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모 원장의 마음의 창] 2019년이 마무리 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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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모 원장의 마음의 창] 2019년이 마무리 돼간다
  • 김관모 원장
  • 승인 2019.11.21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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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모치과 김관모 원장

항상 신년 초에는 새해 계획을 세우고 성실하게 살 것을 스스로와 약속하며 한해를 보람되게 보내고자 한다. 사실 살다 보면 다달이 계획에 따라 삶이 진행되는 것이 아니고 생각하지도 못한 일이 발생하곤 한다.

그러면 처음 생각했던 것과는 다르게 우리의 계획은 궤도를 벗어나고 어느새 한 해를 마무리하는 달을 맞이하게 된다. 그래도 조금이라도 빨리 자기 계획이 어긋난 것을 알게 되면 한 가지라도 목표를 이루고 한 해를 마무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요즘 뉴스를 보는 것이 두렵다. 매스컴에서 나오는 뉴스는 가슴이 훈훈한 이야기는 없고, 사건 사고와 누가 나쁜 짓을 했는지, 어린 학생들이 어디까지 악행을 할 수 있는지, 부모가 자기 자식을 학대해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화성연쇄 살인사건의 주인공이 잡혔다는 이야기가 매스컴에 나왔는데, 처음에는 범죄자는 반드시 잡혀서 법의 심판을 받게 된다는 정의가 실현된 것처럼 생각됐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자 무리한 경찰 조사로 억울한 옥살이를 한 사람이 조명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에 정말 공권력의 정의는 존재하는지 걱정이 되는 상황으로 반전됐다. 이러한 뉴스로 가득 찬 현재를 보면 우리나라는 곧 망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스라엘 여행을 하다보면 롯동굴이 있는 산을 지나게 된다. 롯의 고장이라고 하는 고르 엣 사피(Ghor es Safi), 즉 사피지역이다. 아브라함의 조카 롯이 이 지역의 소돔성에 자리를 잡았다. 소돔과 고모라가 멸망하기 전까지는 매우 풍요로운 지역이었다고 한다. 아브라함은 이런 곳을 조카 롯에게 양보하고 사막에서 유목생활을 했다.

성경에 의하면, 사막에 살던 아브라함은 지나가던 천사를 만나고 소돔과 고모라를 멸망하겠다는 하느님의 뜻를 알게 된다. 아브라함은 조카인 롯이 사는 소돔에 의인 50명이 있다면 멸망을 하지 않고 용서해주겠다는 약속을 하느님으로부터 받아냈다. 그러나 그만큼의 의인이 없어 25명으로 낮춰 다시 약속을 받아내고 또 다시 10명까지 낮춰 약속을 받아내 멸망을 막고자 했으나, 의인이 그만큼도 없어 결국 멸망하고 말았다.

나쁜 뉴스만을 접하면 우리나라가 소돔처럼 곧 망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지만 알려지지 않은 좋은 소식도 많이 있다.

소방의 날이었던 지난 11월 9일 토요일 오전, 독도에서 손가락을 다친 인부를 병원으로 후송하려던 119 헬리콥터가 바다로 추락해 모두 사망한 것으로 보이는 사건이 연일 보도 되고 있던 때였다.

영등포 소방서 현장대응단 사무실에 흰 봉투 하나를 던져 놓고 황급히 자리를 빠져나간 시민이 있었다. 당시 사무실에서 근무 중이던 소방관은 “근무 중에 한 시민이 사무실에 들어와서 봉투를 놓고 가는 것을 보고 뭐냐고 물었더니, 줄 사람이 있다고 말하고 자리를 떴다”고 말했다. 이어 “놓고 간 봉투 안에서 헌혈증을 발견하고 곧바로 시민을 따라 나가서 멀찌감치 걸어가고 있는 그를 불렀으나 잠깐 돌아보고 떠났다”고 덧붙였다. 

봉투 안에는 헌혈증 119장과 함께 손글씨로 쓴 엽서가 있었다. 시민은 엽서에 “11월 9일 소방의 날에 그동안 헌혈한 119장을 기부합니다. 소방관분들을 통해서 좋은 곳에 쓰이고 싶습니다. 뜻있는 곳에 사용해 주세요. 감사합니다”고 소감을 밝혔다.

가을 학회에서 오랜만에 동기 동창을 만났다. 반가운 마음에 인사를 하며 안부를 묻다보니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평소에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무료진료를 많이 해서 받는 상이었다. 동기의 사정을 알기에 훌륭한 일을 했다고 말하며 상을 받는 것을 축하해 줬다.

우리가 알지 못하지만 어려운 형편에서 고통을 받는 이웃을 도와주는 많은 사람이 있다. 치과의사 중에도 자원봉사를 하는 집단이 많이 있고 그들 각자가 자랑을 하지 않고 묵묵히 자기의 일을 하는 것처럼 하고 있으니까 주변에서 잘 모르는 것뿐이다.

사회 곳곳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남을 도와주는 따뜻한 사람이 많이 있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가 아직 살아갈 가치가 있고 그들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얼마 남지 않은 한 해의 마무리를 훈훈한 미담의 주인공으로 마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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