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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우먼] 프리랜서 선호경 통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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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우먼] 프리랜서 선호경 통역사
  • 최유미 기자
  • 승인 2014.07.24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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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운다는 마음으로 즐겁게 통역해요”

지난 5월 9일~11일 열린 ‘SIDEX 2014’에서 해외 각국의 대표들이 서울시치과의사회 임원진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는 중화구강의학회, 타이페이치과의사회 등 중화권에 속한 나라들도 참석했다.

특히 이날 간담회에서 한국의 치과의사와 중화권 치과의사의 가교 역할을 하는 이가 눈에 띄었으니 바로 중국어 통역으로 치과계와 인연을 맺게 된 선호경 프리랜서 통역사다.

“아는 분의 소개로 우연하게 시덱스에 참여하게 됐어요. 어떤 행사가 있는데 저를 추천했다면서 해보지 않겠냐고요. 처음엔 시덱스라는 행사가 이렇게 큰 행사인지도 모르고 하겠다고 했죠. 막상 하려니 얼마나 부담이 되던지…그래도 잘 끝나서 다행이에요”

‘치과’라고 하면 임플란트, 충치치료 하는 곳으로만 인식해왔던 그녀는 시덱스 규모와 행사내용을 보고 부담이 많이 됐다고. 그러나 일상적인 대화와 간단한 PPT 발표 정도라고 안심을 시켜 용기를 낼 수 있었다.

선 통역사는 “큰 행사라고 하니 나중에라도 도움이 될 것 같아 욕심을 내봤다”면서 “행사 관계자분들과 간담회에 참석한 중화권 대표들이 편안하게 대해 부담을 덜고 행사에 나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이는 타이페이치과의사회 회장. 처음 만났을 때부터 헤어질 때까지 많은 관심을 갖고 격려해줬다.

“시덱스 시작 전 저녁식사 자리에 통역이 필요하다고 해서 먼저 만났어요. 그날 타이페이 회장 사모님이 생일이어서 케이크를 사서 생일파티도 했어요. 한국의 문화, 전 같은 먹을거리나 사우나, 관광명소들도 소개해줬습니다. 편한 자리여서 좀 더 쉽게 친해질 수 있었고 간담회 때도 어렵지 않게 통역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선 통역사는 “간담회 끝나고 사고 싶은 제품이 있는데 부스에 함께 가 통역을 부탁한다고 해서 구매할 수 있게끔 도움을 드렸다”면서 “타이페이 회장이 내년 3월 자국에서 하는 행사에 꼭 오라고 초청하고 고맙다면서 같이 사진도 찍었다”고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이어 “인사치레겠지만 그런 말씀을 해주신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했다”면서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게 된 것 같아 시덱스 참석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중국어 회화 체질에 맞아
부모님의 권유로 고등학교 졸업 후 중국 유학길에 오른 선 통역사는 중국에서 대학을 다니면서 언어를 익히고 재미를 붙이게 됐다.

선 통역사는 “처음에는 말도 안통하고  힘들어 바로 귀국하려고도 했다”면서 “익숙해지니 살도 오르고 대학 졸업 후에도 한국오기가 싫을 정도로 중국이 좋았다”고 말했다.

중국어를 익히는 것은 힘들었지만 모든 언어는 노는 문화에서 배운다고들 하지 않는가. 선 통역사 역시 중국인들과 직접 부딪히고 함께 어울리면서 언어를 익혔다. 그 덕에 회화실력은 일취월장했다.

“학교에서 교수님이 넌 회화는 완벽한데 문법을 너무 못한다면서 공부 좀 하라고 지적을 많이 받았어요. 말은 잘하면서 어법은 왜 이렇게 틀리냐고 하더라고요. 그땐 그냥 지나쳤는데 한국에 들어와 자격증 시험을 보니 공부를 다시 해야 될 정도였어요. 말하는 것은 재미있는데 문법에 맞고 쓰고 하는 것은 저와는 안 맞는 것 같아요”

그녀는 회화가 자신에게 더 맞다보니 출강이나 통역하는 일을 주로 하고 있다. 개인과외도 하고 있는데 주로 회화를 가르치고 있다.

선 통역사는 “평소에는 학생들 개인과외도 하고 수출과 관련된 업체 회사원들을 상대로 정기적인 출강을 나가고 있다”면서 “간간히 중국에서 오는 바이어 통역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어는 공부를 해도 막상 현지에서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배우는 것과 다른 발음으로 알아듣기가 힘들어서다.

선 통역사는 “한국인들이 중국어를 어렵다고 하는 이유는 회화책에 나와 있는 발음과 실제 중국인들이 사용하는 발음이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며 “중국어 책에는 정확한 발음이 쓰여 있는데 중국인들은 ‘얼~’ 발음이 심해 쉽게 알아들을 수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지 사람들과 직접 부딪히지 않으면 이론으로 공부한 것만으로는 어법이 부족할 수 있다”면서 “발음에 주의하면 익히는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것 알아가는 재미
프리랜서로 출강과 통역을 하면서 선 통역사는 ‘통역’이 자신이 몰랐던 분야를 알게 되고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일임을 강조했다.

친구들은 나이가 있으니 자제하라고 하지만 무언갈 알아간다는 점에서 재미를 느끼기 때문에 열심히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어쩌면 평생 겪어보지 못할 분야를 통역하면서 접하게 되는 것이잖아요. 워낙 호기심이 많고 뭐든 해보고 싶어 하는 성격이라 새로운걸 알게 된다는 점이 재미있는 것 같아요. 모르는 분야라 처음에는 어렵게 느껴지지만 이렇게 또 공부도 하게 되고 언젠가 제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이런 생각으로 지난 시덱스에도 참여하게 됐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분야를 접하면서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 번 일해보고 싶은 것이 그녀의 마음이다.

선 통역사는 “어떤 일이든 인생에 있어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치과계에서 중국어 통역이 필요한 일이 생긴다면 언제든 도움을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아직 이루고자 하는 목표나 꿈이 완성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더 많이 배우고 알아가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치과계도 많은 매력이 있는 분야인 것 같아요. 기회가 된다면 함께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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