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17:58 (금)
[사설] 파라벤 치약 논란, 치과계는 어디 있었나
상태바
[사설] 파라벤 치약 논란, 치과계는 어디 있었나
  • 이현정기자
  • 승인 2014.10.14 14: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번에는 일명 ‘파라벤 치약’이 온 이슈를 뒤덮었다.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받은 국정감사자료를 토대로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치약의 절반 이상에 유해성분 ‘파라벤’이 함유됐다고 주장한 것이 발단이다.

거기에 식약처 자문위원으로 활동해온 치과대학 교수가 대중매체에 파라벤이 암을 일으킬 수 있는 물질이고, 구강 내에 누적될 경우 혈류를 타고 오랫동안 체내에 잔존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전문가 견해를 밝히며 논란은 더 확산됐다.

오죽하면 식약처 국감을 ‘치약 국감’, ‘파라벤 국감’이라고 불렀을 만큼 파라벤 논란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일반 대중매체들은 암 유발 파라벤 치약이 버젓이 시판되고 있다는 기사를 송고하고, 국민들이 충격에 빠졌다며 불안감을 조성했다.

워낙에 정부의 ‘위해 관리’에 대한 불신이 크다보니 식약처의 발빠른 진화에도 불구하고, 파라벤 치약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식약처가 안전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발표한 직후에 거짓해명 역공을 당하기도 했을 정도다.

사실 치과계에서는 파라벤을 둘러싼 과도한 논란에 우려를 표하는 입장이 대다수다. 파라벤 논란을 불편한 시선으로 지켜봐 왔다.

파라벤 자체의 안전성도 물론이지만 치약에 사용할 수 있는 농도 기준치만 보더라도 우리나라의 기준치가 비교적 더 엄격한 편에 속해 걱정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학계에 따르면 그동안 학계에 보고되고 합의된 치약의 부작용은 성장기 아동에서 장기적인 삼킴으로 인한 치아불소과다증이 유일하다.

치과계가 내부에서 갑론을박을 펼치는 동안 국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확산됐다. 식약처의 공식 설명자료도 믿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찝찝하다는 여론이 높았다. 일선 개원의들은 이 논란을 환자에게 어떻게 설명하면 좋겠냐고 혼란스러워하며 서로 의견을 구하기도 했다.

이런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되는 동안 어느 치과계 단체도 발빠르게 국민을 안심시키는 제스처를 취하지 않은 것이 아쉽다. 권위있는 한 치과계 단체가 국민을 안심시키는 공식 의견 혹은 입장만 제시했더라도 불안감이 이 정도로 확산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국민과의 신뢰 형성을 과제로 내세우곤 하는 치과계가 전문가집단으로서 이럴 때 먼저 손을 내밀어 주는 것이 신뢰 형성의 첫 걸음이 아니겠는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기술 트렌드
신기술 신제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