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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간의 보이지 않는 ‘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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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간의 보이지 않는 ‘벽’
  • 이주화 기자
  • 승인 2018.12.21 10: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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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가, 퇴사 이유 1순위 ‘직원간 불화’

“실장이 원래 이렇게 외로운 자리였나요. 학교 다닐 때도 안 당했던 왕따를 당하고 있는 기분이에요”

개원가에서 상담실장으로 일하고 있는 한 치과위생사는 진료실 스탭들과의 보이지 않는 벽으로 직장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그는 “저연차 시절 진료실에서 근무할 때는 다른 직원과 원만하게 지냈는데, 실장 자격으로 데스크를 맡고 나서부터는 진료실 스탭과 소통하는 기회가 줄어들고 공감대 형성이 어려워졌다”면서 “언제부턴가 자연스럽게 퇴근 후 모임에서도 제외됐다”고 토로했다.

진료 예약이 많은 날에는 더 억울하고 힘들다고. 그는 “환자가 많은 날에는 데스크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업무가 늘어나 힘든 것은 마찬가지”라며 “진료 팀원들은 ‘이렇게 힘든 이유는 모두 실장 탓’이라고 오해받을 때도 있다”고 전했다.

진료팀에 몸담고 있는 직원의 입장은 다르다. 진료실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한 치과위생사는 “진료팀은 진료 동선이 꼬이지 않아야 같은 양의 진료도 더 효율적으로 소화할 수 있다”면서 “치과실장의 성과가 매출로 판단된다는 점에서 예약을 과도하게 잡는 것을 이해하지만, 효율적으로 진료 예약을 배치하는 것도 실장의 능력”이라고 말했다. 

또한 “진료팀이 치과실장에게 이런 불만을 제기하면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말을 아끼게 돼 자연스레 실장과 진료 스탭 간 거리가 멀어지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와 같이 데스크와 진료실 간의 소모적인 갈등은 치과 내 분위기뿐만 아니라 치과 경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개원가의 입장.

지난 4월 부산광역시치과의사회(회장 배종현)가 회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치과보조인력 고용현황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직원이 치과를 퇴사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직원들 사이의 불화’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더군다나 직장 내 직원과의 불화는 연봉, 복지보다 퇴사 이유가 2배 이상 높아 개원가의 고민이 크다. 또 다른 조사에서는 직원들의 불화 원인의 주된 원인 1위가 ‘업무적인 이해 충돌’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개원의는 “경영자 입장에서는 직원들이 바뀌지 않고 오래 같이 일할 수 있다는 게 치과 운영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오랜 단골 환자는 직원과의 친분으로 내원하는 경우도 있다. 장기근속한 직원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전했다.

경영 강연을 하는 모 개원의는 “가장 쉬우면서도 어려운 게 직장 내 소통이다. 직원의 발전이 곧 치과의 발전이며, 환자들에게 치과에 대한 좋은 인상을 남겨줄 수 있다”면서 “모르는 척 가만히 있는 게 최선이 아니다. 원장과 직원 모두 서로 소통해야 해당 치과도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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