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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성 회장의 적정기술] 회원의 이익이 우선인가, 국민의 이익이 우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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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성 회장의 적정기술] 회원의 이익이 우선인가, 국민의 이익이 우선인가?
  • 최유성 회장
  • 승인 2019.02.14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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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치과의사회 최유성 회장

대한치과의사협회 정관 제2조에는 치협의 설립목적이 명시돼 있다. 그 목적은 ‘국민보건향상을 위하여 치의학, 치과의료 및 공중구강보건의 연구와 의도의 앙양 및 의권의 옹호, 회원  간의 친목과 복지를 도모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돼 있다.

또한 경기도치과의사회 회칙 제5조에는 ‘국민보건향상을 위하여 치의학, 치과의료 및 공중구강보건의 발전과 의도의 앙양과 치과의사 권익의 옹호와 회원 간의 친목과 복지를 도모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돼 있으며, 다른 시도지부의 경우에도 대동소이할 것이다.

우리의 일상사에서 도덕적 판단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법적 판단의 기준도 마찬가지로 생각되는 요즈음이다. 치과의사들의 공동체인 대한치과의사협회의 설립목적을 생각해보면, 그 구성원들에 의해 선출된 협회장도 쉽게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는 생각이다. 물론 일반 회원들과의 접점이 더 많은 산하 시도지부와 일선 분회의 회장들도 참 어렵기는 매한가지이다.

국민보건향상을 위해 국가로부터 면허증을 부여받았으며, 한편으로는 자연인으로 생업을 영위하고 있음도 엄연한 현실적 상황이다. 치과를 찾는 환자들의 고통을 측은지심으로 바라보는 애틋한 마음과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진료과정에 대한 정당한 가치부여의 주장도 당연한 권리로 보인다.

공동체 구성원들의 편익과 권리행사를 대외적으로 유지하고 찾아주는 과정이 회장으로서의 책임과 의무임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다만, 국가 전체적인 관점으로 생각해보면, 치과계와 같은 소규모 공동체의 구성원들과 전체 국민들 사이에는 미묘하면서도, 때로는 구체적으로 이해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

최근 경기도에서 시행 예정인 학생치과주치의사업은 초등학교 4학년 학생 12만 명을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그런데 2012년 서울에서 처음 시행될 시점에도 불만이던 4만 원이라는 수가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사업의 내용물은 거의 동일하게 원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주 오래 전 선배 세대들이 의료보험 수가를 책정할 당시의 업보가 지금 현세대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치료중심에서 예방중심 구강보건사업의 첫걸음이고, 유력 정치인에게 ‘저비용고효율’ 정책으로 평가됐다는 행운(?)을 놓칠 수 없다는 전략적 판단과 저수가의 문제점보다는 학생이라는 차세대 국민의 구강건강을 위한다는 책임감이 공존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한편으로는 누군가의 대선공약으로 국민들에게 다가온 세계 유일의 임플란트 시술의 보험적용과 계속 이어지는 본인부담금 인하라는 과정들이 과연 ‘제한된 자원의 효율적 분배’라는 측면에서 정당한 것인가의 문제도 관점을 조금만 바꿔보면 유사한 문제로 바라볼 수 있다.

이에 소요되는 재원을 예방적 사업에 투자하는 것에 대한 전문가적 평가와 분석과정이 존재했었나 하는 미심쩍음이 마음 어느 구석엔가 남아 있는 듯하다.

치과진료실의 인력문제, 최저임금의 문제, 대다수 회원들의 입장인 자영업자의 문제 등은 과연 우리 회원들의 입장과 국민들의 입장이 공존할 수 있는 것인가의 기로에서 갈 길을 잃은 것은 아닌지 의문이다.

더 나아가 내부적으로 갈등 중인 치과전문의제도의 문제를 국민에 대한 대의명분으로 바라보는 문제와 치과의사 적정수급의 문제를 접근하는 방법론도 동일한 사안으로 볼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회장의 고민을 명쾌하게 해결해줄 묘안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다만, 회장도 우리 공동체의 구성원이므로 다수 회원들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우리 회원들도 국가공동체의 구성원인 국민의 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생각해보면, 의외로 합리적 해결방안이 명확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즉, 복잡하게 얽혀있는 사안들을, ‘회원들도 국민의 일원’이라는 출발점에서 시작한다면, 그 진정성이 보편적 가치를 가질 것이라고 기대해본다.

어느 언론지의 칼럼에서 인용한 글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7년 만에 다시 글을 내놓은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박사의 <당신이 옳다>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그동안 진료실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환자로 규정하고 의사라는 우월적 위치에 대한 자각 없이 살았던 것이다. 진료실 밖에서 흰 가운이라는 보호막 없이 그들의 속마음을 들으며 그 사실을 확실히 알았다. ‘환자’라는 틀로만 바라봐도 괜찮은 사람이란 세상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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