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사가 위험하다 '의료진 안전 고군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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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사가 위험하다 '의료진 안전 고군분투'
  • 구교윤 기자
  • 승인 2020.04.09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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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실히 드러난 치과 감염관리 환경
감염관리 가이드라인 부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감염관리 경각심이 최고조에 달했다.

그중에서도 치과 종사자들의 우려는 더욱 높다. 최근 뉴욕타임즈에서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치과의사가 코로나19에 가장 취약한 직업으로 꼽혔다.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에서도 ‘건강에 가장 해로운 직업’으로 치과의사를 꼽았다. 

치과진료의 특성상 환자와 밀접한 접촉이 잦은데다 비교적 단순하게 여겨지는 스케일링조차 대개 출혈을 동반하는 ‘외과적 수술’인 경향이 짙은 이유에서다.

대한치과감염관리협회 김각균 회장은 “치과 종사자가 바이러스 및 세균에 감염되는 비율이 내원환자가 감염되는 비율보다 3배가량 더 높다”면서 “치과 종사자는 자신의 안전에 대해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연세대학교치과대학에서는 전 의료진에게 강화된 개인보호장비(PPE)를 착용하게 해 의료진 안전에 만전을 기하는가 하면 일선 개원가에서도 내원환자의 체온 측정, 해외여행력, 호흡기 질환 여부 등 코로나 19 문답지를 작성하게 해 진료 일정을 조정하는 등 방역 관리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미국치과의사협회가 발표한 코로나19 방역 지침

감염관리에 치과계 전체가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관련 규정 및 규제, 관리 감독이 없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실제 미국의 경우 2003년 국가기관 질병통제센터(CDC)에서 정식으로 치과감염관리 가이드라인을 발표해 치과 특성에 맞춘 상세한 항목별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미국치과의사협회(ADA)도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 치과에서 지켜야할 구체적인 항목들을 발표했지만 한국의 경우 기준이 되는 감염관리 가이드라인이 전무한 상태다.

사실상 감염관리를 치과의 자체적인 시스템에 맡기고 있는 실정.

특히 지난해 복지부가 ‘의료관련감염 예방 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하며 치과 감염관리 가이드라인 확립에 초석을 마련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지만 현실은 중환자실, 수술실, 응급실 등 병원급에만 중점을 둔 대책 마련에 그쳐 치과계 현실은 반영되지 못했다.

치협에서도 ‘치과감염관리 메뉴표준정책 매뉴얼’ 확립에 힘을 쏟고 있지만 이조차 좀처럼 진척되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코로나19 파장이 한국 치과계 감염관리 실태를 여실히 드러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각균 회장은 “국민들의 의식 수준이 상당히 높아지면서 일선 치과에서도 감염관리를 매우 잘 하고 있는 편이지만 여전히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과 비교하면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면서 “세계적인 의료기술 수준을 자랑하는 한국 치과계가 감염관리에서도 걸맞게 행동하고 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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