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상권 원장의 데쟈뷰] 경험 Vs. 기억, 그 수수께끼 같은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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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상권 원장의 데쟈뷰] 경험 Vs. 기억, 그 수수께끼 같은 관계
  • 윤미용 기자
  • 승인 2012.11.01 1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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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대니얼 키네먼 교수의 저서와 강의 중에서 ‘경험과 기억’에 대한 내용을 소개하려 한다.
카네먼 교수에 따르면 사람들 대부분은 경험하는 주체보다는 기억하는 주체를 중요시 한다고 한다. 보통 우리는 경험이 곧 현실이기에 경험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거나 경험의 객관적 판단이 곧 기억이기에 경험과 기억은 일치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카네먼 교수는 그렇지 않다고 한다.

 

통증을 예로 들면 고통의 과정, 총량과는 상관없이 고통의 절정이나, 고통의 마지막 단계에서의 기억이 인간의 느낌이나 의사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인데, 한 병원에서의 한 임상실험 결과가 일반적인 우리의 생각과 관념이 실제와 얼마나 다를 수 있는지 설명해주고 있다.
실제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는 환자들이 검사 중의 불가피한 고통스러운 과정을 경험을 하는데, 매 60초마다 자신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에 대하여 기록하기를 요청 받았다.
첫 번째 질문이다. 누가 실제 더 고통스러웠을까?

위 그래프를 본 사람들은 대부분 환자 B그룹이 더 고통 받았을 것으로 생각되기 쉽다. 검사 받았던 시간도 길었으며 순간 고통이 컸던 빈도도 그룹 B가 더 많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두 번째 질문을 해보자. 내시경 검사를 받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고통은 어느 정도일까?
의외로 환자 A그룹이 더 안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 그 이유는 검사의 마지막에 고통이 정점에 이르렀던 사람이 고통을 더 크게 느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그룹 B의 환자들은 검사 시간도 더 길었고 통증의 강도도 더 컸지만 마지막 단계의 통증의 강도가 더 낮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고통스러웠던 경험에 대한 ‘기억’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것이다.
또한 A환자는 고통의 정점에서의 기억이 남았고, B환자는 안정기의 기억이 남았다고 한다. 따라서 B환자가 통증의 총량적으로는 더 고통스러웠음에도 불구하고 결론적으로 A환자가 더 고통스럽다고 기억하고 있었다.
결국 한 사람의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결정짓는 것은 상황의 변화, 특징적인 순간과 마지막 순간, 어떻게 끝이 났느냐는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병원의 의료진이 치료 방식을 결정할 때 환자가 경험할 고통의 총량을 줄일 것인지, 환자의 치료기간 중 절정의 고통이나 마지막 단계의 고통에 대한 기억을 줄일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는 문제 앞에서 관찰자 입장의 사람들(의료진)은 고통의 총량을 줄이자고 하지만, 경험자 입장의 사람(환자)들은 후자를 선택한다는 것이다. 이와 비슷한 다른 예도 있다.

듀크대 심리학 교수인 댄 에리얼리 교수는 저서『상식 밖의 경제학』에서 어렸을 때 전신화상을 입은 자신의 치료경험을 설명하는데, 그의 결론도 대니엘 카네먼 교수의 견해와 일치한다.
경험과 경험의 기억 사이의 혼동은 강력한 인지적 착각이다. 경험자아와 기억자아는 반드시 일치하지 않으며,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는 기억자아가 훨씬 중요하다고 한다.
그리고 실제 경험과 기억은 왜곡되기가 쉽다고 한다. 군인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조사에서 보면 베트남 전쟁에 전투에서 적군을 사살한 숫자와 20년이 지났을 때 같은 내용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거의 일관되게 나중에 조사한 숫자가 적었다고 한다.
이렇듯 사람은 스스로 실제 경험에서 기억으로 그 사실을 자기도 모르게 바꾸곤 한다. 내 자신도 얼마든지 그럴 수 있다는 점, 그래서 사람의 이러한 속성과 측면을 고려한 판단과 결정을 해야 한다는 생각
을 하게 된다. 키네
먼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은 원래 그렇게 합리적인 존재가 아닙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고운미소치과 차상권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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