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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스케일링을?" 위험천만한 셀프 치석제거 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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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스케일링을?" 위험천만한 셀프 치석제거 유행
  • 구명희 기자
  • 승인 2020.08.26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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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쇼핑몰서 초음파 셀프 치석제거기 판매 ‘불티’
감염 취약 위험 … 스케일링, 간단한 처치로 생각하는 인식도 문제

최근 치석제거 장비를 구매해 가정에서 셀프 치석제거를 진행하고 있어 ‘치석제거는 치과에서 안전하게 해야한다’는 홍보 및 독려가 필요해 보인다.

현재 온라인 마켓에서 흔하게 판매되는 셀프 초음파 스케일링 대부분은 반려동물 치석제거를 목적으로 시작됐다. 

과거 단순하게 큐렛 등의 소장비 구성이었으나, 이제는 기계식 장비를 표방한 초음파 셀프 치석제거기로 일반인 대상의 판매 목적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반려동물에 적용하는 것에 비하면 초음파 진동 횟수가 늘어난 것뿐 성능에는 큰 차이가 없다. 업체 측은 상하좌우로 섬세하게 스케일러 팁을 문지르면 치아 사이에 있는 이물질을 쉽게 제거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대부분 제품들은 스케일링 연 1회 급여화 후 치과에 지불하는 비용의 10배에 달하지만 뾰족한 치석제거 도구로 치아 사이에 낀 치석을 긁어낼 수 있다는 이유로 소비자들에게 불티나게 판매되고 있다. 특히나 시판 제품들은 치아 스케일링 제품이라고 특허를 받은 제품이라고 설명하면서도 의료기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홍보하고 있는 것.

해당 업체 측은 의료기기가 아니고 공산품으로 판매되기 때문에 치과의사, 치과위생사가 아니어도 스케일링을 해도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셀프 초음파 치석제거기를 두고 “사용법이 단순해 보이지만, 팁 자체가 날카롭고 예리해 잇몸이나 치아 사이에 발생할 수 있는 상처를 주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 임상가는 “판매자 혹은 소비자들이 치석 제거를 위해 의료행위에 준하는 이론과 사용법은 알고 있는지, 그리고 판매 제품이 치석을 제거하기에 적절한 파워를 갖고 있는지 확인조차 되지 않는다”면서 “또한 사용자들이 자신들의 입안에 있는 찌꺼기를 치석인지 아닌지 구분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치석은 대부분 치아와 잇몸이 만나는 부위에 많이 생기는데 잘못된 치석제거로 인한 잇몸 손상 등으로 더 큰 화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면서 “식후 하루 3번 올바른 칫솔질이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임상가는 “치과대학, 치위생(학)과 등에서도 철저한 이론 교육 후 실제 치아 모형에 숙달될 정도로 실습한다”면서 “의료기기를 둔갑한 제품이 공산품으로 판매되는 자체가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의 이런 제품의 구입 행태는 유튜브 등을 통해 자신의 치아를 스스로 스케일링하는 의료진 및 인플루언서의 영향도 적지 않다. 모 사이트의 몇몇 의료진은 정기적인 스케일링의 중요성을 알리면서도 거울을 보며 스스럼없이 스케일링하는 모습을 보이며, 셀프 치석제거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셀프 치석제거기의 문제는 무엇보다 감염관리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치과에서 사용하는 스케일러 핸드피스는 의료기기 전용 세척기를 통해 소독, 관리한다. 하지만 일반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에 대해 판매자는 알코올 솜이나 뜨거운 물로 소독하면 된다고 설명하고 있어 치과에서 진행하고 있는 스케일링을 홍보해야 할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한 개원의는 “2013년 7월 스케일링 급여화 후 저렴해진 가격에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돼 치과 문턱을 낮췄으나, 일부 치과에서는 스케일링을 서비스 개념으로 행하고 있어 간단한 처치로 생각하는 환자들이 많다”면서 “치과계 자체적으로 스케일링 급여화 정책을 다시 상기시키는 것은 물론 의료기기와 비슷한 제품에 소비자가 현혹되지 않도록 치과계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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