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탈아리랑 - 대한치과감염학회 공동기획] 텃밭 가꾸기로 코로나 시대를 이겨내다
상태바
[덴탈아리랑 - 대한치과감염학회 공동기획] 텃밭 가꾸기로 코로나 시대를 이겨내다
  • 최희수 원장
  • 승인 2021.07.22 08: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로나19 시대에 대처하는 치과의사의 자세 ④

종종 치과건강보험이나 치과경영과 관련된 글을 기고하기는 했으나 텃밭을 주제로 글을 써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었는데 이렇게 쓰게 됐습니다. 텃밭이라는 의미를 사전에서 찾아보니 보통은 집 근처에서 작은 규모로 농사를 짓는 밭을 의미하며 규모상 상품으로 팔기보다는 농사짓는 사람이 직접 먹기 위해서 일구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그 규모도 생각되는 것처럼 작은 평수면 충분할 것입니다. 4인 가족 기준을 본다면 3~4평만 돼도 웬만큼은 넉넉하게 재배할 수 있는 면적이 됩니다.

그러면 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집이 분당입니다. 병원은 부천이구요. 15년동안 매일 하루에 왕복 100km를 출퇴근하고 있습니다. 모든 원장님께서도 그러하듯 환자와 직원들에게 치여 살고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나이의 앞자리가 달라질 때가 되니 무엇인가 변화를 갖고 싶어졌습니다. ‘내 이름으로 된 땅이라도 사 둬야겠다! 나중에 나도 농사도 짓고 은퇴를 조금씩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생각에 주변을 둘러보다가 우연히 용인의 농지를 구입하게 됐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어떠한 결과를 초래할지 당시에는 전혀 알지 못 했습니다. 지금이라면 망설이고 실행하지 못 했을 것 같습니다.

여하튼 이렇게 구입한 농지를 취·등록을 하고 나니 농지는 그냥 두면 안되고 반드시 자경(自耕)을 해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때마침 LH공사 사건도 터져서 어쩔 수 없이 농부가 돼 농사를 짓게 됐습니다. 면사무소에 가서 농업인 등록도 하고 단위 농협에서 계좌도 만들고 농기구도 이것저것 구입하고 ‘까짓거 농사 별거 있겠어? 그냥 하면 되지 뭐!’라는 생각으로 책 몇 권 사서 읽어보고 유튜브에서 궁금한 것 몇 개 찾아보고서 멋모르고 시작을 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이게 음.... 장난이 아니더군요.

땅을 파고 고랑과 이랑을 만들어야 한다고 해서 곡갱이과 삽으로 땅을 파보았는데 이게.. 돌이 얼마나 많은지 한평을 하는데 반나절이 꼬박 걸리는게 아닙니까? 온몸이 쑤시고 아픈데 골프 36홀을 3일 연속 나간 것 보다 더 힘들었습니다. 여하튼 우여곡절 끝에 100평 정도의 밭에 나름 고랑도 만들고 두둑도 만들고 나니 막 무엇인가 심어 보고 싶어졌습니다. 

그런데 그냥 심으면 안 되고  퇴비(풀, 짚, 동물의 배설물 등 여러 가지 재료를 발효시키거나 썩혀서 만든 천연 비료)를 줘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퇴비를 구입하게 됐는데 이게 은근히 냄새가 장난이 아니더라구요. 생각 없이 차 트렁크에 실고 왔는데 냄새가 빠지지 않아 몇 주를 고생했습니다. 

그런데 퇴비를 주고 나서 흙을 뒤집어엎어야 하는데(로타리) 이걸 하고 나서 두둑을 만들어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이미 두둑을 만들어 뒀는데.... 모르면 다른 사람들 따라 하거나 주변에 하는 것 보고하면 되는 것을 책과 유튜브로 공부를 하다보니 계속 시행착오를 겪게 됐습니다. 

봄이 되고 땅에서 쑥이 올라오고 하니 막 뭐라도 심어 봐야겠다는 생각으로 근처 모종가게에 가서 이것저것 마구마구 스웩있게 구입해서 막 심었습니다. 그런데 웬걸 일주일 만에 가보니 다 얼어 죽었더라구요. 같은 지역이라도 동네의 위치에 따라 작물을 심어야 하는 시기가 다른데 앞뒤 따지지 않고 시작한 게 잘못이었던 거죠. 그러고 보니 주변 밭은 아직도 그대로 놀리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이번에는 인터넷에서 DIY 비닐 하우스를 구입해 밭에 설치하고 그 밑에 작물을 심어 봤습니다. 확실히 잘 자라더군요. 그런데... 다시 몇 주 뒤에 바람이 많이 불어서 비닐하우스가 온 데간데 없어져 버렸어요. 작물은 잘 자라고 있어 다행이었습니다만 아무튼 별의별 일을 겪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일은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날씨가 더워지고 일조량이 많아지기 시작하니 하루가 다르게 잡초가 생겨나는데 그래도 농약은 절대로 사용하지 않겠다고 생각했기에 비닐 멀칭(밭에 검은 비닐 등으로 덮어 놓은 것. 잡초를 방지하고 수분을 붙잡아 두기 위한 것.)도 다시 하고 매주 주말과 주중 오프 때 가서 김매기를 했습니다. 그리고 나름 성과도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두손 두발을 다 들고 말았습니다. 이놈의 잡초들의 성장이 얼마나 빠른지 도저히 따라잡을 수가 없더라구요. 그래서 요즘에 그냥 대충 포기하고 지내고 있습니다. 포기하면 마음이 너무 편안해집니다. 욕심을 보리는 것이 답이더라구요.

최희수 원장이 직접 재배한 유기농 채소

작지 않은 저의 텃밭에는 흔하디 흔한 상추(적상추, 청상추, 로메인, 담배상추.....)와 깻잎은 당연히 넘쳐나고  오이, 호박(애호박, 조선호박), 수박(일반수박, 망고수박), 대파, 피망, 가지, 작두콩, 고추(풋고추, 아삭이고추, 청양고추), 파프리카, 옥수수, 더덕, 도라지, 산마늘, 참외, 생강, 토란, 들깨 등등 수많은 작물들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습니다. 물론 벌레들이 상당 부분을 제 작물을 훔쳐먹고 있지만 그래도 충분한 양이 나오고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나온 100% 유기농을 병원을 찾아 주신 환자분들께 나눠 드리고 있습니다. 제가 실행해본 여러 가지 마케팅 중에서 유기농 채소 나누기가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됐습니다.

사실 힘들기도 했지만 땅만 보고 작물만 보는 시간에는 아무런 잡생각도 없어지고 몸은 힘들지만 마음은 힐링이 되는 것을 많이 느꼈습니다. 거듭되는 진료와 코로나로 쌓인 스트레스를 슬기롭고 생산적인 텃밭가꾸기로 풀어 보심이 어떠신지요? 한번 도전해보시기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런제품어때요?
놓치면 후회할 핫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