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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치과의사의 자존심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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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치과의사의 자존심 (上)
  • 윤미용 기자
  • 승인 2012.07.05 1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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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새로운 치과의사들이 배출되고 있다. 2012년 1월에도 새로운 치과의사 775명이 배출되었다. 그러나 최근 수년 동안 치과의사의 수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나타난 변화로 인해 치과의사로서의 자존심은 많이 상실되었다. 최근 일부 대형 네트워크 치과들과 대한치과의사협회가 대결하게 된 것도 치과의사의 자존심이 크게 훼손되었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이다.
요즘 젊은 치과의사들은 개업과 취업이 모두 어렵다. 개업해도 수입이 보장되지 않고 적자를 보기 일쑤이며 취업에는 한계가 있다. 치과의사 대량 배출시대의 희생양이 된 것이다.  이런 현실이 계속 되다 보면 의료서비스 업체가 돈을 받고 환자에게 치과의사를 소개하는 알선 행위가 일어날 지도 모르겠다. 기성세대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치과의사는 쏟아져 나오고 있고 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문 닫는 치과들도 눈에 띄게 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의료가 자본과 손잡고 의료진이 카드회사 모집원이 되었을 때 이 사회는 어떤 방식으로 균형을 잡을 것인가? 현실이 이렇다고 낙담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이런 시대에 치과의사로서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무엇일까?
치과의사 수의 급증 등 환경의 변화는 치과의사의 자존심을 지키려는 의지를 약화시키는 큰 요인이다. 이제 우리는 생존을 위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 전문분야를 개척하고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실력을 배양해야 한다. 남들이 하지 않는 일도 마다하지 않고 발로 뛰어야 한다. 우리는 어려움이 발생할 때마다 노력하는 만큼 성과가 있다는 신념으로 열심히 해야 한다. 대한치과의사협회는 적정한 치과의사 수를 제안하고 이를 관철시키기 위한 사업을 시행하여 현재의 어려운 환경을 헤쳐 나아가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아울러 무료의치사업, 무료진료소 등 치과의사의 사명을 실행하기 위한 각종 공익사업을 시행해야 한다. 무엇보다 치과의사 스스로의 의지와 서로에 대한 격려가 치과의사의 자존심을 유지하는 가장 큰 힘일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치과치료라는 브랜드에 머물렀지 총괄적인 치과 치료의 격을 높이려는 노력은 부족했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명품들은 제품이 우수하다는 이유만으로 사람들이 줄을 서서 그 제품을 사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바로 명품이 갖는 신용과 매력 그리고 지지도가 만드는 것이다. 치과의사 스스로 진정성과 품격, 역지사지의 나눔의 마음과 행동이 있어야 국민의 존경이 따르는 것이다. 미국교정학회지 편집장님이 얼마 전에 쓴 글이 생각난다. 본인은 진료대 두 대와 직원 한 명으로 병원을 운영했는데 자신의 진료를 받기 위해 환자들이 두 달은 기다려야 했다는 글이었다. 지금 우리는 어떠한가? 우리는 과거보다 더 좋은 시설과 인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과거보다 더 훌륭한 명품 치과의사인가 우리 스스로 반문해 봐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치열한 경쟁의 환경 속에서도 영혼의 가치를 지켜나가야 할 것이다. 사람은 빵만 갖고 행복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치과의사 윤리 선언이 우리 모두의 일상에 스며들어 모든 이들의 가슴 속에 감동의 메아리를 일으켜야 한다. 마치 세종대왕이 ‘길 잃은 아이의 엄마를 찾아주라’는 어명을 내려 신하와 백성들의 마음을 감동시켰듯 우리 자신들을 돌아보고 성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영혼의 가치가 무엇인가 성찰하고 그것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내 갈 길이 바빠도 우리가 걸어온 길을 잠시 돌아보자. 우리 치과계의 역사를 모르는 것은 애국가를 작곡한 사람이 베토벤이라고 대답한 53%의 초등학생들과 다를 바 없다. 우리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에 교훈이 있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이 있다. 과거 치과계가 어떠했는지 돌아보고 그것에서 교훈을 찾는 것은 우리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일례로 전문의제도만 해도 그렇다. 오늘부터 새로운 규칙이 시작되니 이미 치과의사 자격이 있는 자 혹은 치과대학 학생 중 원하는 사람은 전문과목 중 하나를 선택해서 기한 내에 신고하라는 경과규정만 두었어도 얼마나 좋았을까? 최소한 자신의 손안에 든 빵을 빼앗기는 사람들은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완전한 방법은 없다. 운명이다. 그러니 이제는 전문의제도 문제를 해결하고 앞으로 나아가자. 지금은 진도를 빼고 잘 운영해야 할 때다. 직원 한 명이 몇 달 전에 아프리카의 베냉이란 곳으로 2년간의 선교 봉사를 위해 파송되었다. 어려운 곳에 도움을 주러 간다고 한다. 그런데 아프리카 베냉에는 우리에게는 없는 치과전문의가 있다. 법에 규정된 치과전문의에 대한 논의만 벌써 60년째다. 재수도 힘든데 60수는 너무 심하다. <다음호에 계속>

 

모마치과 민승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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