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에서] 뭣이 문젠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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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에서] 뭣이 문젠디
  • 구교윤 기자
  • 승인 2021.02.25 09: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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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니던 중학교는 등교를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교복만 입어야 했다. 칼바람이 부는 한겨울에도 학생들은 교문을 통과하기 위해 겉옷을 벗어야 했다. 복장불량이라나 뭐라나.

그러다 학생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학부모의 항의로 번지자 학교는 뒤늦게 등교할 때도 겉옷을 입을 수 있도록 허락했다. 당시 벗으라면 벗는 게 당연하고, 입으라면 입는 게 당연하다 생각했던 나는 그때서야 이러한 관습이 문제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문제를 문제 삼으면 문제가 되고 문제 삼지 않으면 문제 되지 않는다. 꽃을 꽃이라 부르기 전까지 꽃이 아닌 것처럼 비리를 비리라 말하기 전까지 그것은 그저 관행에 불과하다. 뿌리 깊은 전통이 뿌리까지 뽑아야 할 부조리가 되는 것도 마찬가지다.

지난 2월 19일 대한치과의사협회 제2차 제도개혁 토론회가 열렸다. 치과계 문제를 비로소 문제라 말할 수 있는 시기가 온 것이다. 시작은 미약하지만 문제를 문제라 말하고, 문제를 당당하게 문제 삼을 수 있는 단체로 거듭날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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