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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탈아리랑 편집자문위원 좌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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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탈아리랑 편집자문위원 좌담회
  • 윤미용 기자
  • 승인 2012.08.10 13: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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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치과계 불황극복 프로젝트 I] “위기의 치과계 어떻게 살릴 것인가”

 

“동료치의 간 신뢰회복이 급선무다”

 

모두가 치과계의 위기를 이야기한다. 안팎으로 급변하고 있는 보건의료환경은 치과계가 위기에 대처해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도록 하고 있고,  보다 능동적인 대응에 나서도록 주문하고 있다.

<덴탈아리랑>은 지난달 26일 서울 모처에서 치과계 오피니언 리더인 본지 편집자문위원을 초청해 침체기를 겪고 있는 치과계의 현황과 원인을 진단하고, 내외부적으로 마련할 수 있는 대책을 논의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교육자로서, 개원의로서, 동료이자 선배로서 다양한 의견을 나눈 좌담회에는 최대균(최대균치과) 원장, 박준봉(경희대치전원) 치전원장, 홍삼표(서울대치전원) 교수, 임순호(대한치과보철학회) 회장, 현재만(한국임상교정치과의사회) 회장, 한성희(한성희치과) 원장이 참석했다. 사정상 참석하지 못한 이승종(연세치대) 교수는 별도로 의견을 전달해 왔다. 사회는 김지현 본지 편집국장이 맡았다.

참석자들은 이슈가 되고 있는 개별 사안들에 대한 대응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에 주력한 과제를 제시했다.

 

“성장 일변도 윤리의식 외면 처참한 경쟁 불러”
김지현(이하 김) 요즘 치과계가 ‘위기’라고들 이야기한다. 오래 지속돼 온 경기불황과 의료영리화 기조에 따른 정책 변화, 각종 규제, 불법네트워크치과의 등장, 치과경영조차 어려운 수가 등 치과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 많다. 지금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현재만(이하 현) 인터넷 등 대중매체의 발달과 함께 치과의 이윤추구 양상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불법네트워크치과가 대표적인 예다. 치과계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을 지배하는 기류이기도 한데, 성장 위주로 내달려오면서 결과만 중시하고, 과정의 도덕성이나 정당성을 배제하고 있는 경향이 안타깝다.
이승종(이하 이) 초창기 치과가 ‘이 해박는 집’으로 종로에 들어온 후 오랜 세월 의료인이라기보다는 ‘장이’로서 취급 받던 과거를 생각할 때, 치과의사라는 직업적 존재가치를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때 같다.
박준봉(이하 박) 치과계 내부적으로 경쟁은 치열하고, 신뢰는 떨어졌다. A치과에서 B치과로의 리퍼? B치과에서 C치과로 환자 보내는 것? 요즘은 거의 없다고 할 정도다.
한성희(이하 한) 재밌는 통계가 있다. 건강보험공단에서 지난해 통계낸 것을 보니 치과의원 수가 15059개소인데, 각 기관당 평균 한 달 건강보험 매출평균이 763만원이다. 그런데 2006년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등이 치과요양급여비용 환산지수를 계산하려고 치과의 경상비를 계산했는데 640만원이다. 이미 2006년에 치과 관리비가 그랬다면,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해도 6년이 지난 지금 보험매출은 오로지 관리비만 된다. 이익은 비급여에서 창출해야 한다는 건데, 비급여 부문에서 자본력을 앞세운 거대 네트워크치과들이 이익을 취하려 하면 환자들이 그곳을 찾는다. 치과는 결국 생존권의 문제에 부딪힌거다. 그러면서 경쟁은 더욱 심해지는 것이다.

“치과의사 인력수급 조절 머리 맞대야”
김 그렇다면 이렇게 치닫는 경쟁은 어떻게 완화시킬 수 있을까.
현 인구는 감소하는데 치과의사는 많아지고, 수가는 낮아지니 갈수록 개원환경은 악화된다. 장기적으로 치과의사 수를 줄여 나가야 한다.
한 최근에 대한치과의사협회도 치과의사 인력 수급 관련해 TFT를 구성했다. 치과계가 살기 위해 중점을 둬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정부도 이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등의 연구보고서에서 과잉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과거에는 치과의사 과잉 문제에 대해 대학 교수님들께 동의를 구하기가 어려웠는데 근래는 공직에서도 공감대가 있는 것 같다.
최대균(이하 최) 치과의사 수를 줄이는 것이 가능할지 모르지만 왠지 정부가 수가 문제와 연결시켜 밥그릇 싸움으로 오해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홍삼표(이하 홍) 치과의사 인력수급 조절은 장기적으로 봐야한다. 금세 바꿀 수 있는 정책들이 아니다. 전문직 인력수급도 좀 넓은 시각으로 봐야 할 필요가 있다. 왜 치과의사 인력을 줄이기 어려울 만큼 여전히 치과의사를 요구하고, 지원하는 이들이 많은가. 다른 계열을 전공했을 때 의·치대에 비해 미래가 불안하다. 치과의사를 선택하도록 만드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는 것이다.
임순호(이하 임) 슬슬 인력을 줄일 필요는 있지만 매우 어렵다. 당장 학교들에서부터 줄일 수 없다. 또 일반 학부모들 입장에서도 툭 하면 바뀌는 교육정책과 마찬가지로, 자녀를 보내고 싶은 대학의 정원 문제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서로의 이해가 상충하며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장기적으로 치과의사들의 해외진출의 길을 터주고, 또 해외환자를 적극 유치해 국내에 새로운 파이를 창출하는 것을 병행해야 한다.

