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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종 교수의 아프리카 트럭여행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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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종 교수의 아프리카 트럭여행⑪
  • 이승종 교수
  • 승인 2017.03.30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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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감동


Swakopmund에 가는 도중에 도시 이름이 유래 됐다는 Swakopmund 강을 지나는데, 강이라고 해도 건기이기 때문에 물을 볼 수가 없고 주변에 달 표면과 같이 생긴 산이 있다고 해서 들러간단다.

Lunar landscape은 원래 수평으로 결이 있던 바위산이었는데, 지층 변화에 의해 한쪽이 가라앉으면서 똑 같은 경사면을 가진 아름다운 모습으로 변했다고 한다. 실제로 보면 끝도 안 보이는 거대한 바위산들이 나무라고는 찾아볼 수도 없어서 황량한 달 표면을 보는 것 같다. 실제로 이곳에서 스페이스와 관련된 영화도 촬영 했다고 한다.


다시 한 시간 정도를 가니 바다가 보인다. 그동안 사막만 보아왔던 일행이 함성을 지른다. 벌써 서늘한 기운이 느껴지는 것이 여름 같으면 오늘 도착해서 바다 수영도 하고 물놀이를 즐길 테지만 오늘은 날씨가 추워서 수영은 어려울 것 같다. Swakopmund에 도착하기 30분 전 쯤 Walvis라는 도시에 들러 만으로 형성된 습지에서 서식하는 홍학의 일종인 Flamingos를 본다.

Walvis는 독일이 나미비아를 정복했을 때 마지막까지 내놓지 않았던 항구도시로 지금도 유럽인들한테는 Swakopmund와 더불어 유명한 휴양지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모든 집들이 독일풍이다.


Swakopmund에 도착해서 우선 내일 사막에서 할 수 있는 Activity를 예약했다. 사막에서 할 수 있는 Activity로는 얼마 전 ‘꽃보다 청춘’에 소개 되었던 샌드보딩, 사륜 사막오토바이, 패러글라이딩 스카이다이빙 등이 있는데, 우리 부부는 사륜오토바이와 내가 오래 전부터 꼭 해보고 싶었던 샌드보딩을 신청했다. 우리 일행 중에도 일곱 명이 샌드보딩을 신청했다.

숙소인 Amanpuri Travellers Lodge에 도착하니 전형적인 Back packer 들을 위한 롯지였는데, 6일 동안의 사막생활에 지친 일행들은 특급호텔이라고 환호성이다.

배정된 방에 들어가 보니 King size 침대 하나에 나름대로 소박하게 그림도 붙어있고 무엇보다 욕탕이 딸린 전용 목욕실이 있어서 반가웠다. 보통 여행할 때는 이것도 호텔인가 싶을 정도로 소박한 숙소였지만 고생한 끝에 얻은 숙소라 더 감동이 컸다. 트럭킹 여행에서 캠핑장에 도착하면 사람들이 제일 먼저 찾는 것이 와이파이 코드이다. 멀리 떨어져있는 친구들과의 교신도 물론이지만 많은 젊은이들이 트럭킹 여정 후에도 계속해서 새로운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비행기, 버스표 예약이나 호텔 예약 등으로 와이파이가 되는 곳이면 늘 스마트폰을 끼고 앉아있다.

이곳 Amanpuri도 와이파이가 되기 때문에 일행들은 샤워도 하지 않고 와이파이 접속하느라 부산들을 떤다. 그러나 와이파이가 되더라도 방이나 텐트까지 되는 곳은 거의 없고 대개는 Reception Desk나 바 근처에서만 터진다. 우리 방은 Reception과 바로 붙어 있어서 혹시나 하고 와이파이를 연결해보니 ‘와~’ 연결이 된다. 별 것 아닌데도 여행을 하다보면 감동을 받게 된다. 오래간만에 노트북을 열어서 밀린 이메일을 정리하고 카톡으로 친구들한테 사진과 안부를 전하니 사람 사는 곳에 온 것 같다. 그런데 아직도 왜 우리한테 그렇게 좋은 방이 배정 되었는지는 지금도 모르겠다.

우리가 제일 연장자이기 때문일 것도 같고 아니면 혹시 우리가 제일 먼저 투어신청을 했었기 때문일까? 어쨌든 이런 식의 방배정의 우선권은 다른 숙소에서도 계속 되었다. 그동안은 샤워하는 틈틈이 속옷 정도만 빨래를 하면서 다녔는데, 이곳 롯지에는 세탁서비스가 있다. 프런트에 가서 세탁을 하고 싶다고 하니까 20리터 정도 되는 세탁물 주머니를 주는데, 그 속에 아무리 꽉꽉 채워도 한 주머니에 100랜드(8000원 정도)란다. 꼭 필요한 것들만 챙겨서 꽉꽉 채워서 맡기니까 다음날 점심때쯤 다 되었단다.

고급호텔 런드리처럼 다려까지 주는 것은 아니지만 제법 정성스럽게 개어 주름도 별로 없다. 주름이 있건 없건 백패커들의 옷차림은 어차피 구깃구깃하고 편한 차림 위주이기 때문에 전혀 상관이 없다. 아마 앞으로 어디를 가도 이렇게 편한 복장으로 여행 다니기도 쉽지 않을 것 같다.


간단한 세탁은 세면대에서 적당히 해서 텐트 안이나 주변 나뭇가지에 널어 놓으면 몇 시간이 되지 않아 다 마른다. 덜 마른 옷가지들은 트럭 안에 걸어 놓으면 낮 동안의 뜨거운 태양과 건조한 공기 때문에 금방 마른다. 처음에는 서로 눈치 보느라 조심하던 것이 열흘쯤 지나니까 창문 걸이마다 빨래가 주렁주렁이다. 몇 시간이 지나면 너무나 바짝 말라서 바스라지지나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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