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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질환 환자의 치과치료 ⑥ 고혈압 환자의 치과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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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질환 환자의 치과치료 ⑥ 고혈압 환자의 치과치료
  • 윤미용 기자
  • 승인 2012.08.31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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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서(연세치대 통합진료학과) 교수

목 차
치과의사가 전신질환에 대해 알아야 하는 이유(I, II, III)
심장질환의 이해와 병태생리학적 분류
심뇌혈관질환자의 치과치료 - 관상동맥질환/고혈압/당뇨
심장판막 · 부정맥 환자의 치과치료
간 · 신장 질환자의 치과치료
임신 · 수유부 · 골다공증 환자의 치과치료
두경부 암을 포함한 암 환자의 치과치료
전신질환을 이해하는 몇 가지 키워드

 

혈압은 혈액이 혈관벽에 가하는 압력을 말하고, 심장이 수축하면서 혈액을 내보낼 때 혈관에 가해지는 수축기 혈압과 심장이 확장하면서 혈액을 받아들일 때 혈관이 압력을 받는 확장기 혈압으로 나뉜다. 고혈압은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확장기 혈압이 90mmHg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본태성(일차성)고혈압은 원인질환이 발견되지 않은 경우를 말하고, 원인질환이 밝혀져 있고 이에 의해 고혈압이 발생하는 경우를 이차성 고혈압으로 분류한다. 전체 고혈압 환자의 약 95%가 본태성 고혈압으로 알려져 있고 심박출량(Cardiac Output)의 증가와 말초 혈관저항 (Peripheral Resistance) 증가로 인해 발생한다.
치과에서 고혈압이 중요한 이유는 치과 치료가 환자에게 스트레스를 유발하게 되고, 이에 따라 잠재적인 고혈압의 합병증인 급성심근경색, 뇌경색, 협심증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Hypertensive Crisis), 혈압 상승으로 인해 지혈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고혈압은 ‘침묵의 살인자’라고 알려져 있듯이 혈압 상승 자체의 문제도 중요하지만 그로 인한 합병증 때문에 반드시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다.

그러므로 치과 내원 시에 고혈압 소견이 관찰되는 경우 정확한 진단을 받도록 권유하는 것도 의료인의 책무이다. 또한 당뇨, 신장질환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환자가 고혈압 약물을 복용 중이라고 하였을 때 당뇨, 신장질환여부를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좋다.

 

치과에 내원하는 환자의 혈압을 측정하게 되면 똑같은 값으로 나타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혈압은 환자의 신체상태, 스트레스 상태, 주위 환경 등에 밀접하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환자의 혈압을 측정할 때는 환자가 안정된 상태에서 측정해야 한다. 예약시간에 늦어서 서둘러 치과에 내원한 환자의 혈압은 평소의 혈압과는 달리 높게 측정되는 것이 당연하다. 혈압측정 시 또 하나 주의해야 할 것은 올바른 방법으로 측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환자에게 맞는 cuff를 선택하고, 측정위치도 심장의 위치와 동일하게 측정해야 오차를 줄일 수 있다. 최근 자동혈압계의 보급으로 치과에서도 손쉽게 혈압측정이 가능한데, 환자의 자세, 복장 등에 따라서도 혈압이 다르게 측정될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자동혈압계가 routine check로 사용될 수 있지만 응급상황 때는 적용하기 어려우므로 수동 혈압측정기를 구비하거나 환자의 vital sign, pulse oxymetry를 측정할 수 있는 이동형 장치를 구비하는 것도 좋다.

고혈압 중 White Coat Hypertension이라는 질환이 있다. “나는 치과에만 오면 혈압이 높게 나오지 평소에는 정상이다”라고 하는 환자들인데, 일상생활에서는 정상 혈압이다가 의료환경에 노출되게 되면 혈압이 높아지는 환자를 지칭하는 용어다. 전체 고혈압환자의 20% 정도를 차지하는 이 질환은 환자가 stress 상황에 노출되었을 때 혈압이 상승할 수 있는 것을 암시하기 때문에, 치과 시술 시 고혈압에 의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치과에 내원하여 고혈압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환자도 있기 때문에 40세 이상의 환자 또는 관혈적인 치과시술을 계획하고 있는 환자에게서는 반드시 시술 전 혈압을 측정해야 하고, 만약 고혈압이 지속된다면 24시간 활동 혈압측정을 통해 환자의 심혈관계를 평가한 후 치과 시술을 진행하는 것이 추천된다.

