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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종 교수의 아프리카 여행기 - 번외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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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종 교수의 아프리카 여행기 - 번외편
  • 이승종 교수
  • 승인 2018.08.16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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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여행자를 위한 팁

1. 캠핑을 할 것인가 롯지숙박을 할 것인가?
노마드 프로그램은 경로에 따라 여러 가지가 있는데, 거의 모든 경로를 캠핑팀과 롯지 숙박팀이 같이 간다. 비포장 도로를 오랫동안 여행하다 보면 자동차도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예기치 않은 여러 돌발 상황에 협조적으로 대처하기 위함이다.

여행 루트는 두 팀이 같지만 숙박 장소는 다른 곳이 많다. 우리 경로는 롯지팀과 캠핑팀이 같은 곳에서 자는 경우가 반 정도였다. 

사막 내 국립공원에 따라 캠핑은 허용되지만 롯지가 없는 곳이 있어서 캠핑이 롯지 숙박보다는 더 자연을 가깝게 느낄 수 있다. 우리도 처음에 필아프리카에 캠핑과 롯지 숙박에 대해 문의했을 때 두 가지 선택에 대한 안내를 받았는데 다소 불편하겠지만 아프리카 대지의 온기를 온몸으로 느껴보고 싶어서 캠핑을 선택했다.

그러나 편안한 롯지의 침대보다는 캠핑이 당연히 힘들다. 
우선, 텐트를 스스로 쳐야 하는데, 보통 레저용으로 가지고 다니는 가벼운 텐트가 아니라 옛날에 군용으로 사용되던 캔버스 천으로 만들어진 Heavy Duty급이다. 덕분에 외부의 한기와 비올 때 습기를 막아주는 데는 좋지만 무거워서 다루기가 조금 어렵다. 여자 혼자서는 어렵지만 늘 남자들이 도와주기 때문에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텐트와 매트리스는 노마드에서 가지고 다니지만 슬리핑 백은 자기가 가지고 다녀야 한다. 우리 여행 경로는 주로 사막지역이기 때문에 밤에는 기온이 뚝 떨어진다. 특히 6월은 겨울이기 때문에 장소에 따라서는 밤 기온이 섭씨 4~5도까지 내려가는 곳도 있다. 더구나 나는 아프리카가 추워봤자지 하는 마음에 부실한 슬리핑 백을 가져갔다가 서너 밤은 추워서 고생을 했다. 

롯지 숙박은 슬리핑 백이 필요 없다. 스탭도 캠핑팀은 운전사 겸 가이드 하나와 요리사 하나로 테이블 정리나 설거지 등을 순번대로 도와야 하지만 롯지팀은 스탭 세 명이 따라다니기 때문에 궂은 일을 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도 있다.

당연히 비용은 롯지 팀이 중간에 비행기 타는 비용이 있어 두 배 가까이 비싸다. 캠핑팀은 기본 옵션 포함 ZAR 22,370(약 179만 원), 롯지팀은 롯지 숙박료, 비행기 등 기본 옵션 포함 ZAR 40,920(약 327만 원). 그러나 캠핑투어가 더 좋았던 점은 그만큼 고생을 더 하기 때문인지 아니면 캠핑여행을 오는 사람들의 속성 때문인지 여행 내내 롯지팀보다는 훨씬 더 화기애애했다. 그래서인지 같은 캠핑장에서 묵게 되는 경우 저녁이 끝나고 롯지팀 스탭이 우리가 있는 곳으로 자주 마실을 와서 함께 차도 마시고 했다.
 

2.여행을 구간 별로 나눠 할 수 있는가?
우리도 캠핑 여행이 롯지 숙박 여행보다 힘들다는 것은 처음부터 알고 선택했지만 두 주가 지나니까 몸이 힘들어졌다. 그런데 사실 캠핑 자체보다는 이동거리가 긴 것이 더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예를 들면, 2주차 여행이 끝나고 빈툭에서 오카방가 델타까지 자동차로 1000km 정도를 계속해서 가야 하는데, 상당히 힘이 들었다. 나중에 돌아와서 알아본 거지만 케이프타운 TO 빈트후크 투어(12일)와 빈트후크 TO 빅폴(8일) 두 가지 투어를 나눌 수 있다고 한다. 비용이 더 올라가기는 하지만 그 사이에 빈트후크에서 3~4일 자유롭게 근처 구경도 하면서 쉴 수가 있기 때문에 괜찮을 것 같기도 하다. 

