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4인 정견발표 ‘녹화방송’ 고려 “생중계 할 수도”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김동기, 이하 선관위)는 지난 2월 14일 서울 모처에서 기자회견을 개최, 오는 3월 10일 치협 회장단 선거준비 진행상황과 ‘정견발표 인터넷 방송으로 대체’ 등 일정계획을 공유했다.
하지만 치협 선거 전반을 관장하는 선관위가 언론 보도까지 개입하려는 듯한 발언을 해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다소 이해할 수 없는 발언이라는 빈축을 샀다.
선관위 정관서 부위원장은 선거 후보자들 홍보기사에 대해 “한 언론사에서 기사를 쓰면 다른 곳에서도 같이 써 달라. 공평하게 써 줘야지, 한 군데서만 써주면 (후보자들)서로간의 불만이 막 나와 문제”라고 말했다.
이는 각 후보들이 보도자료 배포 후 각 언론사마다 기사 게재 시점이 다른 점을 지적한 발언이다. 기사 게재 시점은 언론사 편집방향을 토대로 기사화 여부를 충분히 따진 후 결정되는 언론사 주요 사안이기 때문. 이에 따라 정 부위원장의 발언은 언론사 고유의 편집권 침해다. 기자회견장에서도 선관위 발언은 ‘언론 제재’ 사유가 된다는 지적이 제기 되기도 했다.
서울지부 선관위원장이기도 한 정 부위원장은 최근 치러진 제38대 서울시치과의사회(이하 서울지부) 회장단 선거 후보자들의 언론홍보 과정에서 모 후보 측이 공평성에 위배된다고 항의 한 것에서 시작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와 관련 선관위는 후보자들이 배포하는 보도자료에 대한 가이드라인 기준이 부족함을 인정하면서, 시급히 세부사항을 점검하고 필요한 내용을 추가해 발표하겠다고 전한 상태다.
아울러 선관위는 규정에 ‘2회 개최’가 명시된 이번 치협 회장단 선거 회장후보 4인의 정견발표회를 2월 29일과 3월 7일 인터넷 방송으로 공개한다.
선관위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지부장협의회가 취소요청 하는 등 정견발표회 현장진행이 어려운 가운데, 오스템임플란트社 인터넷 방송인 ‘덴올TV’를 통해 정견발표회를 중계키로 결정했다. 녹화 또한 치과의사회관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김동기 선관위원장은 “문제 소지가 있는 내용이 우려돼 선관위에서 선정한 공통질문에 후보자들이 답하는 형식의 녹화방송을 고려중이나, 후보 4인이 모두 동의하면 생중계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런 선관위의 결정에 대해 일부 유권자들은 반대 의견을 표하기도 했다.
한 개원의는 “편집된 방송으로 과연 후보자의 진정성을 파악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이쯤 되면 사실상 비공개 방송이나 다를 게 없다”면서 “대선 후보 정견발표도 생중계되는 마당에, 치협 회장 후보의 정견발표를 일부 편집된 녹화방송으로만 보게된다면 직선제의 의미는 물론 이해 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선관위에 따르면 이번 치협 회장단 선거 투표권자는 약 1만7000명으로 파악됐으며, 정확한 인원은 선거인명부 데이터 검증 후 공지할 예정이다. 특히 일부 캠프에서 요청한 선거인명부는 개인정보공개를 꺼리는 회원이 많은 관계로 미공개 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모 후보 캠프의 보험연구 관련 홍보물이 선거규정 위반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후보자에게 문제점을 직접 통보하고 재발방지를 당부했다”면서 “선관위 차원에서 짚고 갈 것”이라고 강조했으며, ‘현 회장은 선거일의 일정기간 전에 사직’하도록 하는 ‘공직선거법’ 적용여부에 대해는 “선관위 규정에는 관련 내용이 없고, 치협 회장은 공직이 아니다”고 못 박았다.
두 번째 직선제로 치러지는 제31대 치협회장단 선거는 오는 3월 10일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SMS 문자투표와 우편투표로 진행되며, 47명의 선거인이 선택한 우편투표의 경우 선거일 10일 전부터 발송하는 투표용지에 기표 후 선거일 오후 6시까지 선관위가 지정한 우체국 사서함 도착분에 한해 인정된다.
3월 10일 선거일에 당선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2차 결선투표가 진행되며, SMS 문자투표는 3월 12일 시행하되 2차 우편투표 분과 함께 결선투표 선거일인 3월 17일 오후 8시 개표한다.
