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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연 원장의 디지털 덴티스트리] ‘자연’스러운 디지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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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연 원장의 디지털 덴티스트리] ‘자연’스러운 디지털
  • 이효연 원장
  • 승인 2021.04.01 0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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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치과 이효연 교정원장

자연은 허튼 짓을 하지 않습니다. 달리 표현하면 자연은 최적을 선택한다는 말입니다. 사람들은 가장 올바른 방법을 찾기 위해고민하면서 애를 쓰고 그래도 마음에 들지 않는 결과에 아쉬워하는데, 그저 무심한 듯이 세월 따라 변해가는 자연이 늘 최적의 선택을 한다는 말이 좀 어울리지 않는 듯합니다.

물리적인 현상은 수학적인 방법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자연 현상도 물리적인 현상인데, 무심한 듯 흘러가는 그 자연 현상들을 가장 치밀한 수학적인 방법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자연 현상의 두 가지 요인 때문입니다. 첫 번째는 현재는 과거로부터 결정되고, 미래는 현재로부터 결정된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그 경로는 최적화돼 있다는 것입니다. 

최적화한다는 것은 목적 지향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해진 목적을 향해서 가장 최선의 길을 선택하는 것이 최적화한다는 말의 뜻입니다. 즉 무심한 듯 세월 따라 변해가는 자연은 명확한 목적을 갖고 최선의 길을 따르고 있다는 말입니다. 만약 자연의 한 부분인 생명도 최적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면 협동과 소통이 그 결과가 아닐까 합니다. 다윈은 이것을 자연선택설에서 밝혀 놓았습니다. 열등한 신체적 조건에도 불구하고 가장 우월한 위치를 점하며 진화해 온 인간에게 있어서 언어가 큰 역할을 했다는 것도 그 근거가 됩니다. 

말을 통해 분명하게 의사를 전달하고 공동의 이익을 위해 협동하는 것이 인간 진화의 한 단면인 것입니다. 각 부분의 역할을 나누어 분담하고 그 총합으로 세포의 기능을 유지하는, 가장 작은 생명 단위인 세포도 또 다른 한 예가 될 것입니다. 협동과 소통이 최적화의 길이라면 분열과 단절은 쇠퇴의 길로서 진화의 수레바퀴에서 낙오하는 것입니다. 경제학 관점에서 보면 세상의 변화 동인은 필요입니다. 그래서 경제학의 제1원리가 바로 필요-Needs-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1, 2, 3차 산업혁명이 만들어낸 변화도 필요에 의해서였습니다.

수렵과 유랑으로 어렵게 생명을 유지하던 인간이 농업을 개발해 정착하고 번성할 수 있었으며, 1차 산업 혁명은 증기 기관과 기계의 도입으로 인간의 삶의 질을 개선했고, 2차 산업 혁명은 전기를 이용하여 대량 생산으로 풍부한 물자를 얻을 수 있게 했고, 3차 산업 혁명인 디지털의 도입은 인간을 좀 더 가깝게 이어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식량을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게 된 것을 시작으로 각 혁명의 동인이 되는 삶의 질 개선, 풍부한 물자의 확보, 사람들 간의 원활한 소통은 두말할 것도 없이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바로 ‘필요’인 것입니다.

이제 4차 산업 혁명인 정보통신기술(ICT; 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ies) 혁명은 인간과 인간뿐만 아니라 인간과 사물, 사물과 사물의 연결도 가능하게 합니다. 말 그대로 초연결, 초지능으로, 연결의 대상이 무궁무진해집니다. 다시 말해서 무궁한 필요가 생기고, 그에 따라 무한한 창조가 가능하며 또 한 번의 진화가 생겨날 것입니다. 디지털이 바로 그 가운데 서있습니다.

‘디지털도 과연 자연 현상일까?’ 라는 질문을 던져 봅니다. 번잡스러운 도시 생활에 지치면, 나는 고개를 높이 들고 하늘을 보고 주섬주섬 배낭을 챙겨서 산으로 갑니다. 산길을 천천히 걷다 보면 청량해지는 느낌입니다. 도시를 떠나 느끼는 그 신선함을 나는 ‘자연’으로 생각하는데, 그 자연과 전혀 다른 것 같은 디지털도 ‘자연’이라고 하면 흔쾌히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하지만 산 정상을 넘어 천천히 내려오는 길은 내 삶의 터전인 도시로 이어져 있고, 나는 다시 도시에서 아침을 맞고, 하루를 시작합니다. 즉 모습이 너무 달라서 전혀 다른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두 가지가 사실은 하나로 이어져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산길의 ‘자연’으로부터 깨달은, 도시의 ‘자연’입니다. 좀 낯설지만 이 두 자연은 모두 최적화의 길을 따르고 있고, 그런 의미에서 도시의 자연 즉 디지털도 바로 자연 선택적 진화의 산물입니다. 다만 그 거리가 너무 멀어 어색할 뿐입니다.

이런 생각이 들면, 요즘 컴퓨터 게임에 빠져 있는 아이들은 어쩌면 새로운 세상을 준비하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열심히 그리고 즐겁고 신나는 마음으로 컴퓨터 게임을 즐기는 그 성품이 최적화한 진화의 길에서 나타나는 자연 선택에서의 우성 형질이 아닐까 하는 것입니다. 치과도 디지털화 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그 길고도 먼 진화의 길 위에 있는 것이라면 이제 우리가 할 일은 그것을 즐기며 신나는 마음으로 가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컴퓨터게임 하는 것을 보면 정말 열심히 연구하고, 푹 빠져서 시간 가는 줄도 모릅니다. 이제부터는 디지털화 하는 치과도 그렇게 즐겨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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