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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모 원장의 마음의 창] 마스크 쓴 예쁜 아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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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모 원장의 마음의 창] 마스크 쓴 예쁜 아가씨
  • 김관모 원장
  • 승인 2021.12.30 0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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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에서 발표되는 코로나19 확진자의 수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계속 증가하다가 전국 발생의 70%에서 80%사이를 오르락내리락 하는 시기다.

쉬는 날에 집에만 있다가는 몸에 좀이 날 것 같아 수락산에 올랐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다. 아침 일찍 등산을 시작해서 정오가 되기 전에 하산을 하게 되었다.

 지하철 좌석에 앉아 반쯤 정신을 놓고 흔들리다가 정신을 번쩍 차리고 다시 눈이 무거워 지기를 반복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날씬한 다리가 앞에 보였다.

서서히 그러나 남이 오해하지 않게 무심한 듯이 눈이 위로 향한다. 다리와 같이 늘씬한 몸매에 주먹만 한 얼굴을 갖고 있는 긴 머리 아가씨가 서 있었다. 무슨 중요한 것을 보는지 시선은 스마트 폰에 집중되어 있었다. 쌍꺼풀 진 큰 눈하며 어쩐지 오뚝 할 것 같은 코, 반듯한 이마, 화장도 곱게 하고 있었다. 커다란 마스크는 얼굴의 반을 가리고 있었고 유난히 마스크가 커보였다. 눈을 돌려 다른 사람의 마스크와 크기를 비교하며 보니 그 아가씨의 마스크가 크기도 하지만 얼굴 크기가 유난히 작은 것도 한 몫 하여 그렇게 보였다.

 그런데 갑자기 그 아가씨가 빨리 지하철에서 내려 주기를 바라기 시작했다, 나는 고속터미널역까지 가야 해서 아직 가야 할 정거장이 많이 남아있었다. 

 아가씨 얼굴이 작은지 마스크가 큰 것인지는 모르지만 마스크를 쓰기는 했는데 턱에만 살짝 닿아 있고 얼굴 위쪽으로는 붕 떠 있었다. 손가락이 들락날락 할 정도로 완전히 개방된 마스크였다. 저렇게 쓰면 안 되는데 속으로 안절부절 하기 시작했다. 아가씨에게 마스크를 잘 눌러서 얼굴에 달라붙게 해서 밀폐를 확실히 하라고 말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갈등을 하고 있었다. 혹시 다른 사람도 그렇게 쓰고 있나 눈을 돌려 보았다.

조금 떨어진 곳의 예쁘게 보이는 아가씨도 그렇게 쓰고 있는 것이 보였다. 나는 순간 위기의식을 느꼈다. 이 칸에 있다가는 나의 건강에 치명적 손상이 올지도 모르겠구나. 빨리 이곳을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음 역에서 아가씨가 내리지 않는 다면 내가 다른 칸으로 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제발 아가씨가 내리기를 기원했다. 다행히 다음 역에서 아가씨가 하차를 하였다. 나는 아직도 10개 이상의 역을 가야 하는데, 고마운 생각이 들었다.

 지하철에 앉아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왜 마스크를 저렇게 쓰고 있을까? 방송으로 많은 계몽을 하고 있는데 나만 그런 광고를 보았나? 젊은이들은 TV를 보지 않나? 답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 그러다가 마스크를 내리고 얼굴에 분칠을 하는 모습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나는 여기서 답을 찾은 것 같다. 정답이 아닐 수도 있지만 이것이 정답인 것 같다.

이 아가씨는 누군가를 만나러 가는 길이다. 그리고 정성스럽게 화장을 했다. 그리고 화장이 지워지면 안 된다. 그래서 마스크를 눌러 쓰면 안 된다. 결국 헐겁게 얼굴에 닿지 않게 마스크를 쓸 수밖에 없다. 

나는 계속 생각을 한다. 그 아가씨에게는 마스크를 쓴 체 하는 가식이 필요하지 마스크의 방역기능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아마 카페나 음식점에서 요구하는 마스크의 패스 기능만이 필요한 것이다.

 갑자기 이러한 광고 문구가 보인다. ‘앞니 치료를 잘하는 치과’ 여기서 나는 치과의사가 해야 할 일의 본질을 생각하게 되었다. 이 광고가 나에게 주는 의미는 ‘나는 쉬운 치료만 하고 돈을 많이 벌겠소.’ 하는 것이었다. 치과의사가 하는 일은 돈을 잘 버는 것이 본질인가? 

치과의사는 치아 때문에 아픈 사람, 밥도 잘 못 먹어 건강이 나빠지는 사람, 못생긴 이로 사회적으로 고통 받는 사람을 구해주는 훌륭한 직업인이다. 자기의 역할을 하며 돈을 잘 벌기도 한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가식으로 패스권을 얻는 마스크가 아닌 진정한 역할을 하는 치과인의 자세를 생각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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