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레진 급여 반대
상태바
[시론] 레진 급여 반대
  • 이재용 원장
  • 승인 2015.02.12 10: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재용(잠실 이재용치과) 원장

 

지난 2월 4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건강보험 중기보장성 강화계획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③ 건강한 미래를 위해 청소년·청장년 핵심질병의 조기관리를 위한 건강보험의 지원을 강화한다.
○ 청소년 충치예방을 위해 치아홈메우기 본인부담을 완화(‘17년)하고, 비용 부담이 큰 광중합형 복합레진 충치치료(일명 ’레진 충치치료‘)*를 우선 12세 이하 아동 대상으로 건강보험 적용 (’18년)
* 충치치료 재료 : 레진 등 심미성 충전재료(82.2%), 아말감(27.1%), 금(4.5%) (구강건강실태조사)

그런데 여기 하나 이상한 점이 있어 글을 쓰게 됐다. 실제 개원가에서 청소년들에게 보험치료로 많이 시행하는 글래스 아이오노머 충전은 분류조차 없는 것이다.

청소년 충치 치료에 많은 치과가 아말감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환자 보호자들이 수은과 혼합함을 알고 먼저 이를 꺼리는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글래스 아이오노머(GI) 충전이나 레진 충전을 권하고, 심한 경우 골드 인레이등의 간접충전법을 제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문제가 가시화되고 덴트포토 게시판을 살펴보니 청소년 충치치료를 보험으로 시행하는 많은 병원이 글래스 아이오노머 충전을 시행하고 있다는 답변을 본 적이 있다.

저 문건의 근거가 되는 구강건강실태조사 자료를 살펴보면 레진과 GI 충전을 구별하는 항목을 추가하지 않았다는 얘기인데, 물론 익스플로러로 긁어봐야 알 수 있는 경우도 있는 GI와 레진충전 사이의 차이를 간략히 검진하는 구강건강실태조사에서 비교하기 어려울 수 있었겠지만 어떻게 GI 충전이 심미성 충전재료로 분류가 돼 있는지 모르겠다. 

또한 18세 이하 청소년 실런트 치료가 급여화돼 있는 상황에서 노파심에서 하는 이야기이지만, 행여 실런트조차 레진치료로 분류한 건 아닌가 의구심이 든다.

왜냐하면, 수년간 근처 초등학교 구강검진을 시행한 결과 실제 레진치료 비율이 82%에 달할 정도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 정도의 비율은 실런트 치료가 행해진 제1대구치 정도의 결과라고 판단된다. 이를 근처 개원의들과 상의를 해본 결과도 같다.

당연히 정부정책의 근거가 되는 자료가 이렇게 나오면, 그 이후부터 협상은 상당히 어려워진다. 정부 측도 새로운 건강보험 항목을 추가하는 것보다는 기존 항목의 활성화를 더 선호할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치협 건강보험 파트에서 수년 전부터 아말감 유해성 논란이 일 때 복지부에 GI 충전이라는 대안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얘기가 되기에 너무나 답답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스케일링 급여화 이후 개원가는 새로운 활력을 찾았다. 스케일링은 매 해마다 반복되는 반복성 치료이므로 급여화는 국민의 구강건강을 위해서도 좋고, 치과산업을 위해서도 환영할 만한 일이다.

레진치료가 12세 미만 아동의 충치치료에서 GI 충전보다 월등하게 좋은 치료라면 모르겠지만, GI 충전의 수가 현실화 및 확산 이전에 치아우식에 대해 1회성 치료인 레진치료 급여화가 결정된 건 환영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또한 우선적으로 12세 이하 실시라는 단서는 향후 18세, 그리고 성인에서까지 확대될 가능성을 농후히 내포하고 있다.

일본의 예를 들어보면, 우리와 똑같은 과정을 거친 것으로 들었다. 아말감 유해 논란 이후 레진 급여화, 그리고 인레이 급여화, 크라운 급여화. 이 결과는 현재 치대 정원의 40% 정도만이 국내 학생들로 채워지고 있다.

그리고 레진 재료 급여화에 따라 재료조차 하향 평준화돼 보험되는 재료만 구매하다보니 십수년동안 같은 레진재료를 구매하는 등 구치부 레진이나 접착력 강화 등을 생각하지 못해 재료산업의 발전조차 저해되고 있다는 것이다.

수년간 틀니, 임플란트 급여화는 모두 치협 및 회원들의 의견이 크게 반영되지 않았다. 이 부분이 크게 이해가 가질 않을 따름이다. 이 문제도 협회 회원들의 동의와 의견을 수렴해서 정부와 추진해야 하는 것 아닌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소아치과 학회 등과 같이 GI 충전 및 실런트 여부에 관해 표본 초등학교 등을 정해 협회에서 정밀조사를 실시한 후 이 결과를 보건복지부에 보고를 하고, GI 충전치료의 효용성에 대해 정부를 설득할 수 있는 논문 및 연구결과를 제시해 설득을 부탁드린다. 

 ‘우선적으로 12세 이하 적용’ 이라는 말이 많이 걸릴 따름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기술 트렌드
신기술 신제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