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특강] 임플란트의 수명은 10년? Prologue. 임플란트 주위 질환과 수명에 관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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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특강] 임플란트의 수명은 10년? Prologue. 임플란트 주위 질환과 수명에 관한 고찰
  • 김윤정 교수
  • 승인 2020.01.30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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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정 교수의 FACT CHECK - Peri implantitis에 관한 오해와 진실 ①

바야흐로 2020년이 밝았다. 어릴 적 보던 만화영화나 SF 소설에서의 2020년 세상은 인간이 하는 일의 대부분을 인공지능 로봇이 대체하고, 모든 교통수단은 기본적으로 날아다녔으며, 음식을 오랜 시간 요리해서 먹는 대신 간편한 알약으로 식사를 해결하는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하지만 오늘날의 세상은 상상했던 모습처럼 많이 달라지진 않은 것 같다. 물론 최근 인공지능 기술이 영상의학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접목되고 있고, 에어택시 등 다양한 도심용 항공 모빌리티 기술이 개발되고 있으니 아주 틀린 예측은 아니었다고 해야 할까. 적어도 치과 임플란트라는 분야만 놓고 보면, 급속도로 개념과 기술이 발전해 치과치료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치료방식으로 자리매김했고, 최근 10년 사이에는 디지털 치과 기술의 빠른 보급으로 이른바 임플란트의 진보는 더욱더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리고 이와 함께, 구강 내의 여느 질환과 다르게 인간이 만들어낸 질환, 임플란트 주위 질환에 관심을 쏟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임플란트의 급여화, 70%이상 대다수 치과의사의 Implantologist화는 대한민국을 세계 최고의 임플란트 공화국으로 만들었다. 2018년 Straumann Group의 Annual Report 에 따르면 대한민국 인구 만명당 임플란트 식립 환자는 연간 500명 이상으로, 이는 2위국의 2배를 넘어서는 수치이다. 대한민국이 고령화 속도 면에서도 세계최고 기록을 연신 갈아치우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우리는 만 65세 이상의 기준에 따라 식립하는 보험 임플란트도 30년 앞을 바라보고 치료계획을 수립해야 하고, 그만큼 장기 유지관리를 필수로 염두에 둬야 하는 임플란트 대중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막상 현실은 어떠한가. 많은 임상가들이 임플란트 주위 질환을 마주하며 그저 운이 나쁘다고 여기거나, 잘 닦지 않은 환자의 탓으로 돌리곤 한다(물론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심지어 임플란트를 식립하기 전 ‘임플란트의 수명은 10년’이라고 적시하고 환자에게 ‘반영구적인 보철물’이라는 환상을 버리도록 강조하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누구나 알고 있다시피, 실제로 많은 문헌에서 언급하는 임플란트의 생존율(Survival rate)은 골이식 여부, 초기 골 상태, 전신질환, 환경적인 영향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10년 Follow up study에서 90% 이하로 내려간 적이 없다(적어도 최근 10년 이내에는). 아마도 ‘10년 수명’ 설의 기원은 임플란트도 고정성 보철물의 일종으로 보고, 크라운 등 일반적인 보철물의 평균 수명을 8~10년으로 보는 관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싶다. 사실 이러한 보철물 수명에 관한 언급도 최근 논문에서는 찾아보기 힘든데, 근래에는 이 또한 생존율의 개념으로 보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전의 보철물 수명에 관한 페이퍼를 뒤져보면, 1970년대 미국에서 보철물의 장착 시기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는 환자들의 보철물을 검사해 평균 사용기간이 10.3년이라고 보고한 바 있다. 국내에서도 2001년 대한치과보철학회에서 ‘보철물의 수명에 관한 연구’가 시행돼 여러 치과대학에 내원한 환자 중 재제작이 필요한 고정성 보철물의 평균 사용 기간을 7.67년으로 보고했다. 이후 2009년 연구에는 1596유닛의 고정성 보철물을 검사하고 평균 사용기간을 8.6년, 그리고 추정 수명을 10명으로 보고해 대다수의 치과의사가 보철물의 수명을 논할 때 8~10년이라는 수치를 떠올리는 계기가 됐다. 2014년 새롭게 만들어진 보철물의 평가를 위한 보철학회의 기준(KAP Criteria)에 근거해 최근 보고된 바에 따르면, 실패한 고정성 보철물의 평균 사용기간은 11.41년, 가철성 보철물은 그보다 낮은 8.18년, 그리고 실패한 임플란트 보철물의 평균 사용기간은 7.99년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보철물 평균 사용기간에 관한 후향적 연구를 근거로 임플란트의 수명을 논한다는 것은 굉장한 오류를 내포한다. 무엇보다 임플란트 보철물의 Mechanical Complication 중 가장 많은 빈도를 자랑하는 Screw Loosening이나 Veneer Chipping의 경우 실제 임플란트의 실패와 픽스쳐의 제거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 않으므로, 엄연히 임플란트 보철물의 수명/생존율과 임플란트의 수명/생존율은 구별해 언급해야 할 것이다.

결국, Fixture Fracture나 영구적인 감각소실 등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임플란트 실패의 주 요인은 임플란트 주위 골소실, 임플란트 주위염에서 기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우리가 임플란트 주위염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신경쏟아야 할 이유가 있다. Canullo 등 이 332개의 임플란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25개의 임플란트가 임플란트 주위염에 이환됐고, 그 원인은 수술적 문제(40.8%), 보철적 문제(30.4%), 그리고 치태관리 불량(28.8%) 으로 나타났다. 환자가 잘 닦지 못해서 염증이 생겼다고 탓하기에는 술자의 오류가 실패 원인에 있어 훨씬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이다. 

임플란트 주위 연조직의 처치나 식립 위치, 교합이나 보철물 형태에 관한 논의는 차후 자세히 다루도록 하고, 누가 봐도 ‘human error’로 인한 임플란트 주위염 사진을 보여드리며 프롤로그를 마감하려 한다.  

이어서 ‘FACTCHECK #1. 임플란트 주위염과 치주염은 유사한가?’가 이어집니다.

 

참고문헌
1. Schwartz NL, Whitsett LD, Berry TG, Stewart JL. Unserviceable crowns and fixed partial dentures: Life-span and causes for loss of serviceability. J Am Dent Assoc 1970;81:1395-401
2. Yang JH. Report on the longevity of prostheses. Seoul, Korea: Korean Academy of Prosthodontics, 2001.
3. Yun MJ, Jeon YC, Jeong CM. Evaluation of clinical status of fixed prosthesis. J Korean Acad Prosthodont 2009;47:99-107
4. Yoon JH, Park YB, Oh NS. Analysis of longevity and success rate of fixed, removable, and implant prostheses treated in Korea. J Korean Acad Prosthodont. 2018;56(2):95-104.
5. Canullo L, Tallarico M, Radovanovic S, Delibasic B, Covani U, Rakic M. Distinguishing predictive profiles for patient-based risk assessment and diagnostics of plaque induced, surgically and prosthetically triggered peri-implantitis. Clin Oral Implants Res. 2016;27(10):1243-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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