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종교수의 칼럼] 미움 받을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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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종교수의 칼럼] 미움 받을 용기
  • 이승종 교수
  • 승인 2015.04.24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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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종(연세대학교치과대학 보존학교실)

 

얼마 전에 졸업한 제자로부터 『미움 받을 용기』라는 책을 받아서 재미있게 읽었다.

골자는 한 청년이 가지고 있는 인간관계에서의 고민을 노 철학자와의 대화형식을 빌려 풀어나가는 내용이었다. 이야기의 근간은 20세기 초 활동했던 ‘알프레드 아들러’ 라는 심리학자가 주창한 개인심리학의 논리를 기조로 현재 우리 주위에 있는 많은 번민들은 이전에 일어났던 많은 나쁜 과거 때문이 아니고, 잘 안 풀리는 현재를 변명하기 위해 본인 스스로가 만들어놓은 덫이라는 것이다.

즉, 대인기피증을 가지고 있는 어떤 사람이 있다고 할 때 프로이트는 그 사람이 과거에 가지고 있던 트라우마.

예를 들면 부모가 일찍 이혼을 했다던가, 믿던 사람에게 심한 배신을 당한 경험 등을 통해서 원인을 찾지만, 아들러 심리학에서는 오히려 그 사람이 자신의 대인기피증을 합리화하기 위해 과거의 트라우마를 들춰낸다는 식이다. 그러면서 행복은 이러한 자기합리화를 타파하는 용기에서 시작된다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 중요한 것은 인생 항로에서 정해진 목표에 도달하려고 매 순간을 아등바등하는 것이 아니고, 목표를 향해가는 한 걸음 한 걸음마다 행복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에 따라서 어떤 음악가가 세계 제일의 연주자가 되겠다고 결심을 했다고 해도 매 순간마다의 연습을 즐길 수 없었다면 훌륭한 음악가가 되지 못했을 거고, 등산가가 정상을 올라가지 못했다고 한탄만 하는 대신 산길을 걷는 과정에서 발견되는 들꽃의 아름다움이나 나무, 새소리, 들판에서 즐거움을 찾다 보면 저절로 정상에 도달하게 된다는 논리다.

우리는 치과의사로 살면서 수많은 목표를 세운다. 돈을 많이 벌어 상류사회의 멋진 생활을 꿈꾸기도 하고 주위로부터 존경 받고 사랑 받는 의료인으로 살기를 원하기도 한다.

또, 동료치과의사로부터 실력을 인정받고 강의를 통해서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자기의 존재를 확인 받고 싶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목표를 모두 이루는 사람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대부분은 평범한 치과의사로 살아간다. 그렇다고 치과의사로서 실패한 인생인가? 만약 그가 자신이 이루지 못한 목표를 아쉬워하고 한탄만 하고 자기의 진심을 알아주지 않는 주변의 동료와 환자들을 탓만 한다면 그는 분명 실패한 인생을 살고 있는 것일 게다.

그러나 매 순간 찾아오는 환자에게 정성을 다하고 주변의 동료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마음을 가진다면 매 순간이 행복해 질 것이다.

틀림없이 몇몇은 말할 것이다. 무슨 공자 말씀이냐고. 아무리 진심을 다해 잘 해줘도 결국은 배신으로 돌아온다고. ‘미움 받을 용기’는 말한다. 타인에 대한 나의 기여는 그 자체가 기쁨이어야지 보상을 기대한다면 그 순간 실망하게 된다고.

즉, 타인에 대한 나의 기여는 나의 과제이고, 그것을 받아들이는지 말지는 상대방의 과제라는 것이다. 잠간 돌이켜보면 어떻게 모든 사람들이 나의 정성에 감사할 수 있겠는가. 받아들여질지 아닐지도 모르는데 상대방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데에는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혹시 우리가 환자들에 대해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은 정성을 다했는데도 내 정성은 알아주지 않고 엉뚱한 불평만 해대는 과거 환자들과의 불유쾌한 경험 때문이 아니라 처음부터 방어적인 벽을 만들어야겠다는 나의 굳은 마음에서 시작된 것은 아닐까?

우선 오늘 나를 찾아오는 환자들부터 내 마음의 벽을 허물 용기를 내보자. 하루하루 정성을 다하고 그 자체에서 치과의사로써 행복을 찾다 보면 저절로 돈도 벌리고 환자들에게 존경도 받을 것이며 주위 동료들에게서도 사랑받게 될 것이다.

나의 정성이 일부 환자들로부터는 배신이 되어 돌아오겠지만 그래도 더 많은 환자들은 그 정성을 알아주고 고마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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