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이 바라보는 치과이슈] 치과의 연대(連帶)에 대하여(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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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이 바라보는 치과이슈] 치과의 연대(連帶)에 대하여(下)
  • 임홍렬
  • 승인 2021.06.17 08: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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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 종사자라는 이름은 새로우나, 치과계의 문제와 해결 방안은 새롭지 않다. 지난 2011년 이후 문제 해결에 대한 시도는 ‘간호조무사의 치과 업무 확장’, ‘치과진료코디네이터 육성’이라는 다른 이름을 가지고 출범했지만, 방식은 항상 같았다.

모두 이렇다 할 해결책을 내놓지 못한 채 없어져 갔다. 치과 종사자는 해결하지 못한 문제의 또 다른 이름인 것이다. 우리가 짚고 넘어가지 않으면, 다음번엔 이 문제는 DA가 아닌 다른 이름표를 붙이고 나타날 것이다.

아직 갈등 해결의 진전은 없다. 치과 종사자를 통해 바라본 갈등의 모습은 반년 째 아무런 진전이 없으며, 이 또한 길면 10년에서 20년의 문제가 될 것 같아 암울하다.

나는 치과계 이익집단의 의미를 치과 종사자를 통해 다시 한번 살펴봐야 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익집단은 자신이 속한 집단의 이익이 정부에 법안에 영향을 주기를 바라고 목표하는 집단이다. 

치과의사, 치과위생사, 치과 내 간호조무사 등 각 직업 군 내 갈등과 논의를 위해서만 이루어지는 현재의 이익집단 개념은 지난 10년처럼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다. 치협, 치위협, 간무협은 서로의 의견협의 선행 없이 각자의 협회를 통한 의견 주장을 진행했다.

모든 협회는 시간이 지난 후에야, 서로의 의견에 당황스러움을 표시할 뿐이다. 지난 2020년 11월 30일 있었던 치과 종사자 관련 공청회에서조차 각자 협회에서 주장했던 이야기들을 반복할 뿐인 수준의 이야기들만 오갔다. 

치과 내 3직군은 서로의 사정을 알지만 같은 목소리를 내진 않는다. 수면 위로 오른지 무려 10년이 지났으니, 서로의 문제를 모르는 것도 아니다. 내가 주장하는 것은 이러한 직군 내 갈등에서 한 쪽의 무조건적 양보를 지향하자는 뜻도 아니다.

치과 종사자로서의 치과위생사, 간호조무사의 임금, 처우에 관한 문제는 분명, 경영자인 치과의사의 입장과 정통으로 맞부딪히는 문제이다. 서로 간의 수많은 이야기와 논쟁이 오가야 마무리되는 이야기일 것이다. 하지만, 서로의 진심을 듣고 해결방안을 찾으려면, 고용자와 피고용자의 관계를 잠시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 단순히 고용자에게 피고용자의 복지 증가를 강제해 문제를 해결한다면 이 문제는 한없이 어려워지기만 할 것이다. 

함께 해결할 수는 없는 것일까? 치과위생사, 간호조무사 처우 개선에 대표적인 문제는 언제나 출산, 육아 등에 대한 가정 양립에 대한 지원 문제다. 이 문제는 치과 관련 카페와 커뮤니티의 논의를 통해 출산 예정자를 고용한 치과의사에 대한 정부의 명확하고 현실적인 지원 규정과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된 바가 있지만, 이에 관한 목소리는 공식적으로 커지지 못했다. 모든 직군이 부족하다고 공감하는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좋은 의견을 낼 만한 의견의 장은 부족하고, 좋은 의견이 나오더라도 그 간 있었던 일로 인한 부족한 연대 탓에 추진할 힘을 얻지 못했다. 이 사례에서 모두가 공감한 의견이 우리 모두의 목소리까지 닿지 못한 이유라 생각한다. 서로의 의견을 같이 듣고 생각해 주는 쪽은 ‘고용자 편인 피고용자’도 아니고 ‘자기 업무범위의 전문가’도 아닌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 치과 종사자’로서의 우리다.

치과 3직군은 각자가 각자의 이익집단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는 만큼, 치과계라는 울타리 안에선 다방면으로 서로의 입장을 생각하면서 협의할 수 있는 협력적인 이익집단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울타리 안의 협력적인 이익집단은 갈등을 다른 방향에서 볼 시각을 가져다주고, 필요했지만 사라져간 의견들을 다시금 논의할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다. 길었던 갈등과 침묵을 더 이상 반복하지 않는 방법은 우리가 뒷전에 두었던 연대와 협력에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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