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탈아리랑 - 대한치과감염학회 공동기획] 코로나19 시대에 대처하는 치과의사의 자세 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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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탈아리랑 - 대한치과감염학회 공동기획] 코로나19 시대에 대처하는 치과의사의 자세 ⑤-1
  • 이병진 소장
  • 승인 2021.09.16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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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지 않는 구강세균, 원인균 파악해 안정되게 관리하기

세균과 진균, 바이러스 등은 구강질환이 발생한 사람뿐만 아니라 건강한 사람의 구강에도 상주하고 있다. 구강세균에 관한 여러 역학연구를 통해 치과질환의 원인균 대부분이 구강에 이미 상주하는 중이며 다양한 유전적·환경적 요인으로 세균층이 변화하면서 구강질환이 발생한다고 알려지고 있다.

이것이 치아우식증과 치주질환이 급성 감염성 질환이 아닌 만성질환의 전형적인 형태로 나타나는 이유다. 구강의 세균은 이처럼 다양한 종류와 요인이 얽힌 복잡한 관계이기 때문에 질병 유발 세균을 제거해서 구강질환을 치료하려는 시도는 사실 효과도 의미도 없다. 그 대신 구강세균을 잘 관리해 안정적인 상태로 만드는 대안이 대두된다.

최적의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원인균
구강 내 세균은 부유하기보다 바이오필름(biofilm)의 형태로 구강조직에 부착된 상태로 존재한다. 구강은 영양분이 직접 들어오는 곳이기도 하고 소화기관의 첫 관문이기도 해서 세균이 이용할 수 있는 영양분이 쉽게 분해되는 곳이다. 여기에 온도와 습도까지 세균이 증식하는 데 최적의 환경이어서 감염에 따른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은 언제 어떻게든 존재한다.

여러 종류의 세균은 각종 당류와 섬유질과 함께 치면세균막(dental biofilm)을 구성해 구강 내에서 독립적인 생태계를 이루고 있으며 쉽게 제거되지도 않는다. 구강세균층을 형성하는 많은 세균 중에서도 치아우식증과 치주질환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진 세균들이 질병의 원인으로 그리고 관리 목표로써 점차 중요히 여겨지고 있다.

선제적 검사로 구강세균 미리 파악
구강세균은 구강뿐만 아니라 온몸에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이 점점 더 많이 확인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구강의 세균을 파악하고 적절하게 관리하기 위한 방법 역시 개발되는 추세다. 특히 복잡한 구강 내 환경에서 관련 세균을 분별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나 구강 관리를 위해 필요한 과정 중 하나로 인식된다. 최근에는 세균 혹은 바이러스를 선제적인 검사로써 미리 파악해 질병이 발생하기 이전 관리가 가능해졌다는 사실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구강세균을 파악하려는 시도 중 최초는 바로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것이다. 1990년대 이후 치과계에 구강세균을 관찰하는 위상차현미경이 많이 도입된 바 있다. 세균의 초기 연구에서도 시도돼 많은 도움을 안긴 방법이나 이제는 현대적인 관점에서 임상적으로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살아있는 세균의 활동성을 관찰해 환자의 동기부여용으로는 사용되더라도 진료실에서 세균의 종류를 일일이 파악하고 수를 정량하는 것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분자생물학적으로 세균 검사법 진화 
그 대신 떠오른 방안이 바로 배양이다. 구강세균은 타액이나 적절한 당배지를 이용했을 때 잘 배양되는 특징이 있다. 다만 구강세균 배양을 진료실에서 하는 것은 치아우식증 원인균과 같이 호기성 세균만 가능하나 혐기성 세균은 엄격한 실험실 환경에서만 가능하므로 실제 활용은 불가능해 효용성이 떨어진다. 한편 치아우식증 원인균을 검사하는 방법이 일본이나 유럽을 중심으로 많이 활용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최근에는 생산 제품이 감소하며 과거보다 적극적으로 활용되지는 않는다.

배양하기 어려운 세균이나 잘 배양되지 않는 세균은 분자생물학적 방법을 통해 정량할 수 있다.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 체커보드 중합법과 유전자 증폭기술(PCR)을 이용한 분석 방법이 개발돼왔다. 그중 실시간 유전자 증폭기술로 알려진 Real-time PCR법은 타액 내 세균의 DNA를 추출해서 분석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치과진료실에서 타액을 수집해 서비스 제공 회사에 보내면 분석 후 주요 세균의 양을 분석해 통보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타액 표본을 이용해 구강세균의 수를 파악하는 서비스가 시작돼 활용 중이다.


구강세균 성공 관리로 치과진료 향상
구강의 세균은 각각 세균의 수가 질병을 유발할 만큼 많은 수로 검출되는지, 질병을 유발하는 세균의 비율이 그렇지 않은 세균보다 얼마나 많은지를 평가함으로써 개인의 구강질환 진행 및 위험 요인을 파악할 수 있다. 치료 전후의 비교를 통해 치료의 효과를 진단할 수 있으며 정기 관리 과정에서 검사할 시 예후 예측을 통해 관리 방법을 조금 더 개인 맞춤형으로 디자인할 수도 있다.
물론 치과치료의 모든 것을 세균의 변화만으로 결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 노력으로 잘 갖춰진 치과진료 프로세스에 구강세균을 관리하는 방법을 도입한다면 더욱 환자를 위해 큰 도움이 되는 치료 프로토콜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다음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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