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미 원장의 말말말] 우수한 한국의료기술 국가적인 차원의 홍보, 지원 기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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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미 원장의 말말말] 우수한 한국의료기술 국가적인 차원의 홍보, 지원 기대해
  • 정유미 원장
  • 승인 2019.09.05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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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키스치과 정유미 원장

치과의사가 되고 나서 아나운서를 꿈꾼 적이 있다. 치과대학 졸업 후, MBA를 공부하면서 스피치를 향상시켜야겠다는 우연한 생각에 아나운서 학원을 다닌 것이 계기였다. 그 과정에서 운 좋게 공채를 통과해 모 방송사의 아나운서가 됐고, ‘의사 출신 아나운서’라는 타이틀을 받으며, 자연스레 의료분야의 MC와 뉴스앵커로 활약하기도 했다.

그렇게 진료와 방송업무를 병행하면서 MBC 의학전문기자 최종 면접까지 오르고, 아나운서로서 최고 경지라 할 수 있는 메인뉴스 앵커가 됐지만 방송국에서의 역할이 늘어날수록 진료와 방송업무를 병행하기가 어려웠다.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순간이 왔을 때 나는 과감히 치과의사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 후에도 방송계와 인연은 계속돼 원하든 원치 않든 방송 쪽 일을 하고 있고, 현재는 ‘아나운서 출신 의사’로서, 매일경제TV 건강정보 프로그램의 MC를 맡아 훌륭한 의사 분들을 만나며 배우는 기회를 갖고 있다.

방송을 함께 하거나 사석에서 만난 의사 분들을 통해 내가 느낀 점은, 우선 의사들은 참 똑똑하다. 또한 참 겸손하기도 하다. 이런 점만 해도 많이 본받을 만한 부분인데, 이와 더불어 자기 전문분야에 대해서 소신 있는 주장을 펼친다. 그리고 정말 말주변들이 좋다. 심지어 한 의사 분은 방송에서 여러 번의 재촬영을 진행하는 동안에도 조사나 어순 하나 안 바뀌고 복사기처럼 준비한 대본을 자연스럽게 소화해낸 분도 있었다. 이런 걸 보면서 내가 느낀 점은 ‘우리나라 의사 분들은 참 똑똑하구나’였다. 그 중 치과의사분들의 언변은 단연 탁월하다. 

이것은 학회에서도 마찬가지다. 국내 유명학회를 가면, 새로운 기술에 대한 발표나 치료 증례를 발표할 때, 말 그대로 화려한 토론의 장이 펼쳐진다. 예전에 해외학회에서만 볼 수 있었던 자유롭게 토론하는 분위기는 어느새 우리나라 학회에서도 볼 수 있는 광경이 됐다. 그동안 우리나라 의사들이 해외학회에 참여해 발표하는 등 일련의 경험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뤄진 것 같다.

유명한 해외학회에서 항상 인도 의사들이 발표를 많이 해왔다면, 이제 한국 의사 들이 발표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고, 한국 의사와 의료기술에 대한 해외의 관심도 굉장히 높다.

이미 해외에 진출한 선후배 의사들이 잘 갈고 닦아온 덕분이겠지만 한국 치과의사라고 하면 자연스럽게 손기술이 탁월하고, 똑똑한 의사로 인정받으며, 라미네이트나 임플란트 등 여러 술식에 대해 질문공세를 쏟아붓기도 한다. 그런 분위기 탓인지 실제로 해외에서 우리나라로 치과 치료를 받으러 오는 환자들도 꾸준하다. 수가는 낮고, 건강보험이 커버되는 범위가 너무 작지만 우리나라 의사들의 실력은 수직상승 중에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의료기술이 국내 환자에게뿐만 아니라, 해외로 지속적으로 연결되면 어떨까 생각한다. 이를 위해선 국가 차원에서 해외환자 유치를 보다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의사들의 해외진출을 도와야 한다. 이와 더불어 협회에서도 다각적인 홍보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한 번은 모 지역 단체에서 진행하는 해외환자 유치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이 있다. 남산한옥마을에서 진행된 행사였다. 우리 치과도 야심차게 준비해서 참여했고 수십 곳의 병원이 부스를 만들어 관심을 보이는 외국인을 기다렸으나, 막상 그 행사에 온 외국인은 100여 명 정도였다. 부스행사를 준비한 전체 인원보다 더 적은 외국인들이 방문한 셈이었다. ‘처음이라 운이 없었나보다’라고 생각했는데, 함께 참여한 다른 병원 담당자들은 이런 경우가 아주 흔한 광경이라고 했다. 그래서 ‘지방자치단체와 국가에서 하는 행사에도 외국인의 참여율이 이렇게나 저조한데, 개인이나 단체가 하는 홍보는 거의 의미가 없겠구나’하고 풀이 죽은 기억이 있다. 

물론 오래전부터 국가 정책적인 차원에서 해외환자 유치에 나서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 방법이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의사들의 기술적인 발전과 환자에 대한 열정 등의 개별적인 노력과 국가적인 홍보와 투자가 더해진다면, 대한민국의 의료 위상은 현재보다 월등히 높아질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사소함이 큰 차이를 가져온다고 생각한다. 그런 관점에서, 나의 작은 목소리를 높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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