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탈 MBA] 코칭철학과 진료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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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탈 MBA] 코칭철학과 진료철학
  • 박종석 코치
  • 승인 2021.07.08 13: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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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석 코치의 ‘성장하는 병원의 비밀’

어느 원장님과 12회 차 코칭을 계획하고 3회 차쯤 코칭을 진행하던 때였다. 코칭 시작 전 원장님이 제시한 주제를 2회 차까지 잘게 쪼개 세분화하고 이를 구체화해 목표를 설정한 후 첫 번째 세션이었다.

그런데 편안한 분위기에서 시작된 코칭은 갈수록 미궁 속으로 빠지는 느낌이 들었다. 원장님이 이야기하는 동안 코치의 머릿속에는 원장님이 아닌 코치의 생각이 지배하기 시작했고 ‘이건 이렇게 하면 되는데’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원장님은 눈치채지 못했지만 코치는 그날 진행된 코칭이 한마디로 엉망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치는 ‘과연 이 코칭을 잘할 수 있을까?’하고 심각한 고민에 휩싸였다.

코칭철학은 코칭 고객을 바라보는 코치의 관점을 말하는데 ICF(국제코칭연맹)에서는 코칭철학을 ‘고객이 자신의 삶과 일에 대해 전문가임을 존중하고 모든 고객은 창조적이며 자원이 풍부하고, 전인적인 존재임을 믿는 코칭을 고수한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즉, 코칭을 함께하고 있는 고객은 잠재력과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며 삶의 주인공이자 전문가로서 스스로의 내면에 해답을 가지고 있는 인간임을 코치가 신념으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코칭철학이 코치의 마음에서 흔들리게 되면 고객의 이야기를 온전히 경청할 수 없고 고객이 아닌 코치가 주인공이자 전문가로 행동하게 된다.

코치가 듣기보다 말하게 되고, 온전히 받아들이기보다 코치의 생각으로 고객을 판단하려고 든다. 3회 차의 코칭이 딱 그러했다. 그날 이후 코치는 코칭 전 코칭철학을 되새기며 차분히 기도하는 나름의 의식을 한다. 물론 고객에게는 3회 차가 그러했다는 것을 솔직하게 밝혔고 흔쾌히 이해해 주셨다.

코치의 고백이 계기가 돼 이어진 4회 차에서는 원장님의 목표와 코칭철학에 담긴 의미를 연결한 뜻하지 않은 이야기가 전개됐다. 코치로부터 들은 코칭철학의 의미가 병원에서 환자와 직원을 대하는 원장의 마음가짐으로 확대된 것이다. 환자에 대한 직원에 대한 의사의 신념이 진료의 질과 리더십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됐고 병원의 조직문화에 유의미한 변화를 이끌어냈다. 실제로 12회 차로 계획된 코칭이 10회 차에 종결세션을 하며 성공적으로 마무리했고 지금은 탄탄한 지역병원이 됐다.

철학의 어원은 ‘지혜에 대한 사랑’이다. 지혜로움이란 결국 철학의 대상인 사람을 위한 것이다. 환자와 직원들에 대한 신념과 믿음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결과에 있어서 큰 차이를 가져온다. 누군가를 바라보는 관점은 그 사람에 대한 자신의 태도로 표출된다. 상대도 그것을 금방 눈치채고 두 사람 간의 관계에 영향을 준다.

환자에 대한 철학, 직원에 대한 철학이 우리 병원의 진료철학으로 승화되는 것이다. 진료철학을 정립하고 싶다면 우선 환자와 직원에 대한 철학부터 점검해야 한다. 그것이 흔들린다면 모두 다 흔들리는 것이다.
잠재력은 가능성에 대한 믿음으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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