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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건축으로 세상을 읽은 공간탐구자 정태종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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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건축으로 세상을 읽은 공간탐구자 정태종 교수
  • 구명희 기자
  • 승인 2021.03.03 1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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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길을 탐험하며 치과의사에서 
건축가로 변신한 정태종 교수를 만나다

치과의사 그리고 건축가로 독특한 이력을 가진 정태종(단국대학교 공과대학 건축학부) 교수가 신간 『도시의 깊이』를 최근 출간했다. 이 책은 작은 진료실의 치과의사였던 정 교수가 돌연 유학을 떠나 건축가의 길을 걷기까지 수많은 여행지에서 그를 매혹했던 건축 공간들을 실제 그 자리에 있는 것처럼 표현했다.

공간을 걷는 세계 건축 여행
정 교수는 “건축도 아는 만큼 보인다. 또 보는 만큼 알게 된다. 건축을 배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가서 보고 느끼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하지만 여행이 공부가 된다면 부담스럽고, 건축물마다 가치가 달라서 여행자가 잘 알기 어렵다”면서 “이 책은 무엇보다 건축을 잘 모르는 분들에게 현대 건축의 입문서로 도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집필했다”고 밝혔다.

『도시의 깊이』는 아시아에서 남미까지 정 교수가 직접 촬영한 도시의 얼굴, 고립의 시대를 연결하는 섬세한 비대면 여행이 무엇인지 보여주면서 독자에게 소개하고자 하는 도시 공간들을 현대 건축에서 중요한 다섯가지 키워드로 나눠 설명하고 있다.

그는 “나른한 오후 햇볕이 내리쬐는 거실에 앉아 건축과 여행 사진 중심으로 책장을 넘겨도 좋을 것 같다”면서 “앞으로 다시 여행을 떠날 수 있을 때가 오면 어디를 갈지 생각 중이거나, 에펠탑과 콜로세움 말고 다른 곳을 보고 싶은 사람, 여행을 너무 하고 싶은데 하지 못하는 지금 상황이 답답하고 불안한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고 전했다.

치과와 건축 ‘역학’이란 공통점
“치의학과 건축학의 공통점 중 대표적인 것은 ‘역학’을 이용한다는 것입니다” 치과교정학을 전공한 정 교수에게는 더욱 그렇다. 

그는 “모든 치의학 분야가 비슷하지만 특히 전공했던 치과교정학은 역학을 이용해 치열 전체를 유지하면서 치아를 원하는 위치로 이동하는 생역학의 이해가 필수”라며 “건축도 구조 분야는 활하중(Live Load)과 사하중(Dead Load) 등 역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역학이라는 학문적 유사성은 있지만 건축은 스케일이 크기 때문에 설계, 시공, 관리 등의 과정에 수많은 사람이 관여하는 반면 치과는 상대적으로 스케일이 작고 치과의사 혼자 검사, 진단, 진료 등 모든 과정을 수행하고 책임지는 것의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치과의사로서의 경험은 건축에서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끝까지 전반적인 과정을 파악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그런 그는 국내 치과 건축에 대한 조언도 덧붙였다.

정 교수는 “한국에서 치과는 다른 진료과목과 달리 일상에 가까우면서도 전문적인 공간이다. 대부분의 치과 공간은 전문가인 치과의사를 중심으로 구성된다”면서 “최근에는 고전적인 의료공간이 환자를 배려하고 생활을 접목하는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이제는 의료공간이 기능을 우선적으로 하는 시대는 지났다. 전문가 권위를 유지하면서 환자가 내원하는 데 편안한, 다양한 활동이 이뤄지는 공간 등 새로운 변화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건축의 다양한 관점 풀어내고파
정 교수는 첫 대중교양서 출간을 시작으로 다음 책은 평소 관심 갖던 한국 젊은 건축가들의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내려 한다.

그는 “지금까지 몇 년 동안 연구한 질병과 공간의 관계에 대한 글도 준비하고 있다”면서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공간과 건축의 다양한 관점을 풀어내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건축 계획과 설계가 주 전공이지만 치과대학과 치과의사 경험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면서 “앞으로 치과의사의 경험을 바탕으로 의료공간에 관한 건축을 연구하는 연구자, 한국의 미래를 짊어진 학생들을 위한 좋은 교육자, 그리고 좋아하는 건축을 열심히 하는 건축가가 되고싶다”며 마음 속 응원을 당부했다.

“여행을 좋아해 국내외를 돌아다니며 자연스럽게 건축과 도시에 관심을 뒀고, 건축 공부까지 시작하게 됐습니다. 코로나19로 여행이 어려운 상황에서 도시와 건축 그리고 여행의 경험을 간접적으로라도 나눌 기회를 만들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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