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 금지 1년 ‘변한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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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 금지 1년 ‘변한 게 없다’
  • 구교윤 기자
  • 승인 2020.07.23 0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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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위생사 10명 중 2명 “괴롭힘 경험했다”
원장이 직접 나서 괴롭힘 근절 의지 표출해야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났지만 병원 노동자 10명 중 4명은 ‘변화가 없다’고 인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와 행동하는 간호사회가 지난 7월 16일 병원 노동자 1300명을 대상으로 현장변화 실태를 조사한 결과 39%가 ‘변화가 없다’고 응답했다. 병원 내 괴롭힘 유형으로는 무시가 30%로 가장 많았으며, 소문(22.3%), 모욕(20.5%), 폭언(17.6%), 태움(13.8%) 등이 뒤를 이었다.

치과도 상황이 나아졌을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말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보건의료인력 활동 현황과 근무여건에 대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치과위생사 17.6%가 괴롭힘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다만 치과의 경우 병원과는 달리 업무상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일이 많았다. ‘직장 내 괴롭힘에 관한 치과위생사 인지도 조사’에 따르면 치과 내 가장 큰 괴롭힘 유형은 ‘부적절한 예약관리로 인한 촉박한 근무시간’이었다. 이어 업무 떠넘기기 및 배제, 비협조로 인한 업무 수행 어려움이 괴롭힘 유형으로 꼽혔다.

특히 치과위생사의 이직 결정에 직접적으로 작용한 요인이 ‘인간관계 악화’로 나타난 만큼 치과에서도 괴롭힘이 암암리에 일어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치과 직원은 “실장이 자신이 쉬는 날에만 환자 예약을 잡는다”면서 “스케줄 상의를 요청해도 해결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그는 또 “갈등이 심해질 때마다 원장님에게 말을 했지만 ‘이런 일에는 관여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어 퇴사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치과 내 직장 갑질을 근절하기 위해 원장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직원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는 개원의들의 고충도 만만찮다.

한 개원의는 “직원들 사이에 갈등이 생겨도 상황을 모르는 입장에서 개입하기란 쉽지 않다”면서 “대부분 중간관리자에게 맡기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괴롭힘 가해자는 대부분 상급자인 경우가 많은데, 상급자는 하급자보다 중요한 직책을 맡는다”면서 “상급자가 퇴사를 할 경우 떠안게 되는 경제적 손실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가중되는 인력난에 직원들에게 쓴소리를 할 수 없다는 개원가 현실도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사업주가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사건에 대해 방관해도 처벌할 규정이 없다는 점에서 직장 내 괴롭힘을 예방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특히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오래 전부터 법의 미비점을 보완하기 위해 가해자 처벌 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문제가 불거지자 지난 7월 14일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은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에 대한 제재조치를 담은 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다만 법안이 통과되고 제도로 안착되기까지는 갈길이 멀다는 입장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법이 도입되기 앞서 사업주가 괴롭힘 근절 의지를 표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안정은(조안노무법인) 대표노무사는 “직장 내 괴롭힘 예방을 위해서는 사업주가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정책선언문, 윤리강령 등을 바탕으로 괴롭힘 근절 메시지를 선언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업무수행에서 의사소통 권한과 책임 분배의 적절성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해 갈등을 일으키는 위험 요인을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법상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전 직원을 대상으로 직장 내 괴롭힘 예방교육도 실시하면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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