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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호 원장의 내일을 생각하는 오늘] 강의장의 핸드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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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호 원장의 내일을 생각하는 오늘] 강의장의 핸드폰
  • 정민호 원장
  • 승인 2019.05.16 0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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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너스치과교정과 정민호 원장

한국에 해외의 유명한 가수들이 찾아와 공연을 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고, K-POP의 인기가 올라가면서 한국 가수들의 공연도 전 세계 각지에서 이뤄지고 있다. 근래 어느 공연장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것이 청중들이 가수의 모습을 핸드폰으로 촬영하는 것이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표를 구매해 참석한 공연장에서 좋아하는 가수의 모습을 동영상이나 사진으로 남기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고, SNS 시대이니 찍은 사진과 동영상을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 올려 지인들에게 자기가 어디에 와있는지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를 공유하는 것도 즐거울 것이다.

가수의 노래에 심취하는 데에는 핸드폰 촬영이 방해가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지만, 청중의 대다수가 핸드폰을 들고 촬영을 하는 모습은 이제 현대사회의 트렌드라고 할 수 있다. 
강의장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강의를 듣다가 핸드폰으로 슬라이드를 찍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나중에 한 번 더 보고 싶은 무언가를 만나면 자기도 모르게 핸드폰을 꺼내 촬영하는 것이 현대인의 습관이라고도 할 수 있으니, 강연장에서 이런 모습을 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실 강의장에서 핸드폰을 사용하는 것은 우리 모두에게 끼치는 영향을 생각할 때 득보다 실이 많은 행동이다.

먼저 핸드폰을 내밀어 촬영을 하면 옆 사람이 강의에 집중하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 더구나 우리나라에서는 촬영할 때마다 소리까지 난다. 

강의가 약간 지루하거나 집중이 안 되는 장면이 나오면 많은 사람들이 핸드폰을 꺼내 메신저를 열어보거나 SNS를 하는데, 이런 행동은 주위의 청중뿐 아니라 강의를 하는 사람의 집중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간혹 핸드폰 벨소리까지 들리는 날이면 청중도 연자도 큰 피해를 입게 된다. 클래식 공연장에서 핸드폰 벨소리로 괴로움을 겪어본 분들도 아마 많을 것이다. 

흔히들 생각하지 못하는 또 다른 문제는 초상권 문제다. 교정과나 구강악안면외과 강의에는 종종 환자의 얼굴이 노출된다. 교정치료나 악교정수술로 심미성의 개선이 이루어졌다는 것을 보여주려면 아무래도 얼굴 사진을 보여주는 것이 좋은데, 청중 누군가가 환자 얼굴을 촬영하게 되면 연자는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대부분 연자는 환자에게 학술적 목적의 사진 사용에 대해 동의를 받고 있지만, 동의를 했더라도 환자가 자신의 얼굴이 누군가 모르는 사람의 SNS에 노출이 된 것을 알게 된다면 연자는 큰 봉변을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에서 점차 많은 선생님들이 강의에서 얼굴을 거의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안모사진을 가리는 일이 증가하고 있고, 이런 문제를 걱정하여 촬영을 통제할 수 있는 소규모 학술모임이 아니면 강의를 사양하는 선생님도 생기고 있다.

강연장에서는 사진촬영을 금지한다는 안내를 하는 경우도 많지만, 안내를 따르지 않는 청중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얼굴을 아예 못 알아보도록 많이 가린 안모사진을 사용해 강의를 하면 청중이 치료의 효과를 직관적으로 느끼는 데에는 분명 좋지 않을 것이다. 

강의를 듣는 동안 청중들 모두 핸드폰을 한 번도 꺼내보지 않을 수 있다면 그것이 가장 좋겠지만, 환자의 사진, 특히 얼굴사진이 나오는 슬라이드에서는 절대로 촬영을 하지 않는 것은 청중으로서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예절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너무 당연해서 강조하는 것이 우습지만, 강의 시작 전 핸드폰 벨소리는 꼭 좀 확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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