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즈에 담은 성당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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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에 담은 성당 이야기
  • 이현정기자
  • 승인 2012.10.18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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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그 안에서’ 개인 사진전 연 엄흥식(강릉원주치대 치주과학교실) 교수

“사진은 자신을 표현하는 한 가지 방법입니다. 누군가 ‘풍경사진은 네가 본 풍경이 렌즈를 통해 카메라에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네 가슴 속의 풍경이 렌즈를 통해 펼쳐지는 것이다’라고 하더군요. 이번에 찍은 성당 사진도 신과 나의 관계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그 해답을 찾으려고 애쓰는 제 자신의 모습이 찍힌 것이 아닐까요”

고즈넉하고 평화로운 성당의 모습이 사진에 담겨 늘어선 전시장. 마음마저 절로 포근해지는 이 사진전의 주인공은 엄흥식(강릉원주치대 치주과학교실) 교수다.

엄흥식 교수는 지난달 14~20일 강릉문화예술관 소전시실에서 첫 개인전 ‘빛, 그 안에서’를 열었다. 그의 첫 개인전의 소재는 천주교 춘천교구의 성당 사진들. 춘천교구의 57개 본당을 일일이 발품을 팔아 돌아다니며 사진에 담았다.

오래 전부터 사진에 대한 남다른 애착으로 많은 피사체를 담아온 그가 자신만의 이야기로, 자신만의 방법으로 꾸며 대중 앞에 공개한 첫 작품이 바로 성당사진이다.

“성당사진을 찍게 된 것은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에요. 사진을 오랫동안 취미로 해왔고, 2007년에 천주교 세례를 받았는데, 신자가 되었으니 성당 사진이나 찍어볼까 하는 정도였습니다”

엄 교수는 춘천교구에 있는 성당을 빠짐없이 순례했다. 57개 본당 중에는 한 번 간 곳도 있고, 열 번 가까이 찾은 곳도 있다. 몇 시간을 운전해서 갔지만 그나마도 변변한 사진 한 장 못 건질 때도 많았다.

“쉬운 일은 아니었어요. 그런데 성당을 순례하는 것 자체가 기쁘고 즐거웠습니다. 웅장하고 화려하고 역사가 깊은 성당에서 사진이 많이 나오는 편이지만 한적하고 평화로운 시골 성당에서 혼자 기도하는 맛도 무엇과 비할 수 없었어요”

전시회가 열린 1주일 동안 400~500명의 사람이 그의 작품을 찾았다. 천주교 신자들에게 호응이 있을 것 같던 전시회가 개신교 신자나 종교가 없는 이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포근한 느낌이 좋아서, 스테인드글라스의 화려함이 좋아서···. 많은 이들이 다양한 호평을 쏟아내며 상당수의 작품을 구입해 갔다.

“종교적인 소재로 사진을 찍는다는 것이 참 어려웠습니다. 내용에 치중하다보면 영상미가 떨어지고, 영상미를 추구하다 보면 내용을 담기 어렵더라구요. 천주교 신자가 보면 예수님의 탄생, 수난과 부활의 감동을 느낄 수 있고, 신자가 아닌 분들이 봐도 영상미를 느낄 수 있는 사진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다행히 전시회 동안 종교에 상관없이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셨어요”

사진으로 대중에게 이야기를 전달한 그의 새로운 도전은 이제 첫 발을 뗐다. 도전을 이어가기 위해 그는 또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앞으로도 성당 사진을 계속 찍을 계획입니다. 이제는 전국의 성당을 다니면서 2년 후 두 번째 사진전을 갖고, 사진집을 발간하는 것도 염두에 두고 있어요. 요즘은 벽 사진도 작업하고 있습니다. 단절과 불통의 이미지가 떠오르는 벽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낙서나 벽화를 통해 우리가 표현하고 소통하는 기능도 벽이 하거든요. 또 치과대학생들의 모습을 담아 먼훗날 학생들 사진으로 정년퇴임 기념 사진전을 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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