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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모 원장의 마음의 창] 프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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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모 원장의 마음의 창] 프레임
  • 김관모원장
  • 승인 2019.10.17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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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모치과 김관모 원장
김관모(김관모치과) 원장

단풍이 들어가는 모습을 즐기려고 산행을 하다보면 아름다운 모습을 남기기 위해 사진을 찍게 된다. 여러 사람이 동일한 장면을 대하고도 사람마다 찍어낸 결과물은 다르다. 왜냐면 그들이 사용한 프레임이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프레임’이라는 말의 정의는 창의 틀이나 액자의 틀, 그리고 안경테를 말하는 것으로 가장 흔히 쓰인다. 프레임은 뚜렷한 경계 없이 펼쳐진 대상들 중에서 특정 장면이나 특정 대상을 하나의 독립된 실체로 골라내는 기능을 한다. 심리학과 사회과학 분야에서도 프레임은 세상을 보는 틀이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요즘 개인 방송채널에서 자주 접하는 말 중에 ‘프레임에 갇혀서 사실이 왜곡된다’는 말이 있다.

유머 하나를 소개한다.

어느 날 세실과 모리스가 예배를 드리러 가는 중이었다.
“모리스, 자네는 기도 중에 담배를 피워도 된다고 생각하나?”
“글쎄 잘 모르겠는데…. 랍비께 한 번 여쭤보는 게 어떻겠나?”
세실이 랍비에게 가서 물었다.
“선생님, 기도 중에 담배를 피워도 되나요?”
“(정색을 하며 대답하기를) 형제여, 그건 절대 안 되네. 기도는 신과 나누는 엄숙한 대화인데 그럴 순 없지.”
세실로부터 랍비의 답을 들은 모리스가 말했다.
“그건 자네가 질문을 잘못했기 때문이야. 내가 가서 다시 여쭤보겠네.”
이번에는 모리스가 랍비에게 물었다.
“선생님, 담배를 피우는 중에는 기도를 하면 안 되나요?”
“(얼굴에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형제여, 기도는 때와 장소가 필요 없다네. 담배를 피는 중에도 기도는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이지.”

최인철 교수님의 ‘프레임’이라는 책에 소개된 내용인데, 관점의 차이로 인해 행동의 가와 불가가 결정되는 프레임의 중요성을 이해하기 쉽게 보여 주는 내용이다. 호텔 로비에서 한 사람이 넘어졌다고 가정하자. 그를 잘 모르는 일반적인 사람이 볼 때는 대부분 넘어진 사람이 부주의해서 넘어졌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넘어진 사람은 바닥에 물이 떨어져 있어 미끄러졌다고 생각한다. 보는 사람의 입장과 넘어진 당사자의 관점이 다를 수 있다.

우리가 넘어진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바닥에 물이 있다는 것을 알았을 수 있고 넘어진 이유를 다시 생각할 것이다. 친분이 있어 그 사람이 평소에 조심성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넘어진 이유를 한 번 더 생각했을 것이다. 그리고 물이 떨어져 있었다는 사실도 발견할 것이다.

특히 방송이나 신문에 미사여구를 사용해 광고를 하면, 일반 소비자는 자기가 평소에 갖고 있는 방송은 정직하고 사실을 보도한다는 프레임에 갇혀 현혹되기 쉽다. 우리 치과계에서도 방송에 나왔던 선생님의 말에 환자들이 더욱 믿음을 갖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이 광고 방송이더라도 환자에게 신뢰를 주게 된다.

존 사이먼은 “지혜의 핵심은 올바른 질문을 할 줄 아는 것이다”라고 했다. 이왕 우리가 프레임에 갇혀 살 수밖에 없다면 하위 프레임이라는 “How”를 묻는 삶보다는 상위 프레임이라고 하는 “Why”를 묻는 프레임으로 사는게 어떨까.

치과의사를 왜 하냐고 물어보면 나는 먹고 살기 위해 직업으로 선택한 것이라고 말하기 보단, 환자의 고통을 덜어 주면서 그들의 구강건강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답하고 싶다. 요즘 정국을 보며 사족을 첨가하고 싶다. 장미의 이름에서 광기에 휩싸인 호르헤의 종말을 보며 윌리엄 수도사가 제자 아드소에게 하는 말이다.

“아드소, 선지자를 두렵게 여겨라. 그리고 진리를 위해서 죽을 수 있는 자를 경계해라. 진리를 위해 죽을 수 있는 자는 대체로 많은 사람을 저와 함께 죽게 하거나, 때로는 저보다 먼저 때로는 저 대신 죽게 하는 법이다. 호르헤가, 능히 악마의 대리자 노릇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저 나름의 진리를 지나치게 사랑한 나머지 허위로 여겨지는 것과 몸 바쳐 싸울 각오가 돼 있었기 때문이다. 호르헤가 아리스토텔레스의 서책을 두려워한 것은, 이 책이 능히 모든 진리의 얼굴을 일그러뜨리는 방법을 가르침으로써 우리를 망령의 노예가 되지 않게 해 줄 수 있어 보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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