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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0주년 기획-미래] 디지털 스며든 개원가 생태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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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0주년 기획-미래] 디지털 스며든 개원가 생태계는?
  • 이상연 기자
  • 승인 2022.03.18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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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기공소 벽 허물어질 것, 보조스탭 줄고, 서비스 영역까지 디지털화 예상”
“디지털 교정, 가이드 임플란트 수술 등 각광받을 것” 
“보급은 시간 필요… ‘구강스캐너’조차 8% 수준”

 

디지털화의 물결이 거스를 수 없는 파고(波高)로써 치과계에 들이닥치고 있다. 2000년대 초중반, 디지털 엑스레이와 CT·파노라마 등 디지털 영상진단장비의 보급으로 치과계에 ‘디지털화’ 물결이 일렁였다.

이후 2010년대 초반, CAD/CAM 소프트웨어의 등장은 치과보철 기공계에 일대 혁명을 일으켰다. 아울러 인상재가 없는 인상채득을 가능케 하는 디지털 오랄스캐너는 치과 진료의 패러다임을 바꿀 핵심 진단장비로 자리매김하며 디지털화를 더욱 가속화시켰다. 이어 최근 몇 년간 디지털 장비를 활용한 임플란트 수술용 가이드, 3D프린터 시스템까지 개발·보급돼 치과계로 스며들고 있다.

이들 장비에 카메라가 내장된 핸드피스와 유니트체어 등 치과 장비까지 더해지면 ‘디지털 덴티스트리’가 구축된다. 비록 장비의 보급화 속도는 더딘 편이지만, ‘디지털 덴티스트리’라는 화두는 치과계 전체에 새로운 성장의 동인을 던져주는 핵심주제로 부상중인 것은 사실. 더욱 신속하고 정확한 진료·경영 시스템을 추구해 온 개원가는 이러한 시류를 특히 예의주시 중이다.

강익제(NY치과) 원장, 김석범(오늘치과) 원장, 나기원(연수서울치과) 원장, 서정욱(연세편안한치과) 원장 등 4명은 수년전부터 디지털 전파에 힘껏 목소리를 내고 있는 인물들. 이들에게 치과계 디지털화의 현주소부터 디지털화로 변화될 진료 및 경영, 그에 따른 생존전략과 전망까지 들어봤다. 
<편집자 주> 

 

 

Q 치과계 디지털화의 현주소를 진단해본다면.
 


강익제 원장: 디지털 진단장비의 보급화가 진행중이라고 할 수 있다. 치과에서 디지털 장비를 이용해 Surgical Guide나 임시치아를 직접 만드는 풍경이 낯설지 않으며, 학생들의 인상채득을 구강스캐너로 대체하는 대학교 학부도 생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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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범 원장: 디지털 덴티스트리의 트렌드화는 부정 못할 현실이 됐다. 다만, 디지털 장비 구매와 완벽한 실사용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우리보다 일찍 구강스캐너가 도입된 미국을 보면 디지털 시스템을 갖추는데 걸림돌이 되는 요인을 비용, 스캔속도, 연회비, 고객 서비스 등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한 재정적인 부담 커 장비를 사용하지 않는 치과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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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기원 원장: 디지털로 시공간의 큰 제약이 없는 환경이 구축되는 중이다. 보철치료를 위한 인상채득 과정을 예로 들면, 예전에는 구강 내 정보 등을 물리적으로만 주고받아야 했으나 이제는 병원에서 해당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세상이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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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욱 원장: 강연에서 목 터져라 ‘디지털의 편리성’을 부르짖어도 큰 관심이 없던 5년 전에 비하면 요즘은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디지털 장비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졌고, 장비를 들여놓은 치과 또한 이전보다는 늘었다. 하지만 대세라고 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다.
디지털 덴티스트리의 핵심 장비인 구강스캐너 보급률만 놓고 보더라도 전체 치과의 약 8%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알고 있으며, 그중 완벽한 사용법을 숙지 못한 원장님들도 적지 않다.

