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S 2019 참관기②] 미래로치과 이재민 원장
상태바
[IDS 2019 참관기②] 미래로치과 이재민 원장
  • 이재민 원장
  • 승인 2019.03.28 09: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IDS 2019’를 돌아보며

지난 ‘IDS 2017’과 비교했을 때 이번 ‘IDS 2019’에서 필자가 느꼈던 가장 큰 차이점은 엄청나게 새로운 것들은 찾기 힘들었다는 점이다.

이는 디지털 치과기술이 어느 정도 성숙기로 진입하기 시작했다는 방증이고, 그만큼 디지털이 대중화됐음 말해 준다.

또한 이제 주요 업체들의 전시관 구성이나 제품 구성에서는 큰 차이를 느낄 수가 없었다. 디지털이 ‘대세’라는 말보다는 ‘표준’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시기가 왔음을 말해준다.

지난 IDS에서 필자는 새롭고 다양한 수많은 회사들의 솔루션에 눈을 빼앗기고, 그 솔루션들의 장단점을 보고 느끼면서 흥분되고 즐거웠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덴탈아리랑에 참관기도 연재했고, 그 과정을 통해 얻은 것도 많았다.

반면 두 번째 참관하게 된 IDS에서 나의 자세는 2년 전과는 달리 더 차분하고, 오히려 객관보다는 주관(한국 치과의사로서)을 갖고 신제품들을 바라보게 됐다.

새로운 장비와 기술이 소개되고, 그 장비와 기술이 내가 평소에 너무나 가지고 싶었던 것이라면 필자는 주체할 수 없는 구매욕에 사로잡혔던 적이 많았다. 특히 ‘IDS 2017’은 개인적으로 흔히 말하는 지름신이 끝도 없이 내려오게 했던 경험이었다. 실제로 3D 프린터와 같은 최신 제조 장비들을 다수 구매했다.

당시에도 원내에 최신 스캐너들이 갖춰져 있었던 나에게 가장 매력적이었던 것은 그러한 스캐너를 통해 얻은 데이터로 만든 디자인을 보철물이나 장치로 현실화 시켜주는 다양한 제조 장비였다. 이 중 치과용 3D 프린터 시장은 2017년 필자가 고가의 유명 장비들을 구입한 후, 불과 2년 만에 엄청난 변화를 거쳤는데, 이 변화는 다름 아닌 대중화였다. 쉽게 말하면 치과용 3D 프린터의 가격이 아주 많이 저렴해졌다는 점이다.

직접 손해를 입지는 않았지만, 내가 구입한 장비의 가격이 떨어져서 3D 프린터만 생각하면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난 일임에도 여전히 마음이 아프다. 필자가 치과용 3D 프린터를 구매한 시점에만 해도 소수의 고가의 3D 프린터들로만 가능했던, 3D 프린팅을 활용한 진료가 이제는 내가 구입했던 3D 프린터들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의 장비로도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쓰라린 실패를 지난 ‘IDS 2017’ 이후에 경험하고, 다시 한 번 참관하게 된 ‘IDS 2019’를 돌아보며, 필자는 독자들에게 이 말을 꼭 해주고 싶다.

“인내하고, 숙고하고, 결단하자”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개인 사업체인 치과에서 혁신의 주체는 원장이다. 직원들은 대부분 이런 혁신을 주저하기 마련이며, 특히 디지털로의 변화 과정이란 엄청난 혁신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따라서 치과에서 혁신을 주도하고 흐름을 만드는 주체는 원장이라고 봐야 한다. 디지털 장비를 구매하는 과정에서 해야 하는 고민과 결단은 오롯이 원장 한 명의 몫이다.

그러나 원장이 이 모든 의사 결정의 주체라고 해서, 원장 혼자만의 입장에서 디지털 장비도입을 생각하고 결단해서는 안 된다. 디지털 장비들을 자주 쓰게 될 사람이 원장이 아닌 스탭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그 장비로 인해 하고 싶은 것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올 지라도, 그것이 환자의 입장에서도 매력이 있는 지도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 이렇게 다방면으로 충분히 심사숙고한 후에 사고 싶은 디지털 장비를 결정했다면, 그 다음에는 그 장비를 쉽고, 편하게 운용이 가능한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해외에서 출시되는 많은 신기술과 장비들이 우리나라에서도 불편함 없이 사용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규모와 인력이 갖춰진 수입사 또는 현지 법인의 존재가 필수이고, 이들이 얼마나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도 구매의 기준이 돼야 한다. 유럽에서 최고이고, 미국에서 최고라고 해서 한국에서 최고일 수는 없다. 

더불어 장비와 함께 사용되는 재료가 한국에서 인허가가 되고 정식 수입까지 됐을 때 가격이 얼마 정도 하는지, 장비 자체를 유지할 때 유지비는 얼마인지, 한국에서 어느 정도까지 AS가 가능한지를 면밀히 따져 봐야 한다. 한국 업체라고 해서 무조건 우위에 있다고 판단해도 안 된다. 한국에서 나온 제품이라고 해서 다 AS가 잘 되고, 재료 수급이 싸고 쉽고 원활할 것이라는 생각도 해서는 안 된다. 국산, 외산 가릴 것 없이 똑같은 기준을 가지고 장비를 평가해야 한다.

이러한 기준들에 부합이 되고, 치과 경영과 진료에 이득이 될 것으로 확신이 서는 장비라면, 필자는 더 이상 고민하지 말고 투자하라고 말하고 싶다. 서두에 말했듯이 이제 치과 디지털 기술은 성숙단계에 접어들었다. 2019년은 디지털 치과 장비를 구매함에 있어서, 적어도 너무 빨리 사서 손해 봤다는 말은 듣지 않는 시기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IDS 2019’의 수많은 신장비들 중, 제조사들이 실제 상품화에 성공해서 출시 준비를 마쳤고, 한국에 정식 수입원이 있는 장비라면, 이번 ‘SIDEX 2019’에 전시가 될 것이다.

한국 원장으로서, 내 병원의 원장으로서, 각자 자기만의 주관을 가지고, 새로운 장비들을 평가하라고, 필자는 독자들에게 말하고 싶다. 최고의 장비는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나에게, 그리고 내 병원에, 내 환자에게 잘 맞는 장비와 그렇지 않은 장비만이 존재한다. 장비를 말해주는 수치는 객관이다. 그러나 그 객관적 수치를 평가하는 잣대는 원장 각자의 상황과 취향에 따른 주관이라는 점을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이 꼭 명심했으면 하는 것이 필자가 마지막으로 바라는 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기술 트렌드
신기술 신제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