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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균 원장의 아침편지] 치과의사와 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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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균 원장의 아침편지] 치과의사와 자살
  • 윤미용 기자
  • 승인 2012.09.21 1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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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음치과 조영균 원장

 

형의 얘기를 들은 것은 지난 동기모임 때였다.
오랜만에 만난 동기가 그 얘기 들었냐는 말부터 시작하였다. 얘기를 듣고 충격적이어서 잠시 말을 할 수 없었다.

학생 때 친했지만 몇 년 전 지방에서 개원을 해서 자주 만날 수 없었던 형이었다. 그런데 올해 초 일어난 의료 소송으로 인해 자살을 기도했다는 얘기였다. 사회에 나온 지 이년 후 형이 개원을 준비하다 개업 브로커에게 사기를 당할 뻔한 얘기를 들었다.
 
다행히 사기 직전에 다른 선생님이 극적으로 도와주어 사기를 면할 수 있었다. 순수하고 착한 형에게 이미 사회의 때가 뭍은 내가 조언 아닌 조언을 하려다 참았던 지난날을 기억한다. 그러다가 형은 지방에 자리를 알아보았고 그곳에서 첫 개원을 시작하였다. 그래도 서로 친했기에 일 년에 한두번은 서로 만나 치과 얘기며 사는 얘기를 하며 소식을 나누었다.

그러다 한동안 서로 바빴는지 연락을 못하다가 이런 얘기를 다른 동기를 통해 듣게 되었던 것이었다. 그 얘기를 듣고 집으로 오는 길에 형에게 연락을 해야 할지 고민을 하였다. 한참 힘든 시간을 보낼 것이고 많은 사람들이 형에게 연락했었을 것이기에 내가 연락을 하는 것이 형에게 도움이 되기보단 형을 더 힘들게 할 수 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연락을 주저하게 되었다.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연락을 못한 나는 그저 미안한 마음만 들었다. 연락은 결국 한참 후에나 할 수 있었다. 다행이 형은 생명에 지장이 없었으며 한동안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진료에 복귀할 수 있었다. 시간이 흘러 형은 나에게 전화를 하였고 며칠 후 나의 치과로 찾아와 그 일을 얘기 해주었다.

형의 잘못은 전혀 없었다. 환자는 막무가내로 생트집을 잡았으며 경찰과 지역 사람들이 유착하여 형을 힘들게 하였다. 이러한 시간이 오랫동안 지속되자 형은 결국 숨도 쉬기조차 힘든 지경이 된 것이었다. 종종 치과 신문을 통해 치과의사의 자살 소실을 접하곤 한다. 경영문제, 의료문제 등의 여러가지 이유로 최악의 선택을 한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일이 앞으로 나에게 일어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는 문제다. 치과의사는 남이 아닌 우리의 친구이자 형제며 동기들이다.

해마다 늘어나는 치과의사의 자살.

이제는 이런 극단적인 일이 생기지 않도록 협회에서나 지역치과의사 모임에서 서로를 살피고 돌보는 일이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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