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 학생의 심폐소생술 체험기] Can 그리고 Encour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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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 학생의 심폐소생술 체험기] Can 그리고 Encourage
  • 김민수 학생
  • 승인 2018.11.23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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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학교 치의학과 2학년 김민수 학생

2018년 10월 26일, 비가 내리던 금요일이었다. 중간고사가 끝난 지 딱 1주일 되는 날에 나는 BLS 자격증 시험을 보러 원광대학교병원으로 향했다. 내가 이 시험을 보게 된 이유는 본과 2학년이 듣는 4개의 전공 선택 과목 중 하나인 응급치과학을 신청했기 때문이다.

수많은 전공 선택 중에 이 과목을 신청한 이유는 간단했다. 다른 세 과목의 커리큘럼은 이미 내게 익숙한 것들이었지만, 이 응급치과학의 커리큘럼은 나에게 상당히 신선하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 커리큘럼 중 메인 요소가 바로 심폐소생 자격증 시험이었다.

신선한 수업도 듣고, 의미 있는 자격증도 딸 수 있는 일석이조의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기에 별다른 고민 없이 이 수업을 신청했고, 결국 BLS 자격증 시험도 보게 된 것이다.

BLS 자격증 시험을 보기 전 우선 심폐 소생술에 관련된 동영상을 보고, 실제로 실습도 해봤다. 심폐소생술에 대해서는 이전부터 많이 들어왔고, 배운 적은 없지만 여러 매체를 통해서 많이 접해봤다. 그래서 수업을 들을 때는 심폐소생술이 어렵다는 느낌은 없었다.

처음엔 4년간 같이 수업을 들었던 친구들 앞에서 실제로 실습을 하니 약간 쑥스러운 감정이 들었다. 하지만 여러 강사님들이 우리에게 실제와 같은 실습을 여러 번 해보도록 지도해주시면서 점점 심폐소생술에 익숙해졌고 실제 시험 때는 예전에 가졌던 쑥스러운 감정이 많이 사그라진 채 할 수 있었다. 반복된 실습 경험이 오로지 심폐소생술에만 집중하도록 만든 것이다.
이러한 놀라운 감정의 기복 속에 문득 이전에 봤던 한 뉴스가 떠올랐다. 어떤 사람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는데, 지나가던 사람 아무도 그 사람을 도와주지 않았고, 결국 그 의식을 잃은 사람은 죽음에 이르렀다는 뉴스였다.

물론 아직 우리 사회에서 심폐소생술은 많이 낯설다. 2018년 4월 기준, 심폐소생교육을 이수한 사람이 44.9%에 그치고, 이 중 44.6%는 조치 순서조차 정확히 알지 못한다는 한국소비자원 발표가 바로 우리 현실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심폐소생술 대한 무지만이 이런 비극을 낳는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심폐소생술을 할 줄 알아도 이를 실천에 옮기는 것은 또 다른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수업 동영상의 내레이션을 맡은 아나운서는 이런 말을 했다.

“많은 사람들이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음에도, 선뜻 나서기 어려워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이로 인해 사망하는 사람이 우리나라에 많다”

이번 BLS 자격증 시험을 통해 나는 많은 소득을 얻었다. 올바른 심폐소생술의 방법과 자동제세동기 사용법을 배웠고, 이를 증명하는 자격증도 곧 받는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내가 생각하는 가장 큰 소득은 위기의 순간 많은 사람들 앞에서 태연하게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는 경험과 용기인 것 같다. 

보통 자격증은 내가 어떠한 것을 ‘할 수 있다(can do)’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내가 이번에 취득한 자격증은 나에게 ‘어떠한 것을 할 수 있다(encourage to do)’라고 말해주는 격려와 용기같다는 생각이 든 금요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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