케이프타운 TO 빈트후크 구간 캠핑투어 가격은 남아공 통화 ZAR 12,950(약 106만 원)이며, 액티비티 패키지 요금은 ZAR 880(약 7만 원)이다. 빈트후크 TO 빅폴 구간 캠핑투어 가격은 남아공 통화 ZAR 9,250(약 76만 원)이고, 액티비티 패키지 요금은 ZAR 4,740(약 38만 원)이다.

3. 영어가 꼭 필요한가
영어를 할 수 있으면 외국인들과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더 좋기는 하겠지만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우선 여행 중 그렇게 복잡하고 심각한 이야기를 할 일도 없고 한참을 같이 다니다보면 서로 통하는 게 생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따뜻한 미소와 ‘Thank you’ 그리고 아침인사다. 아침에 눈이 마주치면 ‘Good morning’, 춥지 않았는지 ‘Did you sleep well?’ 등만 나눠도 금방 친숙한 관계가 된다. 

‘말 시키면 어떻게 하나’ 생각하고 눈 마주치지 않으려 피하다 보면 점점 더 서먹한 관계가 된다. 처음부터 자신있게 먼저 인사를 하면 된다. 그 다음은 외국인들이 먼저 알아채고 상대방이 알아들을 말을 한다. 눈치 없이 영어를 잘 못 알아듣는 걸 뻔히 아는데도 주저리주저리 늘어놓는 사람은 거의 없다. 텐트 칠 때 폴대를 잡아준다든지, 해체할 때 같이 접는 것을 도와준다든지, 얼마든지 바디 랭귀지로 친밀감을 나타낼 방법은 많다.

식사도 대개는 큰 테이블에서 함께 하기 때문에 음식 먹을 때도 소금이나 소스를 전해 주거나 와인이 있으면 권하는 것으로도 충분히 따뜻한 관계를 이어 나갈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말을 못 알아들었을 때 끄덕이지만 말고, “I am sorry”, “Pardon?” 등 못 알아들었다는 표시를 분명히 하는 것이 좋다. 
만약 나한테만 한 말이 아니고 여러 사람한테 한 것이면 옆 사람한테 무슨 말이냐고 물어봐도 좋다. 대개는 물어봐 주면 좋아해서 쉬운 말로 다시 풀이해 준다. 

단, 일과를 시작하기 전에 가이드가 그날의 일정과 주의사항 등을 간단히 설명하는데, 이때는 못 알아들어도 가급적 자리를 함께 해야 한다. 
여행을 다니다보면 많은 우리나라 분들이 ‘어차피 알아듣지도 못할 거’하고 설명 도중 자리를 뜨거나 아예 참석을 안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모든 일행을 불안하게 만드는 행위이다. 못 알아들어도 반드시 자리를 지켜주고, 통역을 부탁할 사람이 주위에 있으면 중요 사항을 다시 듣도록 노력해야 한다. 

간혹 오히려 영어를 좀 배웠다는 젊은이들이 원어민 발음을 흉내 내고 어깻짓을 해 가며 비속어를 쓰는 경우도 있는데, 비웃음거리가 되기 십상이다. 
가장 좋은 영어는 중·고등학교 때 배웠던, I am a boy, you are a girl 하는 식으로 문법에 맞되 또박또박하는 영어가 외국인으로서 대접을 받는다. 만약 외국인이 한국말을 하는데, 지방 사투리 상말을 써가며 한국사람 하듯이 한다면 사귀고 싶은 마음이 들겠는가? 겉으로는 재미있다고 하지만 돌아서면 ‘별 친구 다 보겠네’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외국인으로서 영어를 하자.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이 외국인답게 영어를 말한다는 것은 절대로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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