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종 교수의 아프리카 여행기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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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종 교수의 아프리카 여행기 19
  • 이승종 교수
  • 승인 2017.08.17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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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것에 대한 감사



Himba 마을에는 모두 10여 명의 사람들이 사는데, 그 중 남자는 5명, 여자들이 12명, 나머지는 아이들이란다. 이어서 젊은 여자들이 화장하는 것을 보러 움막 안으로 들어가니 모닥불이 피어져 있고 화장통 안에서 알 수 없는 연고 같은 것을 꺼내서 불에 태우고 재를 모아 얼굴에 바른다.

탈 때 나는 연기는 온몸에 쬐어 마치 훈증을 하듯이 하는 것이 이네들의 목욕이란다. 

우리는 먼저 나와서 그들이 만든 공예품을 구경하는데, 일여덟 살쯤 되어 보이는 여자 아이가 잽싸게 나무로 만든 아프리카 특유의 길쭉한 사람 인형을 가지고 나와서 내민다. 어차피 하나는 사주려고 했던 것이라 아이의 엄마쯤 되어 보이는 여자에게 값을 물어보니 200랜드(16000원 정도)를 달란다.


아무리 도와주는 셈 치고 사주려고 했어도 너무하다. 물론 깎아주는 것 고려해서 불렀겠지만, 다른데 서는 50~60 랜드면 되는 걸 가지고…. 그래도 어차피 도와주려고 온 건데… 100 랜드를 주니 고맙다고 얼른 받는다. 모든 것이 좀 찜찜하다.

Himba촌 가이드도 뺀들뺀들한 게 마음에 안 들고 여자들도 아이들도 모두 기획된 상품 같이 보여 기분이 별로다.


나오는 출구에 학교가 있어서 들어가 보니 대여섯 평정도 되는 움막 안에 선생 혼자 앉아서 손톱을 다듬고 있고 아이들 여남은 명이 자기들 끼리 놀이를 하고 있는 것이 전혀 학교 공부와는 무관한 것처럼 보였다. 이래저래 무거운 마음을 안고 Himba 촌을 나서는데, 나만의 느낌이 아니었는지 미구엘이 오더니 “Feel so bad to see them”한다. 이건 나미비아 정부가 Himba족을 이용해서 앵벌이 하는 범죄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창문이 없는 토벽이다 보니 태양은 작열하는데도 어둡다. 천장에 구멍을 뚫고 페트병에 불을 담아 매달아 놓으니 빛이 반사되어 제법 전구처럼 환하게 비친다.

모든 것이 부족한 사막에서 나름 아이디어다.

한참을 더 달려 Outjo지역에 있는 Etotongwe 캠프장에 도착했다.


Etotongwe 캠프장은 우리가 가본 캠프장 중 가장 시설이 좋았던 곳이다. 바도 멋있고 와이파이도 빠르고 수영장까지 딸려 있다.

대충 텐트를 치고 모두 수영장으로 달려가니 어럽쇼, 벤과 라지가 먼저 와서 앉아 있었다. 4×4 짚차(여기서는 사륜구동을 모두 4×4 라고 부른다)를 타고 왔는데, 짚차 지붕에 텐트가 달려 있어 원터치로 텐트가 설치된단다. 동물이나 독충으로부터도 안전하고 잘 때보면 경치가 죽여준다고 자랑이다.

값은 얼마를 주었냐고 물으니까 1주일에 미화 900불정도 된단다. 이 친구들 손가락 한번 잘못 놀리는 바람에 트럭킹 여행 경비의 두 배 이상 경비를 치렀다. 더구나 밥도 자기네들이 손수 해 먹어야 하니 손해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

저녁 때 캠핑장으로 와서 같이 식사를 했는데, 자기 음식을 따로 가지고 왔다. 라지는 철저한 채식주의자라 Vegan이라는 채식음식만 먹는데, 그 동안은 멘지가 잘 챙겨줘서 문제가 없었는데, 따로 다니려니 식사가 제일 문제라고 한다.

마트를 만나기도 힘들지만 마트가 있어도 Vegan 음식재료를 구하기 어렵고 더구나 캠핑장 식당에 Vegan음식이 따로 있을 리가 없다. 할 수 없이 캔으로 된 Vegan 음식을 구해서 끼니때마다 먹는다고 한다.

얼마나 힘이 들까. 아무거나 잘 먹을 수 있는 것만 해도 정말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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