Q 디지털로 치과의 진료형태는 어떻게 변화될까

강익제 원장: 진료형태의 변화는 사실 치과의 규모와 환자 수에 큰 영향을 받는 영역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디지털이 진료의 어느 부분까지 개입하느냐에 따라 치과의 진료 행태는 △치과에 마련된 기공소에서 고용된 기공사가 모든 기공물을 만드는 경우부터 △프로그램을 다루는 진료보조 인력이 원내에서 간단한 임시치아나 가이드를 만드는 경우까지 변화된다.

김석범 원장: 소위 ‘디지털 노마드(디지털 장비를 휴대한 채 자유롭게 떠도는 사람)’ 시대에는 원격진료와 원격수술로봇 등이 도입된 진료를 예상해볼 수 있다.
또한 디지털 보철물이 디지털 플랫폼 구조 안에서 더 빠르고 정확하게 제작돼 오류없이 환자의 입안에 delivery되는 과정이 예상되는데, 이에 발맞춘 고도로 전문화된 작업의 분업화와 더불어 새로운 직업분야도 탄생하지 않을까.

나기원 원장: 디지털 소프트웨어 및 장비가 진보한다면 치과-기공소 간 영역이 점차 허물어지지 않을까. 수복치료 과정을 관련 예로 들면, 구강스캔 후 수복물을 디자인해 그 결과물을 가공하는 치과기공사 영역까지 의사가 다룰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는 과도기 단계로써 아직은 진료의 각 과정을 담당자가 맡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이다. 다만, 지금보다 디지털 소프트웨어 및 장비가 진보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고 보며 그렇게 되길 바란다.

서정욱 원장: 가장 큰 변화를 꼽는다면 인상채득 과정에서 구강스캐너가 이용된다는 점일 것이다. 인상재의 자리를 구강스캐너가 대체하는 셈이다. 또한 임플란트 시술에서는 구강스캐너와 CBCT 등으로 확보한 디지털 영상을 활용해 수술가이드를 제작할 수 있으며, 이 가이드를 사용해 보다 안전하고 외상이 적은 수술을 할 수 있다.

Q 경영 형태의 변화를 예측해본다면

강익제 원장: 접수부터 시작해 차트작업, 수납까지 환자에 대한 서비스 영역 전반에 걸쳐 디지털화가 이뤄지지 않을까 예측한다.
서비스 작업 시간이 대폭 단축될뿐더러 환자 역시 환영할만한 일을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디지털로 인해 여러 과정이 축약된다면 치과나 치과기공소에서 보조스텝의 역할 또한 많이 줄게 돼 인건비 감소 측면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다.

김석범 원장: ‘기술’이 강조될수록 사람들은 더 많은 정서적인 ‘터치’, 즉 접촉을 원한다는 의미의 ‘High Tech, High Touch’를 가치로 삼는 치과가 많아질 것이다.
디지털 장비를 구매할 여력이 없거나 매출이 높지 않은 의원급의 소규모 치과에서는 특히 핵심 가치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나기원 원장: ‘디지털 진료 여부’가 치과 매출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따라 ‘디지털 진료’를 내세운 치과들이 지금보다 더 많아지지 않을까. 이는 구강스캐너를 활용한 디지털 인상채득을 선호하는 환자들이 부쩍 늘고 있는 현실에 입각한 추측이다.

서정욱 원장: 디지털을 이용한다면 직원 수가 많지 않더라도, 보다 높은 수준의 진료가 가능해진다. 내가 부족한 부분을 컴퓨터로 메꿀 수 있기 때문이다. 훌륭한 의사를 옆에 둔다고 생각하면 편하겠다. 기존에 하던 것에 새로운 영역까지 추가되니 자연스럽게 환자는 늘 것이고, 매출 역시 상승할 것이다.

