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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치 인도네시아 진료봉사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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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치 인도네시아 진료봉사를 다녀와서
  • 윤미용 기자
  • 승인 2012.08.31 0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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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 생산활동에도 도움”

 

 

이곳 현지인 근로자들과의 만남은 이튿날 아침부터였다.

부지런히 진료실에 장비를 설치하는 등 준비를 마치자마자 예약된 환자들이 밀려들기 시작했는데, 이들의 첫 인상은 하나같이 순하디 순한 양들이었다. 하지만 그 순수와 비례해 구강상태도 엉망이었다.
화산지대의 석회질이 섞인 식수 탓도 있겠지만 대부분 제대로 관리를 못 해 곳곳이 우식상태에 있거나 치석이 까맣게 뒤덮은 형국이었다. 진료팀은 예진실과 진료실, 기공실로 나뉘어 자리를 잡고 그것들을 하나하나 치료해 나가기 시작했다.

포터블 장비에 통역을 거쳐야 하는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진료실은 금방 안정적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잠시 쉴 틈도 없이 길게 늘어선 대기 줄을 줄이는데 매달려야 했다. 엔도와 레진치료도 인기였지만, 가장 드라마틱한 효과는 역시 틀니에서 나타났다.

틀니 대상자는 대부분 직원들의 부모였다. 가난한 살림에 치과에 갈 엄두도 내지 못한 채 살아오다가 열치 봉사팀이 신청만 하면 공짜로 이를 해준다는 소식에 만사를 제쳐두고 달려온 사람들이었다.

치료 전 이들의 표정은 불안과 불신의 음울한 그것이었다. 그러나 인상을 뜨고 모델을 만들어 밤늦게까지 작업을 해서는 다음날 그들을 체어에 불러 앉혔을 때, 그리고 마침내 우리 진료팀이 정성으로 만든 틀니를 장착해주고 얼굴을 거울에 비췄을 때, 아~ 그 짧은 사이 이들이 보여준 표정의 변화를 어떻게 설명해야 좋을지… 얼굴의 근육 하나하나, 신경 하나하나가 한꺼번에 깨어나 마치 활짝 피어나는 꽃처럼 온 감각을 다해 행복을 표현해내는 그런 얼굴을 우린 여태 본 적이 없다.

그들이 한국 사람이 아니어서 문제인가? 그들이 하필이면 저 멀리 비행기로 7시간을 날아가서 다시 차로 2시간을 더 달려야만 도착할 수 있는 곳에 삶의 뿌리를 둔 것이 문제인가? 아마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봉사란 마음을 전하는 일이며, 마음이 움직이는 건 결국 서로의 정서에 가 닿을 무언가가 있었다는 의미이다.

열치 봉사팀은 이번 진료에서 적어도 그 무언가를 확인하는 데에 성공했다. 다다코리아에서 일하는 7천여 현지 근로자와 그 가족들 역시 몇 번의 경험을 통해 적어도 한국의 열린치과의사회가 그 먼 길을 달려 와 하려는 일이 어떤 의미였는지를 마음으로 느낄 수 있었을 거라 믿는다.

우리 봉사팀은 어쨌든 이틀을 꼬박 매달린 이번 진료를 통해 발치 152case, 메탈 장착 3unit, 즉일근관충전 18case, 가치장착 12명, 레진충전 49case, 완전틀니 장착 7상, 스켈링 43case, PFM 인상채득 25unit, 지르코니아 장착 14unit, 메탈 인상채득 15unit, PFM 장착 6unit, Jacket Crown 장착 40unit의 적지 않은 실적을 남겼다. 떠온 인상으로 보철물을 만들어 오는 10월로 예정된 6차 진료 때 장착해주게 된다.

진료를 마치고 일행은 자카르타로 나왔다. 다다코리아 김문호 사장이 끝까지 옆에서 일행의 이동을 도왔다. 문득 궁금해졌다. 이 분에게 열치 봉사는 또 어떤 의미일까?

“직원들 반응이 너무 좋아졌어요. 처음에는 공짜로 치과치료를 해준대도 믿지 않았는데, 열치가 꾸준히 오가며 성과를 내자 입소문이 퍼져 이번엔 400명이 넘는 인원이 서로 치료를 받겠다고 난리였죠. 할 수 없이 경중을 따져 200명으로 대상인원을 제한했는데, 다음엔 아마 선착순이라면 밤이라도 샐걸요? 하하”

치과치료로 기업 이미지가 좋아져 인력 수급에도 큰 도움을 받게 됐다고 김 사장은 털어놨다. 결국 열치 봉사가 해외에서 고생하는 한국 기업의 생산 활동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일행은 뿌듯한 마음으로 서울행 가루다 항공에 몸을 실었다. 구슬땀 휴가를 보내고 도착한 서울엔 적도 밑 인도네시아 보다 더욱 찐한 여름이 기다리고 있었다. <完>

열린치과의사회 봉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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