 가질 수도 있고 필자를 미워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결국 누군가 이 말을 해야 한다면 필자가 하기로 결정했다. 필자는 크게 이익을 본 것도 없이 개원의로서 20여 년을 살아 온 개인이기 때문이다. 부디 너그럽게 한 개인이 직업인으로서 삶의 절반을 보낸 이야기로 이해하면서 읽어주었으면 한다.
 
본 기고의 참고문헌은 중립적인 내용으로 선정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직접적으로 연관된 기사를 찾기 어려운 오래 전 사건일 경우 ‘인용 출처’를 사용할 수밖에 없음을 이해 바란다. 본지의 기고 방향과 다를 수 있는 내용을 허락해 준 덴탈아리랑에 감사드린다. 

전문직이 인기 있는 이유는 전문적인 지식을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직은 전문직을 갖기에 타당한 능력과 지식을 갖췄다고 판단되는 자에 한해 자격을 준다. 일반인이 그 직업의 장에 끼어 들 여지가 원천적으로 배제되므로 전문직을 가진 자는 심한 경쟁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다. 

그렇지만 이 말은 반대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그 자격을 획득하기가 어려울수록 정년을 미루며 심지어 생애의 최종 순간까지 직업인으로 활동하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점을 감안할 때 자칫하면 전문직은 인력 과잉이 될 수 있으며 그 결과 경쟁이 치열해지고 직업인으로서의 삶의 질 하락이 올 수 있다. 그러므로 전문직의 인력 수급은 장기간의 관점에서 매우 조심스럽게 계획됐으면 한다.  

그러나 치과의사의 과잉 여부는 치과의사 1인당 생산성, 사회 연령 구조의 변화, 생활수준 향상에 따른 변화 등 다양한 변수를 모두 감안해야 하므로 절대평가하기 어렵다. 단지, 여러 나라들과의 비교를 통해 과잉 여부를 짐작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표1>에 의하면 2017년 한국의 1천 명 당 치과의사 수는 0.5명으로 OECD 평균 0.7명과 비교하면 71%에 불과하다. 

물론 많은 매체에서 2030년 이후의 치과의사 인력 수급 과잉에 대한 우려를 내보이고 있으므로 장차 인력 수급에 대해 더욱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지만 1천 명당 치과의사의 비율만으로 본 현재 한국 치과의사의 인력수급은 그다지 과잉은 아니다. 그렇다면 심각한 과잉이 발생한 듯 느껴지는 현재의 치열한 경쟁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 필자는 인력 수급이 아닌 가격 경쟁이 불러온 과열 경쟁과 이에 따른 한국 의료수가의 저평가에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표2>를 보면 한국의 수가는 비교국의 최소 1/2, 심하면 1/3 수준이고 특히 임플란트 수가는 1/4~1/5 수준으로 심하게 저평가돼 있다. 이토록 저평가된 한국 치과의료 수가는 치과의사의 인력 과잉 여부와 무관하게 심각한 과잉이 된 것과 같은 효과를 나타낸다. 

<표3>에 의하면 수도권, 강남 구분 없이 지르코니아 크라운은 45~55만 원, 임플란트는 100~120만 원이다.

이 수가를 15년 전인 2005년 필자의 수가와 비교해 보자. 필자는 2005년 당시 강남 지역의 평균 수가로 받았으므로 비교 대상으로 삼을 만하다. 

추가적인 수가 조정 없이 오로지 물가 상승률만을 감안해도(2005년~2019년 누적 소비자 물가지수: 26.8, 자료 출처: 통계청) 현재

크라운은 101만 원, 임플란트는 317만 원, 교정은 634만 원이 됐어야 한다.

그렇지만 현재의 가격은 물가 상승분조차 반영되지 않은 낮은 수가다. 도대체 이러한 일은 왜 벌어졌을까? 

그런 일이 발생한 과정을 살아낸 한 개원의의 2005년부터 2020년까지의 일기를 다음 편에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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