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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를 만나다] 이화여자대학교 임상치의학대학원 김명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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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를 만나다] 이화여자대학교 임상치의학대학원 김명래 교수
  • 최유미 기자
  • 승인 2015.01.08 1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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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눈 앞 이익보다 근본적 ‘상생’ 고민해야”

김명래(이화여자대학교 임상치의학대학원) 교수는 38년 간 교직생활을 해오며 오랫동안 치과계를 지켜봐왔다. 정년을 앞두고 있지만 임상에 대한 열의는 남다르다.

“그동안 배운 것들과 해온 것들이 아까운 생각이 들어요. 얽매인 티칭에 구애받지 않고 나만이 알고 있는 노하우나 직접 개발한 치료 콘셉트를 하나씩 전수해주려고 합니다. 아직까지는 후학들을 위해 조금 더 일을 하고 싶네요”

더불어 사는 삶 살아야
장기적인 불황이 치과계에 깊숙이 자리해 경쟁의식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같은 건물에 치과가 여러 개 들어서고, 수가를 낮추며 자신만 살아남겠다고 남의 치과를 죽이는 형국이다.

김 교수는 “넓은 시각으로 치과계 전체가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을 설정해야 하는데, 지금은 하나하나 눈앞의 현안들만 바라보고 행동하는 것 같다”면서 “규제에 너무 얽매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치과의사전문의제도에 대해 “전문의제에 대해서도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전문의제 시행을 위해 노력해 왔다”면서 “지금까지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어 “무조건 전문의제는 안 된다고 제한하려고만 할 것이 아니라 멀리 내다보고 전문의들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 보는 것이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같은 동네에 서로 다른 전문치과가 들어서면 긴밀히 연결고리를 만들어 복합 환자의 경우 함께 협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김 교수는 “일단 눈앞의 일만 생각하니 뒤의 일을 생각하지 못하는것”이라며 “결국엔 자기 밥그릇 챙기기라는 소리 밖에 더 듣지 않겠는가”라고 쓴소리를 이어갔다.

그는 “이제는 막으려고만 하는 인식을 벗어 버릴 필요가 있다”면서 “규제를 풀고 서로 Booming 상생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불법과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치과들도 분명히 많습니다. 그러나 무조건 ‘아니다’라고만 하지 말고 포용하면서 이들을 어떻게 선처하고 끌고 갈 것인가도 생각해봐야 할 문제입니다. 외부에서 보는 치과의사들의 시각이 어떤가요. 떨어질 대로 떨어진 위상, 더 깎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김 교수는 규제와 잘못을 비난하고 막는 것도 중요하지만 치과계에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제대로 된 치료방법을 홍보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어린이들은 왜 소아치과에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구강외과 전문의가 사랑니 발치를 잘한다든지 치과의 강점을 더 국민들에게 알리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치과들끼리의 경쟁으로 수가는 점점 더 낮아지고 그러다보니 일부 치과에서는 치료를 대충해 사고가 발생하고 분쟁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당한 진료를 안전하게 잘 해주고 그 대가를 받아야 하는데, 치과에서 그런 부분에 있어 약점이 있는 편”이라며 “정직한 것이 답”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신의를 지켜야해
특히 김 교수는 요즘 일부 젊은 치과의사들에서 책임감이 결여된 모습이 나타나는 것에 안타까움도 전했다.

김 교수는 “인턴을 하겠다고 오는 학생들이 최근 몇 년 동안 중도포기자가 많이 나오고 있다”면서 “처음부터 의사를 밝히면 좋은데 모든 결정이 끝난 후 일방적으로 통보를 해 와 결원이 생기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또한 “이런 학생들은 치과대학 및 치전원에 입학하는 순간부터 돈을 벌려는 생각을 머릿속에 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빨리 개원할 생각만 하니 실력이 뒷받침 되지 않아 스탭을 예쁜 사람들로 뽑는다든지, 화려한 장비를 둔다든지 하는 겉멋에만 치중하게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치과의사라는 직업을 선택할 때는 정말 하고 싶어서 좋아서 선택해야 이런 오류를 범하지 않는다”면서 “평생직업으로 삼고 너무 빠르거나 느리게 가지 말고 스테디하게 가면 좋은 치과의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용한 곳에서 지역주민들과 함께 지역사회 속에서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는 동기들을 많이 봤다”면서 “그 자리에서 묵묵히 자기의 일만 열심히 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 소신을 밝혔다.

“환자를 대할 때 일희일비 하지 말고 정직하고 진중하게 성심을 다하면 환자는 자연스럽게 그 치과의사를 신뢰하고 따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다가 중단하는 것 없이 옳은 일이라 생각하고 신의를 지키면 인정받는 좋은 의사가 될 것입니다”

김 교수는 결혼식 주례를 서면 항상 ‘당.신.멋.져’라는 말을 한다. 당은 ‘당당하게 살아라’, 신은 ‘신의를 지켜라’, 멋은 ‘멋지게 살아라’, 져는 ‘져주는게 이기는 것이다’라는 뜻이라고.

김 교수는 “세상 어떤 이치에도 해당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서로 양보할 수 있는 것은 양보하고, 양심에 저촉되는 일은 하지 않으면서 당당한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우물 안 개구리’로 살지 말고 꾸준한 연구를 통해 치과계의 파이를 넓힐 수 있는 영역 개발도 필요하다”면서 “국민을 위하면서도 우리를 지킬 수 있는 방향으로 치과의사들이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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