Q 디지털 시대 개원가의 생존전략을 꼽는다면

강익제 원장: 전체 치과의 생존이라는 측면에서는 사실 정부의 시책(임플란트 보험 확대 등)과 같은 요소가 큰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한다. 일각에서는 원내 예방용품 및 건강기능보조식품 전시·판매 등을 미래 개원가의 매출증대용 방안으로 제시하기도 하나, 이는 서비스로는 성공적일수는 있겠지만 직접적인 매출증대 효과는 미비할 것으로 본다.

나기원 원장: 병의원의 경쟁력은 결국 진료의 퀄리티에 의해 결정된다는 입장이다. 치과 치료는 대부분 장기적으로 얼마나 안정적인 결과를 내느냐로 평가되는 만큼 예지성 있는 진료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경영 1순위 가치가 돼야 한다는 말이다. 디지털 장비는 이를 보다 윤활하게 해주는 윤활유와 같은 역할을 해줄 뿐이다. 노력과 결과만큼 좋은 진료 전략은 없다.

서정욱 원장: 디지털을 배워야 한다. 정확한 기한은 못 정하겠지만, 반드시 진료의 거의 모든 과정에 디지털이 개입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전세계 모든 분야가 디지털 시대로 돌입 중이잖나. 치과도 마찬가지다. 그런 시기가 오면, ‘본 뜨는 치과는 안 간다’는 말이 나올 수도 있다. 


Q 디지털 보급화로 인해 각광받을 진료를 예상해본다면

강익제 원장: 좀 더 쉽고 빠르면서 비용도 적게 드는 다양한 방식의 보철물, 그중 임플란트나 교정은 특히 더 각광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의치 제작까지 점차 가능해지면서 의치 역시 쉽고 빠르게 만들 수 있게 되리라 생각한다. 

김석범 원장: 디지털 교정, 가이드 임플란트 수술, 플라즈마 신경치료 등 디지털 기술이 도입돼 기존 방식보다 훨씬 수월하고 정확한 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간단한 케어만으로 통증 발생 전 단계까지 예방할 수 있는 예방진료 또한 보편화되리라 생각된다.

나기원 원장: 디지털은 기존의 진료를 더욱 편리하게 해주는 수단으로, 특별히 각광받을 진료 영역을 꼽기 힘들다. 그보다는 임플란트 치료가 지금보다 더 나아질 여지가 가장 많지 않을까.
실제로 가이드 수술 덕분에 그간 다소 까다로웠던 임플란트 수술이 훨씬 간단해지고 있다. 특히 그간 불가능했거나 복잡했던 술 후 보철 과정이 디지털 시스템의 도움을 받아 심플해지고 있다.  

서정욱 원장: 디지털을 접목하는 진료는 거의 다 주목받게 된다고 생각한다. 그 예로 임플란트의 경우는 앞서 언급한 컴퓨터를 이용한 가이드 수술을 들 수 있겠다.

Q 마지막으로 디지털화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이 있다면

강익제 원장: 치과계 전반에 디지털이 도입되면 진료의 속도나 퀄리티가 상향평준화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만큼, 그에 따른 직원 교육도 수반돼야 할 것이다.
우려되는 부분은 디지털을 도입하기에 앞서 디지털 장비의 사용 방법과 직원에 대한 교육이 선행되지 않는 경우이다. 특히 디지털 장비는 사용법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해 활용을 못하고 방치만 한다면, 본 의도와 다르게 거추장스러운 물건이 될 수도, 돈 낭비가 될 수도 있다.

김석범 원장: 이 대목 또한 ‘High Tech!, High Touch’를 꼽을 수 있다. 이는 제가 운영중인 오늘치과의원의 핵심가치이기도 하다.

나기원 원장: 디지털의 흐름은 거부할 수 없고, 거부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아직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도 분명 있지만, 빠른 속도로 나아지고 개선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디지털을 진료에 적용하고 또한 적응함으로써 진료 시스템을 편리하게 전환시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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