변화하는 혈압의 특성상, 혈압을 한 번의 계측 수치(Value)로 인식하기보다는 범위(Range) 개념으로 이해하고 치과 치료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좋다. 그렇기 때문에 환자의 초진 시 반드시 혈압을 체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내원 시마다 혈압을 측정하여 환자의 혈압뿐만 아니라 전신 상태를 확인한 후 계획된 치과 치료를 진행하거나 필요에 따라서는 술식을 변경해야 한다. 처음부터 무리한 치료를 진행하는 것 보다는 통증이 적고 힘들지 않은 치료부터 시작하여 환자를 치과치료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를 주는 것도 필요하다(소아의 치과치료 시 행동조절과 비슷). 고혈압 치료 순응도 역시 고려해야 하는데, 즉 오랫동안 고혈압 약물을 꾸준히 복용 중인 환자가 140/90으로 측정된 수치와 고혈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약물복용을 거부하고 운동을 게을리하며, 흡연, 음주를 하고 있는 환자의 140/90 수치는 다를 수 있음을 생각해야 한다.

고혈압환자의 치과 치료 가이드라인은 140/90이하, 140/90~160/100, 160/100~180/110, 180/110 이상으로 나누어서 진행하도록 알려져 있다. 140/90 이하는 치과치료가 가능하나 내과에 내원하여 검진 받는 것을 추천한다. 160/100이 넘는 사람인 경우 간단한 응급치료는 가능할 수 있지만 시술 중 혈압을 모니터링 해야 하며, 즉시 내과로 의뢰해서 진단을 받도록 한다. 180/110 이상인 경우 치과치료를 연기하고, 내과의사의 진료를 가능한 한 빠른 시간 내에 받도록 한다.

스트레스 감소법을 적용하는 것 역시 중요한데, Epinephrine이 함유된 국소마취제는 최대 2 카트리지를 사용하고, 필요 시 혈관수축제가 없는 마취제를 사용하는 것이 추천된다. 치료 시 통증조절이 환자의 스트레스 조절에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이므로 확실한 국소마취를 시행하는 것이 필수적이고, 필요에 따라 경구 또는 정주 진정법을 사용하는 것도 추천된다.

고혈압은 심박출량 증가와 말초저항 증가로 인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고령의 환자에서는 혈관의 말초저항 증가로 인해 고혈압이 주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고, 고혈압의 합병증도 주로 혈관의 합병증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혈관 합병증은 크게 미세 동맥류 등 혈관파열에 의한 것과 혈전발생에 의한 것으로 나눌 수 있다. 고혈압의 Target Organ은 뇌, 눈, 심장, 혈관, 신장 등인데, 뇌출혈은 혈관 파열, 뇌경색은 혈전 발생과 관련된 질환이다. 허혈성 심근경색도 혈전 발생과 관련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고혈압 환자가 심부전이 있는 경우 심방세동이 발생할 수 있고, 이러한 부정맥은 뇌졸중을 일으키는 중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즉, 생명을 위협하는 고혈압의 합병증은 주로 혈전 발생과 관련된 것이 많으므로 최근들어 고혈압 환자에게 예방적으로 항혈소판제제(아스피린) 같은 약물을 투여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75~100mg 저용량의 아스피린을 복용하게 되면 혈전 발생을 예방할 수 있고, 이에 따라 심각한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치과 시술, 특히 관혈적인 시술 시에는 이 약물을 복용한 상태에서 진행하게 되면 출혈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항혈소판제제를 예방적으로 복용하고 있는 고혈압 환자는 약물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고 수술을 진행하는 것이 추천된다(만약 예방적 목적이 아니라 치료목적으로 항혈소판제제를 복용 중이라면 다른 고려사항이 존재하며, 차후 항혈소판제제와 관련된 연재에서 상세히 기술할 계획이다).

치과 치료 시 고려사항 중 다른 하나는 어떠한 치과치료를 계획하고 있는지에 대한 것이다. 140/90으로 측정된 환자가 국소마취를 동반하지 않은 보존수복치료를 받는 것과 깊게 매복된 제3대구치를 발치하는 것은 다를 것이다. 완벽한 국소마취를 통해 통증조절이 시행된 상태에서 장시간의 치료보다는 여러 번 짧은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환자의 스트레스 발생을 줄일 수 있다. 최근 치과 분야에 minimal invasive surgery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고혈압환자에서 술 후 통증을 관혈적인 수술방법을 택하는 것 보다는 가능하다면 환자에게 최소 침습을 통해 시술하는 것이 추천된다(치조정접근 상악동거상술, 컴퓨터나 스텐트를 이용한 임플란트 시술 등).

 

평소 임상에서 전신질환을 가진 환자를 치료할때 가졌던 궁금증이 있는 분은 이메일(hj2@dentalarirang.com)로 문의해 주시면 답변 내용을 연재에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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