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 특수 노리는 과잉경쟁 ‘눈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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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지원금 특수 노리는 과잉경쟁 ‘눈살’
  • 구명희 기자
  • 승인 2020.05.28 0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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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 할인 패키지 구성 홍보하는 치과 등장
50% 할인된 터무니없는 수가…질서 붕괴 조장 우려

코로나19로 위축된 소비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지급된 긴급재난지원금 영향일까. 한동안 코로나19로 얼어붙었던 개원가에 모처럼 단비가 내렸다. 몇 달간 뜸했던 환자들이 다시 치과를 찾고 있는 것이다.

한 개원의는 “기분 탓인지 모르겠지만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포인트 지급이 시작되면서 환자가 늘어난 느낌이 확연하게 든다”면서 “오랜만에 진료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날을 보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치과의 스탭도 “재난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냐는 환자들의 문의전화가 꾸준하게 오고 있다”면서 “코로나로 인해 최근 몇 달 동안 꼭 필요한 치료 외에는 환자들이 방문을 꺼리는 경우가 많았는데, 체감상 조금씩 치과 경영에 숨통이 트이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런 재난지원금 특수가 시작되자 마케팅을 하는 대부분의 의료기관은 홈페이지는 물론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등에 ‘긴급재난지원금 사용가능한 치과’라고 홍보하며 경제적으로 부담됐던 치료비용을 치과에서 사용하라는 등 홍보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부 치과에서는 재난지원금 사용을 유도하기 위해 임플란트, 미백, 비급여 진료 등을 사용할 수 있다는 문구와 함께 패키지 상품을 내놓은 치과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사회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지급한 재난지원금은 연 매출 10억 원 이상 의료기관에서 사용할 수 없지만 전 국민 대상 긴급재난지원금은 급여, 비급여진료, 진료과목 등 특별한 사용제한을 두고 있지 않아 치과를 비롯한 모든 의료기관에서 사용가능하기 때문이다.

모 치과의 경우 재난지원금 1인 가구 지급 맞춤 패키지를 구성했다. 1인 가구 대부분이 젊은층이라는 것을 겨냥해 ‘치아미백’을 중심으로 홍보에 나선 것이다. 해당 치과는 구강검진, 스케일링, 치아미백 및 자가미백 등을 패키지로 구성해 기존 가격보다 저렴한 가격에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명목 하에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을 독려하고 있다. 

또 다른 치과는 5월 가정의 달을 겨냥해 진행한 할인 이벤트를 한 달 더 연장했다. 이 치과는 어르신을 위한 임플란트 할인 이벤트를 하고 있다. 기존 정가보다 50% 가까이 할인된 금액으로 재난지원금(4인 가족 기준 100만 원) 한도 내에서 고급 라인 국산 임플란트를 식립할 수 있다고 홍보에 나선 것. 이 치과가 홍보하는 임플란트 할인 이벤트에는 심지어 임플란트 수술 시에 필요한 뼈이식에 대한 추가 비용, 식립 후 보철물까지 포함된 가격으로 지원금 특수를 노린다는 주변 치과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같은 지역에서 개원 중인 한 원장은 “치과 입구에 ‘재난지원금 사용’ 가능을 붙여놓는 등 지원금 사용 가능을 홍보하는 치과가 대부분이고, 이를 보고 치과를 찾는 지역 신규 환자도 늘어나고 있다”면서 “하지만 일부 치과의 재난지원금을 빙자한 과도한 할인 홍보로 주변 치과들은 또 다시 가격 경쟁에 뛰어 들고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우리 치과도 광고를 해야 되는 건 아닌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개원가도 있다. 한 치과 스탭은 “정부 지원금 지급 후 몇 달 전 지불 건을 다시 결제하겠다는 환자도 종종 있다”면서 “한동안은 일주일에 몇 건씩 다시 결제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재난지원금 사용은 환자의 자유이고 재난지원금으로 인해 상반기 주춤했던 치과 경영이 다소 회복세를 보이는 추세지만, 과대홍보는 경쟁을 부추기고 의료계 질서를 유지하는데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지나친 경쟁은 자제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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