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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진화하는 머구리들 “너무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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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진화하는 머구리들 “너무하네”
  • 최유미 기자
  • 승인 2014.09.25 0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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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사각지대 놓인 환자들 피해 여전 … 단속할 방법 없어 고민만


소위 ‘머구리’라는 무면허 치과의사들의 활개는 도저히 막을 수 없는 것일까.

최근에도 무면허 치과의사가 잇달아 검거되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노인틀니 급여화가 시행된지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의료장벽이 높기만한 틈을 타 노인층이 머구리 피해에 상당수 노출되고 있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도 의료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에게는 무용지물인 것이다.

점점 더 지능화된 수법
불법치과진료는 사람들을 모아 주로 특정 가정집에서 몰래 시술하는 전통방식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피부관리실, 네일샵 등에서 문신 같은 피부미용시술과 더불어 대범하게 이른바 ‘야매’ 행위로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불법치과진료 행위로 시술받은 부위가 곪거나 잘못돼 2차 피해가 잇따르고 있고, 악화된 구강상태로 결국 치과에 내원해 이중고를 호소하는 환자가 상당수에 이른다.

머구리들의 수법도 점점 진화를 거듭해 혹시나 하는 의구심마저 떨쳐 버리도록 조직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18일 김포경찰서는 의사면허 없이 불법으로 치과시술을 하고 수천만원을 챙긴 가짜의사 A씨를 구속했다. 치과기공사 출신으로 드러난 A씨는 2010년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일대를 돌며 17명을 대상으로 34차례에 걸쳐 Bridge 시술을 해주고 한 번에 100~200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다.

붙잡힌 A씨의 경우 의심을 받지 않도록 여성과 남성 한명씩을 대동해 전직 간호사화 후배 치과의사라고 속여 피해자들을 안심시켰다.

지난해 말 농촌지역을 다니며 노인들을 상대로 치료행위를 하다 적발된 B씨의 경우는 자신의 RV차량 트렁크에 보철을 깎는 기계와, 마취제 등 치과용 의료기기들을 싣고 다니며 이동진료차량 행세를 했다.

이들은 의료비의 부담을 느끼고 있는 노인환자들을 주로 겨냥하는데다 점점 전문화된 수법으로 피해자들에게 접근하며 의료인이라고 믿게 해 신고할 틈마저도 쉽게 주지 않는다.

제보 의존할 수밖에 없어
머구리의 불법 행위는 더 지능화되고 교묘해지고 있지만 불법 행위에 대한 단속은 묘연한 실정이다. 곳곳에서 벌어지는 행위를 일일이 감시하고 단속해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치협 관계자는 “지부별 포상금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면서 “불법진료는 암암리에 이뤄지기 때문에 제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적발된 머구리가 치기공사 출신이라는 보도에 치기협의 고민이 깊다.

이형원 치기협 법제이사는 “치과기공사가 불법을 저지른 것이라면 회원에서 영구 제명하는 규정이 있다”면서 “그러나 과거에도 치기공사 출신의 머구리가 붙잡힌 사건이 있었는데, 당시 관할 경찰서에 확인해보니 면허확인을 하지 않은 사례였다”며 일련의 사건으로 치과기공사 이미지가 훼손되는데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 법제이사는 “치기협 차원에서의 조사 및 형벌을 위해 관할 경찰서에 범법자에 대한 신상을 요청한 바 있으나 거절당했다”면서 “피의자의 신상을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실제 정말 치기공사인지조차 확인할 수 없어 답답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비의료인의 불법 의료행위는 ‘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에 해당,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면서 “징역 및 벌금형에 처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로 제보에 의해 보건소나, 검경, 심평원, 공단의 현지조사 등 다양한 곳에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며 “지금 시행되고 있는 포상금 제도를 점차 확대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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