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호 교수의 공감]미국 코로나 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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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호 교수의 공감]미국 코로나 바이러스
  • 박기호 교수
  • 승인 2020.07.02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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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학교치과대학 교정학교실 박기호 교수

필자는 올해 2월부터 1년간 아리조나 치과대학에서 해외연수 중이다. 교수 생활 중에서 유일하게 일에 치이지 않고 심신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필자는 이 생활에 대한 기대가 컸다. 필자가 미국으로 올 무렵 중국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폭증하고 한국에서는 매일 10여 명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었다. 그러다 2월 말부터 한국에서도 코로나 환자가 폭증하여 하루 확진자 수가 2월 20일에는 하루 53명이었는데 3월 1일에는 1062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3월 초만 해도 미국의 코로나 확진자가 하루에 20명 정도였기 때문에 필자의 눈에 비친 한국은 위태로워 보였다. 

한국에 있는 지인들이 필자에게 연락해서 “코로나 피해서 피난을 잘 갔네”라는 농담을 할 때만 해도 미국은 코로나 바이러스로부터 매우 안전한 곳이라는 착각에 빠졌다. 아이들이 3월 중순에 봄방학을 할 때만 해도 당연히 2주간의 봄방학 후에 학교로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며칠 동안의 그랜드 캐니언, 그랑폴, 호르슈 밴드, 파월 호수 여행은 필자의 가족에게 오랜만에 해방감과 행복감을 선물해 주었다.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여행을 자주 못 갔기에 미국에 있는 동안 시간 날 때마다 함께 여행을 함으로써 가족들의 유대감도 더욱 깊어 지리라는 기대도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이런 필자의 소망은 가족 여행을 다녀온 뒤부터 산산히 무너지고 말았다. 미국의 코로나 확진자가 급속히 증가하여 4월 4일에는 하루 확진자가 3만3725명, 4월 24일에는 3만5930명으로 날마다 최고치를 기록하였다. 최근 들어 미국 전체의 하루 확진자의 수가 조금 감소하긴 했지만 글을 쓰는 전날인 6월 18일에도 하루 확진자가 2만7082명이었다. 여러 주 가운데 필자가 있는 아리조나주의 상황은 지금이 가장 심각하다. 3월 26에 107명이던 하루 확진자가 크게 증가하여 5월 8일에 581명으로 최고점을 기록했다. 

학교도 문을 닫고, 생필품을 공급하는 몇 개의 마트를 제외하고는 다 문을닫고 ‘stay at home’을 시행한 이후에 어느 정도 감소세를 보였으나 다른 주보다 빨리 shut down을 해제하고 일상 생활로 돌아가는 바람에 5월 25일 memorials day를 시점으로 확진자가 다시 폭증하여 이전보다 훨씬 심한 상황이 되었다. 많은 주의 코로나 확진자가 감소 추세에 있지만 아리조나는 6월 2일에는 하루 확진자가 최초로 1000명을 넘었고 어제 6월 18일에는 하루 확진자가 2519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리조나의 인구가 700여만명이니 인구가 5000여만명인 한국으로 치면 하루 확진자가 1만7000여명인 셈이다.

현재까지 한국의 총 확진자가 1만2000명 정도이니 인구 비율로 계산하면 아리조나에서는 한국의 총 확진자 수가 훨씬 넘는 확진자가 매일 발생하는 셈이다. 한국은 3월 1일 1062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에 정부와 국민들의 노력으로 3월 14일에 74명, 4월 18일 8명으로 급격히 확진자가 감소했다. 최근 40~50명 선으로 다시 약간 증가했으나 외국에 있는 필자의 눈에 비친 한국은 너무너무 부러운 나라다. 

아리조나 치대병원은 3월 하순 이후로 문을 닫았다가 6월 초부터 다시 일부 문을 열었으나 응급환자 진료 위주로만 진행하고 의료진도 교대로 일부만 출근하고 있다. 아리조나 치대 두 명의 직원과 한 명의 학생이 코로나 확진을 받았다.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언제 돌아갈 지 아직 알 수 없다. 들리는 말에 의하면 올해 내내 학교에 못 돌아갈 수도 있다고 한다. 요즘은 미국의 방역시스템, 의료시스템의 한계점이 뼛속까지 느껴진다. 연방정부, 주정부의 이런 분야에 대한 관리가 너무 허술하고 의료도 사보험 체계에 의존하다 보니 보험이 없어서 아파도 진료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국에서는 상상하지도 못했는데 코로나 바이러스 문제가 터지기 전에도 미국에서는 매년 유행성 독감으로 만 명씩이나 사망했다고 하니 내성이 생겨서인지 코로나 바이러스로 10만명이 넘은 사망자가 나온 미국인들의 대처는 무덤덤하다는 느낌까지 든다. 한인마트를 가면 직원과 손님이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데 코스트코를 제외한 다른 미국 마트에 가보면 아직도 거의 절반 가까운 사람들이 마스크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

그래도 두세 달 전에 마트에 갔을 때 마스크를 낀 사람들이 거의 없어서 우리처럼 마스크를 낀 사람들이 눈치를 봐야 했던 때보다는 나아지긴 했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전으로 접어들면서 초반에 있던 생필품 사재기도 덜해져서 지금은 쌀, 휴지, 물, 마스크를 사는데 큰 문제는 없다. 그래도 코로나 문제가 한국 정도로 안정되려면 앞으로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할 지 아무도 모른다. 필자가 한국으로 돌아갈 내년 1월까지 이 문제가 지속될지도 모른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전세계인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그 라이프 스타일은 상당수의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고 있고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는 한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비관적인 전망들도 나오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해외연수가 코로나 바이러스 문제와 겹쳐서 많은 부분들을 희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세계 모든 사람들의 문제인 코로나 바이러스가 하루 속히 개선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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