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직격탄에 잿빛 물드는 개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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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직격탄에 잿빛 물드는 개원가
  • 구명희 기자
  • 승인 2020.04.09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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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위축 등 심각한 경영 위기에 불안감 호소 
일부 개원가 극심한 경영난에 무급휴가 제안도

“올 2~3월은 개원이래로 최악입니다. 메르스 때도 이렇게 심하진 않았는데 코로나 사태가 한 달 이상 지속되면서 전년 대비 매출 감소는 고사하고 인건비, 임대료 등을 제외하면 매출이 사실상 제로에 가깝습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외출 자제 등으로 의료기관을 찾는 환자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경영난을 고심하는 개원의들의 한숨이 늘고 있다. 특히 이번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에 직격탄을 맞은 대구‧경북지역은 지난달까지 거의 환자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여서 치과 경영에 빨간불이 켜졌다.

대구지역 한 개원의는 “(지금은 좀 수그러졌지만) 거리에 사람이 없으니 치과를 찾는 환자도 당연히 줄었다”면서 “사태가 안정화되면서 외출도 하고, 치료를 받으러 오는 환자가 늘고 있지만 완전히 코로나가 잠식될 때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거의 자포자기 심정으로 지내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국민들의 활동 자체가 줄어들면서 경영 침체에 빠지자 일부 개원의들은 직원들에게 무급휴직을 권고하거나 한시적으로 진료시간을 단축하는 등의 고육지책을 마련한 치과도 있다. 또 다른 대구의 한 치과는 코로나로 인해 환자가 줄어들자 직원들이 먼저 무급휴가를 제안했다. 

해당 치과 관계자는 “언제 코로나가 종결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치과 경영을 회복하기에는 장기전에 될 것 같아 조심스레 먼저 원장님께 무급휴가를 제안했다”면서 “결국 4명의 스탭이 스케줄을 조정하며 쉬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코로나 영향이 매우 컸던 모 치과는 고용유지 지원금 제도를 활용하고자 했으나 이 마저도 쉽지 않았다. 제도 적용은 직원이 5인 이상인 의료기관부터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는 “당분간 치과 운영이 힘들 것 같아 직원들에게 무급휴가를 권고했다. 동의를 얻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며 “5인 미만의 의료기관이라도 휴업수당을 지급하고 있을 경우 정부에 지원금 신청이 가능하지만 현재 상황으로는 급여의 70%를 지급하는 것도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해당 치과 원장은 구인난에도 겨우 구한 직원을 무작정 권고사직 할 수도 없어 하루라도 빨리 사태가 끝나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가길 바라는 마음뿐이다.

다른 지역의 치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대전에서 치과를 개원하고 있는 한 원장은 “사회적인 문제 등으로 악재가 발생할 경우 타격을 받는 것은 대부분 중간계층이다. 주변에 따르면 최상위층과 최하위층은 변화가 없다고 말한다”면서 “그동안 잘 되는 편에 속하는 치과라고 생각했는데, 코로나 영향으로 매출이 30% 이상 줄었다. 지난달에는 신규환자가 거의 없어 앞으로 더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외국인 의료관광객의 발길이 끊어진 타격도 컸다. 강남의 한 원장은 “코로나 확산 이후 중국 환자, 중국을 다녀온 환자들의 내원을 금지하면서 환자가 줄어들기 시작했다”면서 “이제는 해외 입국이 제한되면서 외국인 환자 내원이 없어 당분간 치과를 쉬어야 할 정도”라고 전했다.

한편 정부는 코로나19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선 의료기관을 지원하기 위해 ‘건강보험 요양급여 선지급 특례’, 지난해 같은 기간 또는 지난달보다 매출액이 감소한 의료기관 경영난 해소에 필요한 자금을 긴급 지원하는 ‘의료기관 긴급지원자금’ 융자 신청 접수를 받으며 급한 불 끄기에 나섰다.

일부에서는 지금까지는 시작에 불과할 뿐 고난은 앞으로 시작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생사의 갈림길에서 각자 생존도 물론 중요하지만, 지금까지의 제한적인 지원을 넘어 더욱 적극 코로나19를 극복하려면 치협을 중심으로 한 모든 치과계의 합심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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