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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종 교수의 아프리카 여행기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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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종 교수의 아프리카 여행기 35
  • 이승종 교수
  • 승인 2018.07.26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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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그 여정의 끝

점심을 먹고 나니까 졸음이 몰려온다. 호텔로 돌아가서 목욕을 하고 한잠을 자니까 기분이 상쾌해진다. 느긋하게 쉬고 있는데, 빅토리아폭포 헬리콥터 투어 픽업이 왔다고 전화가 온다.

우리 여행의 마지막 일정이다. 1인당 요금이 미화 200불로 비싸서 망설였는데, 오기 전에 지인이 빅토리아에 가면 꼭 헬기투어를 하라고 해서 거금을 투자했다. 이런저런 안전교육을 받고 헬기에 올라 붕 떴나 싶었는데, 벌써 폭포 상공이다. 물안개 때문인가 높이 떠서 폭포를 두어 번 왔다 갔다 하더니 끝났단다.

옛날에 그랜드캐니언 경비행기 투어를 할 때는 계곡 속으로 깊이 들어가서 요리조리 곡예비행으로 어지러웠던 기억이 있었기 때문에 은근히 걱정을 했는데 너무 싱겁다. 그렇다고 나이아가라처럼 배를 타고 폭포 밑까지 가는 것도 아니고 웅장하기는 한데 보기보다는 직접 하는 것을 좋아하는 우리에게는 별로다.

내일은 드디어 집으로 간다. 떠날 짐들을 정리하고 나가기도 귀찮아서 호텔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었다. 이곳 레스토랑에서도 어디에서나 마찬가지로 부시맨 복장의 공연이 있는데, 마침 우리가 앉은 자리가 바로 공연무대 바로 앞이다.

두 잔째 와인을 비우며 공연을 보고 있는데, 진과 레오니아가 와서 합석을 해도 되겠냐고 한다. 레오니아는 신이 많은 사람이다. 공연단 바로 앞에서 눈을 마주치며 어깨를 들썩이니 공연단 리더가 금방 끼를 알아채고 레오니아를 무대로 이끈다. 한두 번 사양한 것도 잠시 곧 그들과 합세하더니 멋들어진 춤사위를 보여준다. 70대 할머니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을 정도로 몸 동작이 유연하고 박자 감각이 뛰어나다. 진이 한 눈을 찡끗하면서 레오니아는 원래 타고난 춤꾼이라고 어디를 가나 춤추기를 좋아한다고 한다. 권하지 않았으면 서운할 뻔했다.


여행을 다니면서 제일 부러운 것이 서양 사람들의 자유로움이다. 전혀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자연스러움. 우리는 죽었다 깨어나도 할 수 없을 것 같다. 우리 부부도 클래식댄스는 조금 배워봤는데 크루즈를 가도, 어디를 가도 그런 클래식댄스를 하는 사람들은 본 적이 없다.

아마 그런 자리에서 왈츠를 하거나 탱고를 한다면 세상에 그렇게 안 어울리는 구경거리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노는 것도 너무 방법을 따지고 남의 눈을 의식한다. 레오니아처럼 그저 자연스럽게 몸에서 배어 나오는 열린 마음을 배웠으면 좋겠다. 

20일간의 트럭여행을 마치고 나니 몸과 마음이 건강해진 느낌이다. 그동안의 피로가 쌓였는지 막판에 감기에 걸리기는 했지만, 한국에 돌아와서 시차도 금방 회복이 됐다. 힘은 들었지만 역시 트럭여행을 잘 선택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아프리카의 밤하늘과 거친 사막들판이 한동안은 눈앞에 선할 것 같다<完>.


지금까지 이승종 교수의 아프리카 여행기를 사랑해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본 연재를 마치고 다음호에는 이후 아프리카 여행을 떠날 독자들을 위한 번외편으로 이승종 교수가 전하는 <미래 여행자를 위한 팁>이 게재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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