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를 만나다] 연세대학교치과대학 이근우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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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를 만나다] 연세대학교치과대학 이근우 학장
  • 최혜인 기자
  • 승인 2014.08.21 0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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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하고 감사할 줄 아는 ‘영혼’ 가진 전문가 필요”

“나 혼자만 잘 먹고 잘 살려는 것이 아니라 동료를 배려하고 후배를 이끌어주는 장인이 치과계에 필요하다”

상생의 모델인 치과계 장인의 필요성을 역설한 이근우 학장의 삶은 봉사로 점철돼 있다. 평생 환자를 섬기는 봉사로, 많은 후배 치과의사들에게 또 한 명의 ‘장인’으로 존경받고 있는 인물.

이근우(연세치대) 학장은 “환자를 돕고 남을 돌보며 사는 것이 보람 있는 삶이라고 생각했다”며 “평생 환자를 치료하고 봉사하겠다는 마음으로 치과계에 입문하게 돼 벌써 41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고 말했다.

“학창시절에는 환자를 많이 만나보지 못했기에 치과의사로서의 보람이나 동기 부여가 적었지만 수련의 때부터 많은 환자를 접하면서 점차 치과의사로서의 만족감을 느끼게 됐다. 노인환자에게는 저작의 즐거움을 알려주고, 어린 환자에게는 시기에 맞는 심미적이고 기능적인 치료로 환자에게 만족을 줬을 때 그제서야 치과의사라는 직업에 100% 만족하게 됐다”

이 학장은 “학생이 치과의사로서의 기초를 닦는 기간이고, 수련의는 기초를 실습에 대입하는 시기였다면, 개원의·교수가 돼서야 비로소 치과의사로 완성되고 확신을 갖게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포기하지 말고 노력할 것”
이 학장은 ‘보철학교실’ 교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학창시절에 보철실습을 가장 싫어했다고.

“모든 실습과정이 어려웠지만 그 중에서도 보철실습이 가장 어려웠다. 처음 접하는 재료들을 각기 다른 술식으로 접근해야하니 복잡하고 힘들었다. 그러나 배울수록 보철은 치과진료의 가장 마지막에 하는 핵심치료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렇기에 보철에 대한 자신은 없지만 가장 중요한 치료인 만큼 회피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해 전공으로 선택하게 됐다”

처음부터 진료를 잘하는 사람은 없다. 이 학장은 지금 실력이 부족하다고 기죽거나 포기하지 말고 한 단계씩 정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지금도 학생들에게 성실함과 노력을 가장 우선하라고 가르치고 있다.

“못하는 사람을 혼낼 필요가 없다. 현재 실력이 없고 못한다고 할지라도 차근차근 성실하게 노력하는 사람이라면 오히려 칭찬을 해야 한다. 하지만 실력에 상관없이 노력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따끔하게 혼내야 한다. 치과의사는 단순히 구강만 바라보는 사람이 아니라 환자를 모두 알아야하는 전문가이기에 꾸준히 노력하려는 자세가 반드시 필요하다”
 

선배가 먼저 모범을 보여야…
“치과의사는 구강에 대한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치과의사는 단순한 기술자가 아니라 구강의 전반적인 이해와 환자에 대한 배려를 바탕으로 한 숙련가가 돼야 하며 그에 맞는 소양이 필요하다”

치과의사는 맡겨진 일만 수행하는 단순노동직이 아니다. 환자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전문가로서의 능력이 필요하고 능력에 비례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이 학장은 “치과의사의 삶은 일반 치과의사, 달인, 장인의 세 단계로 나눠진다고 생각한다. 달인은 숙련가로 일정 수준의 능력과 임상 노하우가 생기면 쉽게 도달할 수 있지만 거기에 만족하지 않고 그 이상으로 노력하고 올바른 마음으로 진료해 장인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면서 “특히 장인은 혼자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밑에 있는 사람들을 이끌어 줄 때 비로소 완성되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 같은 ‘장인’은 치과계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이 학장은 강조한다. 예컨대, 현재 치과의사 인력수급 조절을 위해 치과대학 정원을 줄이는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지만 해결은 요원하다.

이에 대해 이 학장은 “개원의나 교수들이 퇴임할 때 젊은 치과의사들을 데려다 자신의 업무를 가르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퇴임을 하더라도 병원이 폐업해 없어지는 일 없이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일어나면서 치과계가 발전할 수 있다. 이것이 치과계에 장인이 필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학장은 선배들이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주문한다.

“최근 치과계에는 영혼이 없는 치과의사들이 너무 많다. 치과의사에게 영혼이 없으면 단순히 돈을 버는 기계에 불과하다. 치과의사가 영혼을 가지려면 나를 통해 환자가 삶의 기쁨을 얻고 그로 인해 내 삶이 감사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것은 선배들이 먼저 환자를 배려하고 존중하고 신뢰를 구축하는 삶을 살 때, 후배들이 깨닫고 따라올 수 있으므로 선배들이 먼저 각성해야 한다”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최근 치과계가 어렵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에게 이 학장은 단호한 목소리로 “치과계는 과거에도 힘들고 어려웠다”며 “이는 부정적이고 협소한 시각으로 치과계를 바라보기에 나오는 말”이라고 밝혔다.

“내가 치과계에 처음 입문했을 때에도 치과계가 어렵고 힘들다는 말이 있었고 지금도 똑같은 말이 나오고 있다. 쉽고 편한 날은 없었고 항상 치과계는 어려웠다. 그러나 단순 경제논리를 바탕으로 치과계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조금만 배려하면 다 같이 잘 살 수 있는데 혼자만 살겠다고 발버둥치기에 지금 치과계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고 느껴지는 것이다”

또한 “지금 치과계는 깜깜한 어둠이라고 생각해 자신의 손에 들려진 촛불만 지키기에 급급한 사람이 많다. 그러나 그 촛불을 다른 사람들과 모은다면 더욱 밝은 빛이 돼 어둠을 벗어날 출구를 찾을 수 있다”며 “편협한 시각에서 벗어나 잠시 주위를 둘러보는 여유를 가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라는 성경 구절처럼 남을 배려하고 생각해야만 치과계의 위상도 높이고 동시에 어려움을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다.

“힘들 때 나보다 더 힘든 사람에 대한 배려와 이타심을 갖고 생활한다면 돈보다 더 큰 것을 얻을 수 있으나 그것을 모르는 사람이 요즘 너무 많아 안타깝다. 경제논리에 국한되지 않고 세상을 바라보면, 더 보람있고 행복한 삶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다. 그것을 꼭 알아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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