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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호 원장의 내일을 생각하는 오늘] 자율주행차와 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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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호 원장의 내일을 생각하는 오늘] 자율주행차와 안전
  • 정민호 원장
  • 승인 2019.04.18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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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너스치과교정과 정민호 원장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예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중 하나는 구글, 아우디, 테슬라, 현대 등 수많은 기업들이 연구하고 있는 자율주행차.

많은 회사들이 2020년까지는 양산차를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한다.

자율주행차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크고작은 사고가 있었지만, 개발자들이 계속 결점들을 보완하고 있으니 위험성은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고 언젠가는 자율주행차의 인공지능이 사람보다 더 안전하게 운전을 하게 되는 날이 올 것이다. 자율주행차는 운전에 숙달된 사람이 운전석에 앉아 상황을 살펴보다가 만약의 상황이 발생하면 바로 수동 운전으로 변환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어느 정도 안전성이 증명된 이후에도 상당기간 이렇게 수동 운전으로 변환이 가능한 자율주행차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의료 영역에서의 인공지능은 방사선 사진 판독처럼 정보를 통해 진단을 수행하는 영역에서 주로 사용됐지만, 언젠가는 수술이나 치과에서의 수복치료와 같이 손으로 해야하는 일들도 인공지능이 모두 담당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계가 개발되더라도, 안전을 위해 숙달된 의사가 바로 옆에서 인공지능이 수행하는 작업을 관찰하고 문제가 생기면 바로 수동으로 전환하는 방식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교정에도 최근 디지털기술이 도입돼 여러 분야에서 사용이 시작됐는데, 그중 하나가 투명교정장치다. 투명교정장치 제작회사들마다 조금씩 다른 방식을 사용하고 있지만 환자의 치아배열상태를 디지털파일상에서 조금씩 이동시키면서 한꺼번에 여러 단계의 장치를 제작하는 방식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봐야 할 문제가 있다. 일부 회사들이 파일상에서 치아를 점진적으로 이동시키는, 소위 ‘진단과 치료계획’에 해당하는 부분을 회사에서 고용한 엔지니어들에게 맡기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치료하는 치과의사가 그 계획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이런저런 수정을 요청할 수 있지만, 치료하는 치과의사가 교정치료에 대해 잘 몰라 수정을 하는 게 불가능한 초보자라 하더라도 회사가 만든 치료계획을 ‘승인’하기만 하면 시리즈로 제작된 장치를 받을 수 있다.

투명교정장치는 조절이 매우 제한되기 때문에 장치 제작이 치료의 질을 결정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진단과 치료계획 과정을 회사가 고용한 엔지니어가 수행한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적절하지 않다. 치아이동의 과정 하나하나를 직접 치과의사가 지시하는 것이 적절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충분한 데이터와 실험 결과가 쌓이고 AI도 발전하면, 엔지니어가 아니라 AI가 이런 진단과 치료계획 작업을 수행하게 될 것이고, 교정치료 상당부분이 아예 치과의사의 손을 떠날지도 모른다. 하지만 설사 AI가 대부분의 부정교합환자들에게 교정치료에 숙련된 치과의사의 도움 없이도 투명교정장치를 잘 만들 수 있는 상황이 오더라도, 숙달된 치과의사가 언제든 수동전환을 할 수 있도록 환자의 치료를 주의깊게 관찰해야 할 것이고,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바로 수동(기존의 방법)으로 전환해야 환자가 안전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현재와 같이 환자의 치료를 아무런 자격검증을 거치지 않은 엔지니어의 지식에 전적으로 맡기는 것이 가능한 상황은 환자들의 건강권을 위해 금지돼야 한다. 이미 대한치과교정학회는 이러한 우려를 전달한 바 있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그리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제2, 제3의 ○○치과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환자의 건강권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변화가 있기를 기대한다. 운전면허가 없는 사람에게 운전대를 줘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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