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종 교수의 아프리카 여행기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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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종 교수의 아프리카 여행기23
  • 이승종 교수
  • 승인 2017.11.29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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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왕국



오늘은 또 다른 루트의 Game Drive를 한단다. 모두들 사자 보기를 학수고대하면서 숲 속을 살피는데, 크리스틴은 유독 나무 위만 살핀다. 왜 그러냐고 했더니 자기는 레오파드를 꼭 보고 싶단다.

레오파드는 사자, 코끼리, 하마, 버팔로와 함께 5대 Dangerous Animal에 들어가는데, 표범처럼 나무 위에서 살면서 경계심이 많기 때문에 좀처럼 보기가 어렵다고 한다.

내가 크리스틴에게 레오파드를 찾으면 10불을 주겠다고 했더니 꼭 찾겠단다. 한참을 가니 한대의 4륜구동 트럭이 있는 것이 보였다. 큐가 차를 세우더니 사자가 있다고 하면서 ‘쉿~’ 소리를 낸다.

다들 우 몰려서 창가로 갔는데 사자는 보이지 않는다. 일행 중 한 명이 있다고 속삭이며 소리를 지르는데 아무리 봐도 안 보인다.

다른 누군가가 있어 세 마리네 하는데 나무 그늘 아래를 보니까

사자들이 누워서 세상 편한 자세로 자고 있다. 숫 사자 한 마리는 아예 사람처럼 벌렁 누워 자고 있고 암사자 두 마리는 이리 저리 뒹굴뒹굴하면서 주위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는 표정 이다.

세상에 아무리 아무도 겁날 것 없는 동물의 제왕이라지만 저렇게 방자할 수가, 다들 Stand up! Stand up!하고 속삭이듯 외치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다.

5분여를 기다리는데도 반응이 없자 사람들 소리가 커지기 시작한다. 차문을 ‘쿵쿵’ 두드리기도 하고, 돌을 던져보자는 둥 별 이야기가 다 나온다. 10분쯤 기다려도 반응이 없어 사람들도 ‘에잇’ 하고 풀이 죽어갈 무렵 큐가 쟤네들은 낮에는 워낙 게을러서 아무리 깨워도 안 일어난다고 가자고 한다.

알고 보니 아예 그 나무 밑은 그 사자 가족의 낮잠 장소였던 것 같다. 그러니까 알고 차를 세우고 보지, 처음에는 있다고 해도 안 보였는데, 아무리 눈을 부릅뜨고 찾는다고 풀에 누워 자는 사자가 눈에 띄었을 리가 있나. 

미리 알고는 있었지만 에토샤에서는 다른 사파리 지역과는 다르게 동물들이 넓게 퍼져 있어 동물보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갈증만 안겨 준다.

풍경도 세렝게티처럼 초원이 아니고 나무도 없는 곳이 많은 황량한 들판이기 때문에 지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아프리카의 진정한 자연을 느끼려는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지루한 것만도 아니다. 달리다 보면 동물들이 살아가는 방식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 준다. 어떤 면에서는 그게 진정한 사파리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뜨거운 태양에 차는 점점 달구어지는데 동물은 별로 안보이고 사람들도 Game Drive에 지쳐가면서 ‘에이 가서 잠이나 잤으면 좋겠다’ 하는데, 전혀 다른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Ethosha pan이다.

Ethosha pan은 옛날에는 물이 차 있다가 물길이 바뀌고 물이 마르면서 생긴 엄청나게 큰 저지대인데, 프라이팬처럼 오목하게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사막 내륙인데다 물이 빠져 나갈 곳이 없어 비가 오면 잠시 고여 있다가 마르기를 오랫동안 반복하다 보니 팬 바닥은 소금 흙바닥 이란다.

차에서 내려 보니 정말 장관이다. 소금기가 하얀 흙바닥이 끝도 없이 펼쳐져 지평선을 이루는데, 언젠가 가 보았던 미국 유타주의 Salt lake을 보는 것 같다. 유타의 Salt lake은 바닷물이 말라서 진짜 소금밭이 형성된 곳으로 그렇게 길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이곳은 몇 시간을 가도 끝이 없다.

나중에 알고 보니 팬의 넓이가 에토샤 국립공원 전체 면적의 1/4을 차지할 정도로 엄청난 규모였다. 큐가 이곳에서 사진을 찍으면 사진발이 좋다고 해서 모두 차 지붕 위로 올라갔다. 트럭이 생각 보다 높아서 트럭 앞 범퍼를 짚고, 그릴을 올라가서 운전석 지붕을 올라가서 다시 도약을 해야만 지붕에 올라갈 정도니, 여자들은 위에서 끌어줘야 겨우 올라갈 수가 있다.


막상 올라가니 겁이 날 정도이다. 단체사진을 찍어놓고 보니 노마드 상품 안내에 대표적으로 나오는 사진과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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