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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시리즈(6) 칭찬해야 칭찬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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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시리즈(6) 칭찬해야 칭찬 받는다
  • 이종현 부장
  • 승인 2013.01.24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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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현 부장/ 로덴치과그룹 MOS (주)로덴포유

 

언젠가 술자리에서 나눈 이야기가 있다.

남자가 나이가 들수록 칭찬을 듣는 일이 너무 없어서 많이 힘들다는 이야기였다. 회사에서나 집에서나 가족 간에도 나에게 칭찬을 해주는 경우가 점점 없다는 이야기부터 스스로에게 자랑스러운 일이 있어도 누군가에 자랑할 대상이 없다는 이야기까지….

그 이야기는 왠지 큰 울림으로 마음에 깊게 자리 잡았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입버릇처럼 말한다. 세상이 너무 각박해졌다고, 치열한 경쟁으로 너무 힘들다고…. 

이렇게 힘든 세상에서 몸이 아픈 낯선 사람의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주고, 짜증을 부리는 환자를 달래가며, 아픈 부분을 아주 힘들게 치료해 주는 것은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다.

 

칭찬받기 힘든 세상
치과의사들은 이 일을 매일, 매순간 하고 있다. 칭찬받아 마땅한 진료를 했지만 알아주는 환자는 그리 많지 않다. 더 외로워지고 힘들어지는 것은 어쩌면 칭찬이라는 에너지를 공급받지 못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어떤 날은 치료가 끝난 환자가 대기실에서 꼭 원장님을 뵙겠다고 기다린다고 해서 가보면, 연신 고맙다고 인사를 하는 환자도 있다. 치료받고 다음 번 예약일에 고맙다며 음료수나 과일을 가져오는 환자도 있다.

누구의 소개를 받고 왔다는 신환은 이 병원 원장님이 너무나 친절하고 꼼꼼하게 해주신다고 칭찬이 자자해서 왔노라는 이야기를 한다. 이런 감사와 칭찬을 들을 땐 힘이 나지 않는가? 이렇게 칭찬을 여러 번 받게 된다면 각박하고 건조하고 치열한 세상을 이겨낼 수 있는 에너지를 공급받게 될 것이다.

오늘의 실천과제는 바로 ‘칭찬’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칭찬은 칭찬받고 싶은 대상을 칭찬해야 돌아오는 것이다’다.

어느 치과에서 고객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몇 가지 문항 중에 ‘우리병원에서 고쳤으면 하는 점이 무엇이냐?’라는 주관식 항목에 이런 답변을 쓴 환자가 있었다. ‘진료도 너무 잘하고 친절한데, 자꾸 혼내서 오기가 싫다’고 해 무슨 사연인가 확인해 봤더니 결과는 이렇다.
 
칫솔질을 잘 안 하시는 환자였는데 여러 번 TBI를 꼼꼼하게 했는데도 칫솔질이 늘지 않아 담당스탭과 원장이 ‘이렇게 하면 자꾸 이가 썩어서 곤란하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환자 입장에서는 나름대로 열심히 했지만 잘 안됐다고 지적 받은 사실이 ‘혼났다’로 느낀 것이다.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상황이다. 내부적으로 이 상황을 이야기하면서 화법을 바꾸자고 제안했다. 제안한 내용은 ‘구체적인 칭찬’이다. 같은 상황을 “정말 열심히 칫솔질 하셨네요. 잘하셨어요. 그런데 보시는 것처럼 이쪽 부분과 여기 안쪽 부분은 상대적으로 덜 닦였어요. 이 부분을 조금만 더 신경 써서 닦으시면 더 좋아지실 거예요”와 같이 잘한 것을 먼저 칭찬하고, 잘 못한 것은 구체적으로 예시를 주면서 더 잘 할 수 있다고 말하자는 취지였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앞서 예를 든 환자의 상황처럼 ‘혼나는 일’이 종종 있다. 예약시간에 늦게 와서 “아이고 많이 늦으셨네요”라는 탄식, 잘 치료된 부위를 주의사항을 어겨서 어렵게 만든 상황에서 듣는 “아이 참~ 이런 것 이런 것 하지 말라고 말씀 드렸잖아요! 그러니 이렇게 되죠”라는 질책, 문을 열고 들어오는 처음 본 사람에게 아무 생각 없이 건네는 “어떻게 오셨어요?”라는 무관심, 집에서 꼭 하고 계시라는 스플린트를 대충한 환자에게 건네는 “아이 참! 또 안 하셨죠?”라는 잔소리는 환자입장에서 ‘혼내는 말’이나 ‘질책’이나 ‘꾸중’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칭찬에서 돌아오는 고마움과 칭찬
환자들은 대부분 아파서 온다. 아픈 상태에서의 환자들은 짜증과 함께 두려움도 같이 갖고 병원문을 들어온다. 이런 상황인 환자들은 매우 예민한 상태이면서 다분히 주관적인 판단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어쩌면 미취학 아이들과 같은 심리상태와 같다고 볼 수 있다. 세상에 대한 정보가 적고 경험이 많지 않아 낯선 곳에 가는 것을 두려워한다. 상대적으로 배움이 적어 배움이 많은 어른들이 알아듣겠지라고 생각해서 한 말에 쉽게 상처를 받는다.
 
우리는 환자분들보다 치과상식과 지식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있다. 우리는 병원이 전혀 낯설지 않다. 아이를 대하듯 칭찬을 많이 해야 한다. 또 칭찬할 때는 앞서 예를 든 것처럼 매우 구체적인 사실을 칭찬해야 한다. 환자는 칭찬에 기분 좋아하고, 좋아진 기분은 고마움으로 원장님과 스탭들에게 돌아온다. 고마움은 칭찬으로 주위에 전해진다.

똑같은 이유로 칭찬해 줘야 할 대상이 또 있다. 바로 우리 스탭들이다. 스탭들에게 칭찬을 많이 하자. 아주 구체적으로. “최 선생(선생이란 호칭은 또 다른 칭찬입니다) 템포러리를 너무 잘 깎았어. 최곤데?”, “이 팀장 오늘 아침에 보니 기구소독이 너무 잘 되어 있던데? 잘 했어”, “박 실장, 아까 상담하는 거 들었는데 교합진단방법을 참 쉽게 잘 설명하던데? 나보다 잘하는 것 같아? 그거 그대로 아예 디자인해서 대기실에 붙여두면 더 좋을 것 같은데? 박 실장 설명하기도 편하고 말이야”

이런 칭찬은 바로 원장님에게 돌아온다. “원장님 오늘 수술 대단하셨어요. 어쩜 그렇게 빠르고 정확하세요?”, “원장님 아까 설명하실 때 멋지셨어요. 진짜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시던데요? 저도 그렇게 하고 싶어요”, “우리 원장님 어떠시냐고요? 주위에 물어보세요. 꼼꼼하고 친절하면서도 유머감각이 있으셔서 하나도 안 아프게 하신다고 칭찬이 자자해요”.

원장님은 이런 칭찬을 들으면 힘이 나지 않을까? 칭찬을 하면 칭찬이 돌아온다. 그럼 원장님은 행복한 에너지와 신뢰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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