“원만한 개원환경 보장할 제도적 보완”
김 인력 수급문제도 그렇지만 이외 치과계 개원환경과 밀접한 법·제도를 보완해야 할 것도 상당할 듯하다.
임 공직에 있다가 개원을 하니 보조인력 문제가 개원가에 상당한 고충임을 느낀다. 마땅한 유휴인력 활용 방안도 제시되고 있지 않고, 매번 직원 채용 때마다 개별로 어려움을 해결해야 한다. 보조인력 문제를 치협-치위협 간 더욱 적극적으로 해야 하지 않을까.
이 수가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들의 존경을 받으려면 일선 치과의사들이 기본적인 진료에 충실하고, 환자의 치아 하나라도 자기 치아처럼 아끼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이처럼 올바른 의료질서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치과의사가 기본적인 치료만으로도 삶을 살 수 있도록 수가 지원이 따라야 한다.
현 치과의사전문의제도의 검토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2014년부터 1차 의료기관에서 전문과목 표방이 이뤄질 경우 일부 새내기 전문의들이 네트워크치과와 결합해 ‘전문치과’를 등장시킴으로써 개원가에 또 다른 파장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기득권을 포기한 치과의사들의 심각한 권리 침해가 있을 것이다.

“치과계 대내외적 신뢰 회복이 필요하다”
박 치과계의 어려움을 풀기 위해 해야 할 것 중 하나가 바로 국민의 신뢰를 얻는 것이다. 최근 들어 더욱 치과계를 바라보는 시각이 녹록치 않다. 떨어진 위상을 끌어올리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 내부 힘으로 상당히 어려울 것 같아 요즘 외부와 함께 찾아 볼 고민이 있다.
한방, 치과, 의과, 약국 등을 연계해 토탈리퍼시스템을 만드는 것을 구상하고 있다. 의약계가 모두 어려운 가운데서 국민건강을 위한 공동시스템을 만들고, 국민은 통합적 진료를 받고, 의료계는 상생하는 것이다.
이 결국 치과의사들이 치과의사 본연의 일은 하지 않고 자기 주머니를 채운다고 국민들이 느끼는 한 치과의사 신뢰 회복은 어렵다. 악교정수술이나 교정, 임플란트가 국민의 필요를 충족시키고 진료의 폭을 넓혔지만 대다수 치과의사가 이 방향이라면 국민의 저항을 받게 된다. 존경받으려면 개개인이 기본적 진료에 충실하고, 윤리회복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단 환경적으로 뒷받침된 조건에서.
한 요즘은 대국민 신뢰도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치과의사들 간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더 시급하지 않나 싶다. 치과계 내부 문제를 서로 신뢰할 수 있어야 해결도 할 수 있는 것인데, 이전투구를 벌이며 돈 이야기만 하고 있다. 치과의사들의 신뢰를 마련하는 계기도 중요할 것 같다.
최 처음 예치과가 등장할 당시만 해도 네트워크의 긍정성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그러나 일부 네트워크들이 덤핑하고, 독식하는 방향으로 굴러가면서 치과계 내부의 신뢰가 떨어진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치협 장기적 안목서 정책 추진 능력 갖춰야”
현 이런데서 치협의 역할이 중요하다. 중앙위의 올바른 역할에서 분위기가 형성된다. 즉자적인 현안 대응을 넘어 장기적 정책대안을 제시할 수 있도록 치협의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수많은 현안을 정책적 대안을 갖고, 전체 흐름 속에서 추진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
이제 학연, 지연으로 치과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탄탄한 정책집단을 형성해 긴 호흡으로 치과계를 이끌어 갈 수 있어야 겠다.
임 옳다. 치협이 연속적으로 현안을 이끌고 나갈 수 있는 브레인을 형성해서 조직을 키워야 한다.
그동안 소모적으로 대응해 온 사례도 있다. 치과계가 해결해야 할 현안은 상당히 많다. 대국민 홍보 또한 부족하다. 치과계가 국민에게 올바른 잇솔질조차 제대로 알려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균형있게 현안을 이끌어 가야한다.
홍 객관적으로 보기에 지금 치협 집행부가 매우 힘들 것 같다. 사안이 너무 많다. 치협에만 기댈 것이 아니라 건전한 치과계 문화와 의료질서를 고민하는 자생적인 모임이 만들어지면 어떨까도 기대한다. 어떤 제도나 변화에 앞서 대안을 마련할 그룹이 생기면 치협은 부담을 줄이면서도 치과계가 스스로 뭔가 생산하는 흐름이 생기지 않겠나.
한 정부를 설득하기 위해 막강한 힘을 가지려면 치협을 중심으로 단합이 돼야 한다. 우리끼리의 이견으로 좋은 정책이 엇나가는 경우도 있다. 똘똘 단합할 수 있는 힘도 바로 신뢰다. 장기적인 먹거리는 진료 아이템을 찾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사 간의 신뢰, 동료의사들 간의 신뢰다.

“치과계 언론이 신뢰 회복 돕는 가교역할 하길”
박 모두 불신의 골이 깊은 것을 알고 있다. 치과계 전문 언론매체들이라고 해도 언제나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장을 마련해야 한다.
최 치과계 전문 매체의 기자들이 어쩌면 더 정확한 눈으로 현재의 원인을 진단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예전에 비해 변화한 것 혹은 그에 따른 문제점들을 다양한 시각으로 짚을 수 있으리라고 본다. 참신한 대안을 제시하고, 또 고민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 언론매체들이 필요하다.

 


 

 

진행 김지현 편집국장
정리 이현정기자  사진 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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