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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원장실의 위치 선정과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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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원장실의 위치 선정과 에피소드
  • 정종호 대표
  • 승인 2020.04.29 1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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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이버와 떠나는 병원인테리어 여행  31
치과의사 출신
병원인테리어 전문기업
정종호 대표

예전에는 원장실이 진료 도중 잠깐씩 들어와 쉬는 공간이었다면 개원환경이 어려워진 요즘에는 병원에 출근해 가장 오래 머무르는 공간이다.

그러다보니 최근 병원인테리어를 의뢰할 경우 원장실에 대한 요구사항이 많아졌다. 예를 들면 원장실 위치는 어디가 좋은지, 방사선실과 인접해도 괜찮을지, 화장실은 설치를 해야 하는지, 심지어는 환자가 없을 때 덴트포토를 해야하는데 갑자기 들어오는 직원들 눈에 모니터가 보이지 않게 하려면 어떤 구도로 해야 하는지 등 내용도 다양하다.

그럼 원장실의 위치는 어디가 좋을까?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최상의 원장실 위치는 대기실에서 가장 멀고 진료실과 가까우며, 햇볕이 조금이라도 들어오는 창가 자리가 만고의 진리다. 10여년 전 모 원장이 인테리어를 의뢰하면서 점쟁이가 동쪽에 원장실이 있어야 병원이 번성한다고 했다며 출입문과 인접한 대기실 한쪽에 원장실을 만들어 달라고 고집을 피운 적이 있다.

사실 자리도 안 좋은데다 용도 변경까지 해야 하고 층고가 너무 낮아 에어컨 설치도 어려워 임대계약금을 포기하고 다른 곳을 알아보자고 조언했으나 원장의 생각은 변함 없었다. 한달 동안 설득 끝에 원장실을 진료실 안쪽으로 배치하고 인테리어를 마쳤는데 점쟁이 말처럼 그 원장은 2년 만에 망해 폐업하고 말았다.(그 용하다는 점쟁이는 지금도 거적데기를 깔고 점을 보고 있는지 몹시 궁금하다).

필자도 오랫동안 진료를 하다보니 병원에 내원한 환자나 원장을 찾아오는 일부 지인들 중에서 가끔씩 원장실로 불쑥 들어오려는 몰상식한 경우가 있다. 대기실이나 진료실 초입에 원장실이 있는 경우 진료 도중 “원장님, 방에 들어가서 잠깐 이야기 좀 합시다”라고 하면서 앞장서는 용감한 사람도 있었다.

일단 원장실은 원장님들의 프라이버시가 존중돼야 하고 안전해야 하기에 외부인의 접근이 용이하지 않은 곳이 가장 좋다. 무턱대고 들어오는 사람이 있더라도 치과위생사들이 “들어가시면 안돼요” 라고 소리를 칠 정도의 거리가 있어야만 원장님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할 시간을 벌기 때문이다. 

원장실의 구도는 어떤 것이 좋을까? 코로나 때문에 드문드문 올라오는 덴트포토 도면들을 보면 원장실이 길쭉한 직사각형이 많다. 전편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좁은 평수에서 작은 직사각형 구도는 공간 효용성이 급격히 떨어지므로 원장실 평수가 3평 이하라면 처음 도면을 그릴 때부터 정사각형에 가깝도록 구도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복도와 연결된 원장실 쪽문을 만들 수만 있다면 좋은데 대기실에서 환자와 덜 마주쳐서 좋고 특히 출근이 조금 늦더라도 직원들이 원장님 수술준비중이라고 얼버무리고 대기실에서 기다리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퇴근해야 하는데 대기실에서 상담이 길어지는 경우 환자 눈치를 보지 않고 도망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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