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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를 만나다] 부산대학교치의학전문대학원 예방치과학교실 김진범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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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를 만나다] 부산대학교치의학전문대학원 예방치과학교실 김진범 교수
  • 최유미 기자
  • 승인 2014.10.10 1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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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치과의사 삶 위한 정체성 확립이 우선”

“시대 상황에 맞게 적응하면서 지나친 욕심을 부리지 않아야 합니다. 자신이 어떻게 살 것인가가 중심이 돼야지 돈의 노예가 돼서는 나중에 후회하게 돼요”

김진범(부산대치전원 예방치과학교실) 교수는 돈을 좇는 것에 급급한 일부 후배 치과의사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최근 치과대학 및 치의학전문대학원 전공의들의 일부 양상을 보면 소위 돈 되고 쉽고 편한 전공과목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고.

김 교수는 “치과의사가 돼 무엇을 하더라도 무리하지 않고 열심히만 한다면 경제적으로 중산층만큼은 지낼 수 있다”면서 “지금 많이 몰리고 있는 분야는 결국 포화상태가 돼 더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조언했다.

욕심을 버려야
작금의 치과계 개원가 환경은 점점 더 악화되고 있다. 이렇다보니 개원도 어렵고, 일부 치과의사들은 수익에 좋은 영향을 끼치는 진료에만 급급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김 교수는 “부자가 되기 위해 치과대학을 전공했다면 지금이라도 그만두고 다른 길로 가라고 권유하고 싶다”면서 “치과를 개업해 부자가 되려고 하면 무리할 수밖에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주어진 구강보건의료 일을 열심히 하다보면 사회 중산층 정도의 생활은 저절로 갖춰지게 되는데 욕심이 화를 부르게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세월이 흐를수록 전공자들은 개원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연구나 학문에 관심이 줄어들고 있다.

김 교수는 “재화가 제일 기준이 되는 신경제주의에 휩쓸린 탓에 후학들이 연구나 학문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이라며 “치과의사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하는 자신의 정체성 확립이 우선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무엇을 해야 행복할지에 대한 고민이 우선된 후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치의학 교육 연구 분야로 들어서서 세계적인 석학들의 강의를 직접 듣고 토론하는 즐거움이 얼마나 큰지 느껴보면 좋겠다”면서 “수입을 올리는 즐거움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깨닫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개원을 준비할 때도 처음부터 거창하게 벌이면 망하는 지름길임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며 “치과는 절대로 대기업이 될 수 없는 구조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에서 치과의사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것은 큰 행운이라고 김 교수는 말했다.

김 교수는 “치과의사는 자신과 가족들만의 헌신으로 된 것이 아니다”라며 “치대 및 치전원 운영은 등록금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며 나름대로 상당한 국고가 투입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치과의사의 사회적 의무를 설명했다.

그는 “임상실습에서 환자들의 협조가 있기에 치과의사의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것”이라며 “자기가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훌륭한 치과의사로서 제대로 된 삶을 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험진료 교과과정 필요
최근 개원가에서 치과건강보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보험진료를 하거나 시작하는 개원의가 많이 늘었다.

문제는 진료의 적정성 여부. 이 치료가 보험진료가 맞는지 헷갈려하는 경우도 많고, 잘못된 진료를 하는 경우도 있다.

김 교수는 “국민건강보험에서 적정진료 여부는 어쩔 수 없이 서류로만 심사하게 된다”면서 “치과계 여러 인사들의 동의로 규정돼 있는 보험진료 절차는 지켜가면서 진료를 하면 크게 어렵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국내 상당수 치과대학과 치의학전문대학원에서는 제도적인 측면에서 국민건강보험을 가르치지만 진료비 청구에 대해서는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 곳이 많다는 점을 지적한다. 제대로 된 교육이 뒷받침 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대학 및 대학원이 학문에만집중하기보다 치과계 직업인 양성에도 기여해야 하는 것이 옳다”면서 이어 “그렇기 때문에 교과과정에 건강보험 청구과목을 개설해 제대로 된 방법을 가르쳐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예방’ 중요성 피력
OECD 국가 중 유일하게 대한민국에만 보건복지부 산하 구강건강과가 없다. 정부에서 예방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국민구강보건과 관련된 사업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고, 노인들의 의치 보험진료 등의 혜택이 늘고 있다는 것은 국가보건사업이 역행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노인들에게만 주력하고 아이들의 예방사업에는 뒷짐지고 있으니 발전하기는 더욱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예방진료를 하지 않는다고해서 논란이 되거나 이슈가 되지 않는다. 그렇기 에 정부에서도 당연히 도외시할 수밖에 없다.

김 교수는 “제대로 된 담당자만 생겨도 차근차근 하나씩 시작할 수 있다”면서 “모든 행정은 조직부터 시작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립치의학연구소도 같은 맥락에서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면서 “치협에서도 왜 필요한지를 주장해줬으면 좋겠다”고 피력했다.

현재 점점 예방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추세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일반인들의 의식이 고취되고,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새로운 차별성을 찾다보니 예방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라고 설명한다.

김 교수는 “스케일링 보험화 이후에 조금씩 관심이 높아지면서 치아홈메우기, 불소도포 등도 함께 늘고 있다”면서 “임플란트만으로는 이제 한계가 왔고, 이미 드러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예방진료라는 것이 무조건 질병이 생기지 않게 하는 것도 있지만, 기존에 있는 질병을 더 심해지지 않게 하는 것도 있다”며 “금전적인 부분이 뒷받침될 수 있는 다양한 진료 프로토콜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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